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길 9구간 운일암반일암 숲길 (삼거~주천면행정복지센터): ② 짧은 길 속에 종합선물 처럼 풍경이 숨어 있는 길
'운일암반일암' 국민여가캠핑장을 통과, 다리를 건너 잠시 데크길로 내려선다.
도로 옆으로 빠져서 우연히 만난 숲은 보너스~
멀리 보이는 다리는 닥밭골로 건너가는 '주양교'
'닥밭골 산림욕장' 입구.
주택은 아닌 것 같고, 인적 드문 숲에서 동물과 마주친 듯 조금 으스스하다.
진안고원길 9구간 첫번째 인증 지점 '닥밭골'
이런 물길도 건넌다.
숲을 벗어나 부지런히 걷다가 뒤돌아 본 풍경...나 이런 풍경 진짜 좋아라한다.
7.7km 걸어와서 1.3km 남은 지점의 '먹고개'에서 찻길을 건너가야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은 자연이 만들었다고 해야할지, 인간이 만들었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발길을 부여 잡는다.
물에 뭔가를 드리운 사람들이 보이는 풍경에 나는 왜 무릉도원을 떠올렸을까?
'와룡암臥龍庵' 이다. 유난히 바위(巖)를 많이 보며 걸은 날이라 이 앞에 설 때까지 '와룡암'도 당연히 바위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와룡암'으로 건너가는 돌다리가 물에 살짝 잠겨있다. 평균만 되어도 저 정도는 건너서 '와룡암' 앞으로 갔겠지만
가까이 가서 정탐하고 온 옆지기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는 수 없이 '주천서원' 홍살문을 통과해서 왼쪽으로 접어드니 사유지, 누군가의 담장 없는 집 마당이 나왔다.
마침 정원 안쪽에 있던 쥔장이 언잖은 기색을 보이다가 다른 길이 없다는 걸 이해하고 손짓으로 지나가라고 한다.(감사~)
'와룡암' 앞의 진안고원길 9구간 두번째 인증 지점.
유생들을 교육하기 위해 지은 건물에 '암자 庵'을 쓴 까닭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당시로는 굉장히 규모가 큰
정자로 보이고, 난방을 위한 아궁이까지 있는 것을 보면 본격적으로 생활을 했던 건물인가 싶다.
'와룡암' 뒤 진행 방향에는 진안고원길 9구간, 10구간 이정표가 모두 달려있다.
'주천면행정복지센터'로 가는 마을 길목.
진안고원길 9구간 도착점인 '주천면행정복지센터'에 도착(3시45분), 잠시 후 도착한 농어촌버스를 타고 진안으로 돌아왔다.
'진안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차, 숙소로 돌아와 씻고 저녁 메뉴를 검색하면서 전라도 지방에 오면 꼭 한번 먹어 보고 싶었던 '물짜장'을 먹으러 중국집을 찾았더니 바로 5분 거리에 '마이산 짬뽕'이 있었다.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대로변 뒷골목에 위치한 '마이산 짬뽕'은 직접 배달도 하는 오래된 동네 중국집처럼 보였다.
실내는 딱 보기에도 화교가 운영하는 분위기던데 실상은 물어 보지 않았으니 알 길 없고, 일찍 들어선 우리 뒤를 따라
잠시 후 북적북적해 지고 쉴새없는 배달 주문 전화 소리, 주방의 화구 소리까지 들려왔다. 짬뽕(9,000원)과 물짜장(10,000원)과 탕수육이 먹고 싶다니까 권하는 미니탕수육(13,000원)을 주문하고 잠시 후 음식이 나왔는데, 놓여지는 음식만 봐도 답이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보기에도 양이 너무 많다는건데, 내 앞에 놓인 물짜장은 면이 얼마나 많은지 면을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궁금했던 물짜장은 짜장 소스 대신 전분을 넣어 끈적한 짬뽕 소스를 얹은 것 같은, 식감은 짜장면인데 맛은 짬뽕을 먹는 듯한?ㅋ~
첫 입은 깜짝 놀랄 정도로 신박하고 맛있다는 생각이 든 건 사실이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짠 맛이 너무 올라와서 고명 위주로 건져 먹고 국수는 반도 못 먹었다.탕수육(대,중,소,미니 사이즈가 있다.)은 두툼한 고기 위에 야채들이 올려져 있고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는 빨간색 루가 따라 나와서 뿌려 먹거나 찍어 먹거나, 한 입 베어물고 '이거 먼데 이래 마씻노?' 깜짝 놀랄 정도로 맛있는 탕수육이었다.
숙소가 있는 중심 거리로 나와서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는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우리 동네 매장 보다 더 근사한 BR에
들어 갔더니 역시 우리 동네에는 없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그런데 모으기만 하고 써본적이 없는 해피 포인트를 쓰겠냐고 묻길래
그래 써보지 뭐~ㅋ 결재할 요금이 0원이다. 포인트로만 비싼, 이름도 어려운 맛있는 '요것'을 들고 쬽쬽 빨면서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