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벽도산 석불입상
율동 마애여래삼존입상 참배를 하고 점심공양을 챙긴 후 내려와
두대 마을회관 앞 갈림길에서 경주 벽도산 석불입상이 있는 방향으로 출발했다.
뭔 복으로 우리는 하루에 마애불 두 곳을 참배할 수 있게 된 걸까?
마을길,논밭길 한참을 오르다가
산으로 진입하기 바로 직전에 있는 근사한 한옥을 지나치자
길이 반듯하지않은 산길이 나타났다.
오전에 벽도산 석불입상을 찾느라 산을 헤맸던 분이 앞장 서 가시는데 길을 잃지않으려 바짝 붙어서 따라갔다.
길이고 뭐고 없다.
무성한 풀숲을 헤치고...
20여분 걸었을 때 대나무 숲이 있고, 그 너머에는 집터 혹은 절터 였던 흔적의 돌 축대가 나타나자
이때껏 그래왔던 것 처럼 가까운 곳에서 불상을 발견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앞서 가시던 분과 다른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는데 여전히 길은 없고
마사토 위에 곱게 깔린 낙엽들 때문에 안그래도 미끄러운데 아래는 거대한 미끄럼틀처럼 보였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윗길로 기어오르는 내 눈에 뭔가 들어왔다.
"여기 있어요~!!!' 소리 지르고 정신없이 기어 올라갔다.
위에서 내려다 봤다면 발견하기 힘들 것 처럼 보이는 곳에 서있는 석불을 연지명이 찾았다.
감사합니다...
경주 벽도산 석불입상 -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호
경상북도 경주시 율동 산 70
제일 먼저 불상 앞에 홀로 선 연지명.
이토록 수려한 옆모습의 석불을 본 적은 있었던가?
'광배는 없고 전체 돌을 배모양으로 다듬었다'고 설명해 두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돌모양을 처음부터 선택한 것은 아닐까 싶다.
심하게 마모되어 일그러진 상호로 미루어 보아도 수려한 불상이었을 것 같다.
불상 뒤의 소나무를 바로 세우니 불상이 누워버린다.
원래의 형태였는 지 정말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저 불상 뒤 고임돌 무리들이다.
애써 불상을 조각해 세우면서 저리 무질서하게 쑤셔 넣었을까?
어찌보면 뒤에서 흘러내린 돌 같기도 하고..
한병씩 가지고 올라온 감로수 병들이 쌓여가고
아직 올라오지 못한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반야심경 봉독을 하고.
건너편 어딘가에 오전에 올랐던 '율동 마애여래삼존입상'이 있다.
내려가는 길 역시 녹녹찮다.
앞에 내려가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로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