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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하늘이 높고 높은 가을날, 김밥 두 줄 사서 짊어지고 오랜만에 만보여사와 산책길에 나섰다.공짜 지하철을 타고 두 번째 '이촌역'에 내려서 국립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이 뒤섞인, 길 모르고 찾아오는 사람이라면십중팔구 헷갈릴 수밖에 없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서봤다. 석조정원을 가로지르는 삐약이들의 삐약거리는 소리를 앞으로 보내고 우리는 천천히 뒤따라 걸었다.아이들의 목적지도 우리와 같은 용산가족공원이 틀림없다. 석조정원 길이 이끄는 대로 가다 보면 나오는 출입문은 자연스럽게 용산가족공원으로 정해진 곳은 없지만 습지 연못을 지나면 내게는 꽤나 감동적인 조형물 앞에 이른다. 용산가족공원은 예전에 주한 미 8군 사령부 골프장이었던 곳인데, 1992년 서울시에서 인수해서원래의 조경을 그..
꼭 만들고 싶은 것이 있어 천조각을 꺼내서 자리를 잡았.었.었다. 꼭 시험 앞두고 책상 정리 하는 것처럼자리를 잡고 주변을 정리하느라 한나절 보내고 필요한 도구 찾아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고...하나같이 색감이 예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자연스럽게 배열해도 되는데 잘하려다가 지쳐서 또 며칠 내팽개치고지난 초가을부터 벌여놓기만 하고 완성하지 못했던 바느질 거리 앞에 앉았.었다. 아직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 바느질을 들고 앉은 것부터 생각이 없었던 거지... 사실은 그날, 옷에 어울리는 가방이 없어서 가방 정리함 속에서 잊혀졌던 퀼트 가방을 꺼내 들고나갔더니모두들 너무 예쁘다고 칭찬 일색이라 집으로 돌아와 주섬주섬 천들을 또다시 끄집어내서 들고 앉았다. 저 가방은, 만들고 나서 어울..
이번 우리 차례상의 최대 변수는 두 가지 망고였다. 덕분에 조상님께서는 그동안 늙은 자손들이이런저런 이유로 올리지 않았던 수입 과일 맛을 보시게 된 거다. 역시 젊은 세대들 다운 유니크한 선물 덕분에상을 받으면서 즐거우셨을 것 같다. 기제사를 포함해 명절 차례 지방도 선대에게 제사 예절을 잘 물려받은 제주祭主가 제사를 지내는 이른 아침에 직접 쓴다.직접 쓴 지방만으로도 나름 제사를 모시는 자세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는데, 제주는 지금 허리가 아파서 고전 중이라정작 제사는 제주의 아들이 주관해야 했다. 명절 차례를 모신 후 출가외인 딸 부부가 찾아오고 오랜만에 우리 다섯 식구 모두 합체했다.평균 신장 180을 넘는 귀여운 나의 가족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고전 중인 아빠..
빨리도 돌아오는 일요일, 날씨가 아까워 어디든 나서긴 해야겠고... 지난주에 걷던 서울둘레길 10코스 우면산으로방향을 잡고 나섰다. 거리 대비 집에서 교통이 나빠서 두 번째 환승을 해야 할 3호선 매봉역 4번 출구로 나섰다.한때 만보여사와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양재천을 걸어서 우면산으로 간다는 계획으로 출발, 강남명품길인 양재천으로내려서지 않고 오늘은 메타세콰이어길로 들어선다. 하늘은 일찌감치 명랑쾌활해서 눈이 부시지만 이 길은 어둑어둑할 정도로 높게 뻗는가로수들로 다른 세상 풍경이다. 그리고 도로 건너편에는 살롱 in 양채천이란 이상한 이름이 붙은 양재천 카페 거리이다. 갑자기 나타난 공공건물 신축 현장의 가림막이 너무 귀여워서. 카페 거리답게 예쁜 음식점과 베이커리 카페, 카페들이..
서울둘레길 156.5km가 개편을 통해 개인의 능력이나 방문 목적에 따라 코스를 완주할 수 있도록 기존 서울둘레길 8코스에서21코스로 개편되었다. 일상생활에서 건강과 여가를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적정시간을 2~4시간으로 설정하여 기존 코스별로 2~5개 코스로 세분화하였다. (난이도-- 초급 7개 코스-- 중급 10개 코스-- 상급 4개 코스) 오늘 걸을 서울둘레길 9코스 대모. 구룡산 코스는 3호선 수서역에서 출발한다. 수서역 6번 출구로 나오면 예전에 비해놀랍도록 말끔히 정리가 된 서울둘레길 9코스 시작점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9월 13일 일요일)수서역-- 대모산-- 불국사-- 구룡산-- 여의천--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매헌시민의 숲-- 10.7km.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예쁜 서울둘레길 스..
우리가 가고 있는 세화뮤지엄이 있는 흥국생명빌딩 앞에는 높이 22m, 무게 50t의 [해머링 맨]이 35초 만에 한 번씩 오른손을 들어천천히 망치질을 하고 있다. [해머링 맨]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조너선 브롭스키의 작품으로 1985년 미국 텍사스를 시작으로독일 프랑크프루트, 스위스 바젤, 일본 나고야 등 세계 곳곳에 11명의 [해머링 맨]을 남겼다. 이곳의 해머링 맨은 일곱 번째이고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최초이다. 그중 가장 키가 크고 망치질 속도도 제일 빠르다.브롭스키는 "원래 작품 명(노동자)에서 알 수 있듯이 해머링 맨이 상징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해머링 맨이 반복적으로망치질을 하는 모습은 쉴 새 없이 일하는 현대인을 뜻한다. 삶의 무게(망치를 든 오른 팔만 4t)가 만만치 않지만 그는 묵..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을 나와서 바로 정면으로 보이는 길이었다.그동안은 다른 눈길 끄는 풍경이 많아서 지나칠 수밖에 없는 길이었다. 그런데 왜 그 길로 들어섰던 것이지 생각을 해보면골목 끝 왼쪽에 보이는 다음 목적지 세화뮤지엄으로 가기 위한 나름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녀는 예전에 이 문으로도 드나들었다는데 내 기억에는 없는 출입문 안으로 석조전 옆모습이 보인다.기둥에는 MMCA(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 한국 현대미술을 수집, 보존, 연구, 전시하는 국립미술관)명패가 걸려있다. 뭔데 저 고운 문짝은? 정작 정면에서는 본 적 없는 저 건물을 이곳에서 바라보게 될 줄은 몰랐다. 글로만 알고 있는 덕수궁 석조전 뒤의 돈덕전이다. 덕수궁은..
덕수궁 돌담 위로 여름 해가 길게 드러누운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서울시립미술관. 까닭 없이 앞에 서면 가라앉은 감성이 떠오르는 듯한 최정화 작가의 장미빛 인생(La vie en rose)은강렬하면서도 정제된 예술과 비예술,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감성을 보여준다.(언제인가 작품이 잠시 사라졌던 적이 있었는데, 나는 실망을 했었다. 아무래도 보수 작업을 거친 것 같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오가는 아름다운 길이지만, 정동길에는 나라를 잃은 슬픈 역사가 녹아있는 곳이다.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은 독립운동 인사들을 탄합할 목적으로 1928년 정동길에 '경성재판소'를 건립했다.그때의 '경성재판소'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이 되었다. 로비로 들어서면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