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는 세상/올레 밖 제주

김영갑 작가가 사랑한 '용눈이오름' 그리고 오름의 여왕 '따라비오름'

lotusgm 2025. 4. 14. 09:33

 
 
 
 
 

어제부터 비자림에서 그 다음 행선지를 어디로 할 것인지 의논에 검색을 해보지만 안 가본 곳이 더 많으니 선택의 폭이 너무 방대해서 답이 안 나오던 중에 항상 내 머릿 속에 둥둥 떠다니는 '두모악'의 김영갑 사진작가의 용눈이오름으로 결정하고 출발해서 차로
 2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는 용눈이오름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주차장에서 용눈이오름을 바라 보기만 해도 김영갑 작가가 떠오르는 게 당연한 것이, 작가가 찍은 용눈이오름 사진 중에 바로 이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이 우리 집 냉장고 문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용눈이오름은 남북으로 비스듬히 누워 부채살 모양으로 여러 가닥의 등성이가 흘러내려 기이한 경관을 빚어내며 오름 대부분이 
 연초록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풀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등성이 마다 왕릉같은 새끼 봉우리가 봉긋봉긋하고 오름의 형세가 용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라는 데서 '용논이' 또는 마치 용이 누워있는 형태라는 데서 '용눈이오름' 이라고 부른다. (표고는 248m, 비고는 88m이다.)
 
 
 

 
 

자연이 빚어 낸 유려한 곡선의 향연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다.
 
 

 

 
 

 
 

뒤에 따라오는 오름은 아끈다랑쉬오름이다. 비자림에서 이어서 다랑쉬오름으로 건너가는 것이 대부분의 코스이다.
 
 

 

마치 거대한 동물의 잔등같은 용눈이오름의 굼부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억새로 가을이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그 계절에 다시 이 자리에서 그 장관을 직관하고 싶어지는 모습이다.
 
 

 

 
 

오름의 정상을 앞두고 자꾸만 뒤로 돌아 보고 싶어진다.
 
 

 

'쩌~기 한라산 보여?'
'........'
 
 

 

더 이상 길이 없다...용눈이오름 정상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달리 할 말이 없는 이 시점에 배도 너무 고프다. 공복에 시간은 어느덧 12시55분.
 
 

 

정상 바로 아래 억새 밭에 우리 같은 많은 사람들이 쉬어간 흔적이 보여서 의자를 꺼내 자리를 잡았다.
이 보다 황홀한 식탁이 어디 있을까? 오전에 오면서 햄버거를 챙겨온 건 정말 '신의 한수'라고 우리는 말한다.
아직 뜨거운 텀블러 속 커피 한 모금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오늘도 소확행의 순간이 선물처럼 우리에게 찾아왔다.
 
 

 

 
 

 
 

내려가는 길, 굼부리 능선을 바라 보며 다시 찾아 올 다른 계절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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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가려면 대중교통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차를 렌트하니 이렇게 편리하다.
용눈이오름따라비오름은 거리 상 꽤 멀어서 50여 분 이동했다. 따라비오름은 내가 '오름'에 대해 관심도 없을 때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칭으로 각인된 오름이다. 그런데 제주 오름에는 두 여왕이 있는지 다랑쉬오름 역시 오름의 여왕이라 불린다.
 
 

 

따라비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은 왼편의 계단이 많은 길과 오른편의 능선을 넘는 둘레길 중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조건 완만하고 풍경이 좋은 오른편 길을 선택해서 출발한다.
큰사슴이오름과 따라비오름을 아우르는 20km의 길이 '갑마장길'이고, 그 반으로 줄인 짧은 코스가 '쫄븐갑마장길'이다.
(원점 회귀하는 아름다운 둘레길이라 정상을 가지 않아도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되어 있다.)
 
 

 

 
 

 
 

왼쪽은 따라비오름, 오른쪽은 큰사슴이오름을 가리키는 소박한 손글씨 이정표.
 
 

 

 
 

북쪽 정상과 남쪽 정상으로 나뉘지만 어디로든 가면 정상과 만난다.
숲이 우거지지 않은 지금 계절에는 훤히 들여다 보이는 가야 할 길과 그 위에 선 사람이 바로 풍경이 된다.
 
 

 

 
 

 
 

따라비오름 정상에는 평상이 놓여있다.
 
 

 

 
 

 
 

 
 

출발한 따라비오름 입구 주차장의 모습.
 
 

 

따라비오름을 '오름의 여왕'이라 부르는 까닭은, 아무래도 정상에서 바라 보면 사방으로 따라비오름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오름들이  읍소하고 있는 듯한  풍경에서 연유한 별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나  혼자 정상에 서서 해보게 된다.
 
 

 

정상에서 올라 온 길과는 다른 방향으로 내려 서는데, 경사도와 길의 상태가 위협으로 다가와서 잠시 스틱을 꺼내 들었다.
내려 서고 보니 바로 왼편에 말굽 형태의 굼부리 입구가 있어 잠시 들어 갔다가 나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지난번 올레 트립을 할 때 인상깊었던 왕이메오름 산굼부리와 흡사한 풍경이라
익숙하게 눈에 들어왔다. 잠깐 그 날의 감동을 다시금 맛보고 나왔다.
 
 

 

 
 

그 때, 비슷한 풍경 속 나무 아래 그늘에서 맛난 점심을 먹었었다.
 
 

 

 
 

 

 

올라 올 때는 안 보였던 '단풍 마'가 길 양쪽에 드라이플라워처럼 펄럭이고 있다.
 
 

 

출발했던 지점으로 내려섰다.
 
 

 

수형을 봐서 진달래 같기도 하고...진달래 일까?
 
 

 

예쁜 풍경을 다시 한번 돌아 보면서...
 
 

 

다섯시도 되기 전에 함덕 해변에 있는 숙소로 돌아와 씻고 저녁을 먹으러 동네 산책하듯 함덕 해변으로 나왔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흐린 탓에 아름다운 일몰 조차 없는 해변에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18시30분)
 
 

 

이번에 5일 동안 함덕 해변의 숙소에 투숙하고, 그 동안도 꽤 여러 번 이 길을 걸었지만 바닷가 'Cafe Delmoondo'는 
근처도 안 가봤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음에 가면 근처에 라도 한번쯤은 가봐야 겠다.
 
 

 

왠지 피곤해 보이는 '서우봉' ㅋ~
 
 

 

그래도 제주에 왔는데 해산물은 한 번 먹어야지 라며...찾아 온 함덕 해변 근처의 갈치요리 전문점.
갈치조림 정식 2인을 주문하면 반찬들과 전복 물회와 전복 미역국, 그리고 돔베고기도 조금 나오는데 상차림 만큼이나
맛들도 깔끔하고 괜찮았다.
 
 

 

그리고 메인은 무시무시하게 거창한 갈치조림이 기다란 원형 그대로 졸여져 나왔는데 전복,홍합,새우 등과 함께 화려하다.
생각 보다 양념은 과하지 않아 밑에 깔린 무와 감자까지 올려서 밥에 비벼 먹다 보면 과식은 필수 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