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그리고 마애불

[시흥] 소래산 마애보살입상

lotusgm 2025. 6. 26. 09:25

 

 

 

 

소래산 정상에서 청룡약수터 방향으로 향하는 길 이정표 기둥에서 '마애보살입상'을 발견했다.

 

 

 

길 위의 마애보살입상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으 보인다.

아래에서 언뜻 보기에는 어디쯤 마애불이 새겨져 있는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시흥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은 소래산 중턱에 있으며 병풍바위 또는 장군바위라 불리는 암벽에 얇은 선으로 새겨져 있다. 머리에는 보석으로 꾸며진 덩굴무늬가 새겨진 원통형의 관을 머리에 쓰고 있는데, 관의 양 옆으로 좁은 관띠가 휘날리고 있어 특이하다. 얼굴은 갸름하고 눈 코 입이 큼직하며, 양쪽 귀는 유난히 길게 늘어졌다. 또한 목에는 三道가 새겨져 있어 근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양쪽 어깨를 모두 감싼 법의는 배에서부터 규칙적인 반원을 그리며 무릎까지 물결치듯 유려하게 흘러내렸다. 또한, 가슴에는 속옷을 묶은 띠매듭이 선명하다. 원통형의 높은 관을 쓴 모습이나 이목구비가 큼직하게 표현된 것은 고려 전기 석불 조각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순갖춤(手印)에서 오른손은 가슴으로 올려 바깥쪽으로 향하고, 왼손은 배꼽 부분에서 손바닥이 위로 향하고 있다. 연꽃 모양의 대좌 위에 발꿈치를 붙이고 양쪽으로 발 끝을 벌린 자세를 하고 있는데, 발가락의 표현이 매우 섬세하다.

전체 높이 12.2m,머리 높이 3.4m, 보석 관 높이 1.4m, 어깨 너비 약3.7m, 연꽃 모양 대좌 너비 약4.7m에 달하는 불상으로, 우리나라 석조 불상 조각 중에는 매우 큰 편이다. 새긴 선의 깊이가 5mm 정도로 얕음에도 기법이 뛰어나며 마치 그림을 그린 듯이 표현되어 있어 세련되다.--보물 제1324호 /2001년 9월21일 지정/고려 시대--

 

※그동안 만나 온 산 속의 마애불 앞에 세워진 안내판들 중에는 불교적인 기본 상식과도 거리가 멀고 더러는 잘못된 표기로 황당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런데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의 안내판은 선각의 마애불을 바라 보면서 드는 의문과 호기심과 아쉬움을 충족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라 반복해서 읽으면서, 잘 보이지 않는 선각 속 보살님을 만날 수 있었다.※

 

 

 

소래산 마애보살입상 입면도.

 

 

 

아기자기하고 자그마한 신라의 마애불과 불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웅장한 규모가 특징인 고려시대 마애불이다.

 

 

 

 

 

흘러내리듯 표현된 법의와 수인을 수한 손가락의 모습이 우아하기 그지없다.

 

 

 

 

 

 

 

'연꽃 모양의 대좌 위에 발꿈치를 붙이고 양쪽으로 발 끝을 벌린 자세를 하고 있는데, 발가락의 표현이 매우 섬세하다.'고 안내판에는 설명하고 있는데 앞에 바위가 가려져서 확인이 안돼 아쉽지만 손가락의 표현만으로도 짐작이 되는 부분이다.

 

 

 

 

 

내 근기가 부족해서인지 아무리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어도 확신이 안든다.

다만 수인 끝에 눈길이 자꾸 머무는 건 결코 놓치기 싫은 미련이 있어서이다.

 

 

 

누가 어떤 마음으로 준비 조차 없었을 것 같은 깊은 산 속 험한 바위 표면에 유려한 선 만으로 보살님을 청했을까?

기왕이면 조금 더 매끈한 바위 표면에 조금 더 깊숙한 간절함이면 어땠을까?

 

 

 

 

 

 

 

 

 

 

 

아쉬운 마음으로 자꾸자꾸 뒤돌아 보면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