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방곡사 여름 앞에서...
2020년 6월 11일(음력 윤사월 스무날)
밤새 내린 비로 촉촉해진 땅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먼저 코 끝을 치고 들어오는
갖가지 내음으로 기분이 달뜨기 시작한다.
오랫만에 만난 노보살님의 수많은 얘기를 담은 눈길을 애써 담담하게
길옆의 꽃들에 떠넘기며 호들갑을 떨었지만,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예의 그 그리움 까지는
모른 채 할 수 없음도 사실이다....
다음달 까지 보리똥 열매가 기다려줄까?
한마디로 "아니다"라고 누군가 말했다.
아쉬운 마음에 한 알 깨무니 단맛 보다는 떫은 맛이 먼저다.
초롱초롱한 초롱꽃.
우연히 눈길을 준 곳에는 올망졸망 까망 올챙이들이 놀고있네....
대웅전 앞 보리수에 꽃봉우리가 버겁도록 달려있다.
유영스님의 지장예불.
단양 방곡사 지장재일 묘허큰스님 법문
생시적적 불수생 生時的的不隨生 사거당당불수사 死去當當不隨死 이며 생사거래무간섭 生死去來無干涉 정체당당재목전 政體當當在目前 하느니라 - 나.무.아.미.타.불 - 날 적에 적적히 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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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하러 대웅전을 나서면 놓칠 수 없는 풍경인데, 오늘따라
밤 사이 내린 비로 씻기워진 대지는,나무는,산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청정하다.
방곡사는 꼭두새벽부터 직접 싼 김밥과 된장국으로 점심공양을 했지만
대부분의 큰 사찰은 떡이나 과일로 점심공양을 대신한다고 했다.
절 마당을 차지하고 있던 불두화 이파리가 쏟아져 내리면,
아무 것도 아닌 듯 정체를 숨기고 있던 거친 이파리를 가진
떡갈수국이 부지런히 꽃탑을 쌓기 시작한다.
옥지장전 앞에서 풍경을 탐하다....
오후 관음시식,삼시계념불사를 하러 대웅전으로 들어갔다.
지방문화재인 건칠지장보살님, 칠성여래목각탱.
한그루에 여러 색의 꽃이 피어 칠보화라고 알고있었는데,
이 병꽃과 칠보화라 부르는 란타나는 엄연히 다른 꽃이다.
유별나게 이 나무에는 새하얀 병꽃이 피어있다.
병꽃이라면 방곡사에 피는 삼색병꽃처럼.
사실은 흰색꽃이 점차 분홍색-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한나무에 동시에 여러색의 꽃이 피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