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길 5구간 고개너머 마령길(오암~메타세콰이어길): ② 소소한 풍경 속에 빠져 들었다가 고개 들면 메타세콰이어 길
'판치재'에서 늦은 점심을 달게 먹고 다시 출발하는 길.
숲 사이로 보이는 '서촌마을'이 수채화 속 풍경이다.
'서촌마을' 뒤 너무 완벽하게 아름다운 느티나무 아래 있는 의자는 쉬어가는 곳이라기 보다는 풍경 속 소품같다.
그 앞에서 뒤돌아서면 생각지도 않았던 '마이산'이 불쑥~
'마이산이'를 두고 발길이,눈길이 안 떨어제네.ㅋㅋ~
오후에 비 예보가 되어 있는데 멀리서 비구름이 벌써 쑥덕쑥덕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진안고원길 5구간 두번째 인증 지점 '전옥례묘소'의 인증대는 묘소 방향으로 진입하다 보면 시선에서
약간 벗어나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지점에 있다. 그리고 묘소에서는 바로 아래로 내려가는 까닭에 놓칠 수 있다.
'전옥례(全玉禮)할머니'는 녹두장군 전봉준의 장녀인데, 갑오동학농민혁명으로 부모를 잃은 그녀는 천애 고아로 유랑하다가 마이산 금당사에 들어가 '김옥련'으로 이름을 바꾸어 공양주 생활을 했다고 전해진다. 23세에 결혼해 5남2녀를 두고 우여곡절 끝에 진안군 부귀면 희망목장으로 왔을 때까지 전봉준장군의 딸임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숨어살던 때라 숨기고 지냈지만, 어느날 초등학교 교과서에 전봉준 장군의 이야기가 실린 것을 보고 이제는 자신이 전봉준 장군의 딸인 것을 알려도 되겠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출생 내력을 밝혔다고 한다.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970년 아흔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서촌마을'
'서촌재길'따라 세동천(신정천) 위 '서판교'를 건넌다.
작년만 해도 멀리 보이는 '장승삼거리'가 5구간 도착점이었는데, 지금은 수정되어 계속 진행한다.
농로 옆의 정자에서 길 건너 '장승마을' 풍경을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고 잠시 앉아 있었다.
'장승초등학교' 횡단보도 앞에 오른쪽을 가르키고 있는 진안고원길 화살표가 있었는데 옆지기는 의심도 없이
'직진' 으로 벌써 멀리 사라져 버렸다. 자칫 놓치기 쉬운 이정표 중 하나이긴 하다.
노란 횡단보도를 건너서 오른편 입구의 장승 앞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나가는 길 바로 옆에서 댕댕이가 얼마나 심하게 짖어대던지...수업 중이었다면 충분히 방해가 되었을 것 같다.
야외 수업 중이던 명랑쾌활한 아이들과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지나갔다.
학교를 벗어나 농로로 나와서 한참을 걷다가 크게 P 턴해서 나가면
'우정교'(를 건너가는 게 아니고) 앞에서 다시 농로로 내려선다.
길 밖으로 보이는 '원세동마을회관'
드디어 '부귀메타세콰이어길'이다.
아름답다...
진안고원길 5구간 도착점이자 6구간 시작점인 '부귀메타세콰이어길'(14시45분)/ 15.2km.
진안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1km 아래 '원세동'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원세동마을회관'
'원세동'버스정류장에서 15시12분에 진안으로 가는 무진장 농어촌버스(950원) 탑승, 15분 후에 '진안공용터미널'에 도착했다.
일찍 끝나는 바람에 시간이 여유가 있어도 달리 할 일도 없으니 저녁을 뭘 먹을지 꽤나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날씨도 눅눅하고 오늘 같은 날은 국물있는 음식이 땡긴다며 검색을 했더니 진안의 순대국밥집은 양대산맥을
이루는 두 집이 있는데 한 집은 하루 세 시간만 영업을 하고, 다른 한집이 '진안 제일순대'이다.
'진안공영터미널' 바로 아래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다른 한 집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면 그 집으로 가야하는 이유는 내가 피순대를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망설이다가 갔었다. 이런 류 메뉴를 하는 집치고 냄새가 안나는 식당 내부는 세련과는 거리가 멀지만
조금 이른 시간에도 동네 단골임이 분명한 몇 테이블에 손님들이 있었다. 뭘 주문할까 메뉴를 보던 옆지기가 순대국밥 특은
어떻게 다른가 물으니 내장고기에 암뽕이 들어가 있어서 특유의 향이 있는데 괜찮으면 먹어보라고 권했다.
나는 순대국밥, 옆지기는 순대국밥 특을 추문했는데, 곤지암 소머리국밥 만큼이나 내용물이 많은데 식감도 좋고 굉장히
깔끔해서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름난 곤지암의 소머리국밥 속에 든 내용물은 양과는 상관없이 남겼었다.)
먹는 중에 사장이 와서 두 번이나 '맛이 어떠냐,먹을 만 하냐'고 관심을 보였다. 다음에도 망설이지 않고 와서 먹을 집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