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서봉 ]아래 신무동 삼성암지 마애약사여래입상
오늘 가는 마애불은 팔공산 서봉 바로 아래 있는 삼성암지 마애약사여래입상인데,
예전에 와본 적이 있는 부인사 옆으로 난 길이 출발지 이다.
대구 올레 B코스 수태지 계곡길 이란 이정표가 있는 걸 보면 험난한 길은 아닌 듯 보였지만
서봉까지 3.34㎞면 만만찮은 거리였다.
목적지까지 솔향이 가득한 흙길이었다.
비가 뿌리다 말다 하는 중이라 숲의 향기는 매혹적이고 발에 밟히는 촉촉한 흙길은 더 좋았다.
그런데 습도가 높고 바람 한점없는 날씨라 다리가 무겁고 땀이 비오 듯...
그 전날 답사를 마치신 묘허큰스님 덕분에 갈림길에서 방향을 알려주려고 서계신 신행지 보살님.
감사합니다~~
음..자꾸 한눈을 팔게 만드는 멋진 숲속의 풍경.
멀리서 웅성거림과 함께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거대한 바위가 보였다.
이쯤이면 걸음이 빨라질 수 밖에.
특별난 뒷모습만 봐서는 도무지 앞이 어떤 모습일 지 짐작이 안간다.
바위도 약사여래불도 비스듬히 드러누운 참 유별난 마애불인 것 같다.
원래는 바로 세워진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 이었다가 바위가 갈라지는 바람에
부채처럼 펼쳐진 모양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리고 왼쪽에 받쳐주는 구조물이 없는 이상 세월이 지나면서 더 기울어질 거 같은 형태를 하고있고,
더우기 마애불의 왼팔 쪽 바위에 또다른 균열의 조짐이 눈에 들어와서 조금 안타까웠다.
단양 방곡사 주지이신 돈각스님.
비와 땀에 흠뻑 젖은 모습이지만 땀을 식힐 시간도 없이 바로 예불을...
신무동 삼성암지 마애약사여래입상
대구 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1호 - 대구 광역시 동구 신무동 산 16
신라시대 모습에서 고려시대 형태로 바뀌는 마애불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작품이다.
바위가 세로로 갈라져서 여래입상이 새겨진 바위가 많이 기울어있다.
비가 와선지 민망하게도 벌거벗은 민달팽이들이 판을 치고있었다.
그래서일까? 말씀대로 마애불의 입모양이 삐죽거리고 있는 듯 보여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온화한 미소라고 하기엔.......
약사여래라고는 하지만 손에 든 약병이 뚜렷하지 않아 누군가 말해주지 않으면
나 같은 사람은 구별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그동안 섬세한 표현의 마애불만 보다가, 투박하고 엉성한 마애불은 더 친근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우리가 올라온 반대쪽으로는 삼성암으로 가는 다른 길이 있다.
내려가는 길에 별르고있던 비가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