다육이를 키우려면 그녀처럼...
식물이 잘되는 집이 있다고 했다.
정작 집쥔은 뭐 별다른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죽어가고 있던 식물이 그집에만 가면 환골탈태 전혀 다른 모습이 되고
그냥 적당히 물 주고 적당히 바람 통하게 가끔 문 열어주고...
그렇지만 어른들은 화초가 아이를 돌보는 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니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는 집 화초는 쥡쥔의 사랑을 아이들이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잘 자라지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무럭무럭 자라야할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화초를 잘 가꾸지 못하는
나는 화초가 잘 자라는 그녀의 집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물론 그녀의 집엔 구경할 거리가 화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지고싶은 살림살이들도 너무 많아서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언제부턴가
그저 구경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경지에 이른 걸 보면
분명 그녀와 나는 종류가 다른 女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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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집 베랜다를 가득 채우고있는 다육이들은 싱싱하다 못해
너무나 명랑해 보여서 얄밉기까지 하다.ㅋㅋ~
우리집에서 빌빌거리며 말라가던 이 구슬얽기를 달랑 한가지 얻어가서는 이렇게 꽃까지 피웠다.
언뜻보면 얼마나 실한 지 청포도 송이 같다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우리집 불쌍한 구슬얽기.ㅠ
어떻게된 게 식물은 무조건 꽃이 핀다는 걸 그녀의 집에서만 증명을 해대는지...
바라보기도 아슬아슬한- 도저히 꽃이라고 부르지않으면 뭐라고 불러야되는지..
그래도 그녀가 유일하게 울집 소엽 풍란이를 부러워하는 일도 있었다.
좀체 꽃을 안피운다는 그녀의 소엽이에 비하면, 불쌍할 정도로 못얻어 먹고 사는 울집 소엽이는
부지런히 가녀린 몸을 하고 때맞춰 잊지않고 꽃을 피워서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말씀.
그런데 왜 그런지는 사실 나도 모른다는...
올해도 우리 소엽이는 이렇게..한대 올리기도 힘들다는 데 꽃대를 자그마치 4대나 ...
고마웡~
여느 화원이나 농장에 간들 이렇게 다양하고 잘 자란 다육이를 한꺼번에 구경하기는
쉽잖을 것 같다...이번참에 분기탱천 나도 한번 열심히 키워볼까? 생각하다가는
결국 포기하고 만다. 어떤 경우에도 나는 저렇게 키울 수 없다는 걸 알고있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