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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지구상에서 사라진 밤고구마를 그리며... 본문
하루 아침에 목이 뻣뻣해지고 두통이 심해 일상이 힘들었던 도반이 모임에 나와서
자기의 치료과정을 이야기하며 열변을 토했다.
우리의 몸이 탈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몸에 발란스가 맞지않아서..라는 결론인데
그녀는 거의 40차례 그 '치료'라는 것을 받고 지금은 몸이 너무나 가볍고,
그동안 언발란스하던 몸 구석구석이 자리를 잡아 너무 좋다고... 실지로 그녀의 걷는 뒷모습은 군인의 그것과
흡사한 씩씩하고 반듯하기가 마치 등에 부목이라도 댄 듯 보였다.
그녀의 '치료'라는 것은 *카이로프락틱을 기본으로 다양한 자세 바로 잡기를 한번에 거의 3시간씩 한다는 거였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오래전 심하게 허리를 다친 이후 거의 허리병 보균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귀가 솔낏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정확한 진단이라도 한번 받아보자.
*카이로프락틱이란 이상을 일으킨 추골교정만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이 신체역학적 불균형을 찾아
그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결론은 방사선과에 가서 그 교정원에서 필요로하는 X_ray를 다섯장 이나 찍어서 들고 찾아갔다.
내 사진 위에 다양한 수치를 적어가며 세밀히 분석을 시작한 그 분이 한 마디 툭 던져왔다.
'아침 잘 챙겨 먹어요?' '녜..머..가능하면 먹을려고 애..'
'꼭 챙겨 먹어야 됩니다. 나이 들어 이 뼈 부러지면 클 납니다. 영양가 있는 것 챙겨 드세요.
그리고 밀가루 안됩니다. 빵이나 밀가루 음식으로 식사 떼우면 안됩니다. 밀가루 먹지 마세요'
두둥~~!!
그 분이 가르키는 사진에는 내가 봐도 연약하기 이를 데 없는 가느다란 갈비뼈 꼬다리가 콩나물처럼 세가닥.ㅠ;;;
같이 간 친구의 갈비뼈 사진에는 그저 뭉툭하고 짧은 모양의 흔적만 보이는 데 왜 유독 나는 그 모양인지...
뭐 어찌되었든 졸지에 나는 부실한 식사로 연명하다가는 늙어서 죽도록 고생한다는..
안듣니 보다 못한 충고를 듣고나니 만만한 게 밀가루 음식인 내 생활 습관을 다시 생각해 봐야했다.
혼자 먹는 점심을 이런저런 챙기기 싫어서,그 전날 시장에서 "진짜" 밤고구마라고 강조하는 바람에 사둔 고구마를 구웠다.
아놔~!!! 잔뜩 기대에 부풀어 반을 자르자 나타난 속살은 밤고구마는 커녕, 그렇다고 호박고구마도 아니고
식감도 어정쩡,단맛도 턱없이 부족하고..두개 먹는 내내 정말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꽤 큰 동네 재래시장을 통틀어도 내가알고 있는 몸뚱이에 그 붉은 빛 나는 밤고구마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찌 생각해 보면 어릴적, 사과라면 단연 '국광'이 최고였는 데 지금은 그런 종의 사과는 어디에도 없는 것 처럼 밤고구마 역시 슬그머니 사라진 것 같았다.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 고구마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수요가 많아서 더불어 이윤창출이 많은
종류의 고구마로 완전히 갈아타 버린 탓에 그 옛날의 껍질이 질겨서 부사에 밀려난 사과처럼
한 때 고구마라면 최고라 여겼던 밤고구마는, 달착지근하고 목 넘김도 좋은 부드러운 각종 부들부들한 고구마의 시대로 바뀌어버린...최소한 바뀌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고구마는 밤고구마가 젤인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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