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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12월 첫날 단양 방곡사 지장법회 열리던 날 본문
2015년 12월의 첫날(음력 10월20일)단양 방곡사 지장법회.
한달 새 옥지장전 주변 풍경은 완연히 겨울 채비를 마친 듯 하다.
힘빠진 겨울 아침햇살도 아니라면 찬기운 도는 조금은 안스러운 모습이 아니었을까..
지난 달의 모습.
한달이란 시간을 참 부지런히도 보내셨네...
욕성무상보리도 欲成無上菩提道 만약에 위없는 보리도를 이루기를 바라고자 할진대는
야요상회평등심 也要常懷平等心 언제나 평등심을 지님이 요긴하더라
약요친소증애계 若有親疎憎愛計 사랑하고 미워하는 차별이 있으면
도가원혜업가심 道加遠兮業加深 도는 점점 멀어지고 업은 점점 깊어지리라.
- 야운선사 초발심 자경문 -
우리 불교에서는 평등을 주장하고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사상이 평등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부처님 깨달으신 경계를 요약해서 한마디로 말하면 "중도"예요. 중도라고 하는 것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한 것..그것을 중도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것을 중도라고 하지만 또 한문으로 하면 염정취사가 불이한 사상..물들 염染 깨끗할 淨 취할 취取 버릴 사捨가 둘이 아니다.
좋으면 다 가까이 하고싶고 친하고싶고 그래요.또 잘못하면 버리고싶고 멀리하고 싶고 그래요. 그건 나도 똑 같애. 중생심이 다 사라져야 되는데 사라지지 아니하니까 문제거든? 무엇을 하더라도 했다는 생각을 버리면 되는 겁니다.
옛날에 이견왕이라는 왕이 있었어요. 바라재존자라는 분을 참 존경하고 받들어 모시는 아주 불심천자야. 그런데 이 바라재존자는 한나라의 임금이 당신을 친견하러 가도 마루끝까지 나와서 영접하는 법도 없고 문 열고 들어오라는 법도 없었습니다. 임금이 찾아와 올리는 절도 가만히 받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왕은 불심이 깊어져 스님들이 공양한 바루를 직접 설거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본 신하들이 생각하기에 임금 체통이 안선다 그거야. 복 짓는 것도 좋고, 스님 존경하는 것도 좋지만 이래서는 안되겠다..저 바라재존자가 없어야 임금 체통이 서겠다..그렇게 신하들은 다음 법회 때 바라재존자를 해치울 계획을 했지만 바라재존자는 성문사과 아라한과를 증득했기때문에 삼매육통이 열려 타심통으로 상대의 생각을 환하게 들여다 보고, 그날 따라 임금을 마루 끝에 까지 와서 영접해서 방으로 들어가니까 신하들의 존자를 없앨 핑계가 없어져 버린 겁니다. '임금께서는 오늘 내 행동에 여느 때와는 다른 점을 아셨습니까?'라고 존자가 물으니 '발견했습니다' '오늘 내가 왜 그렇게 했는 지 아십니까? 당신의 신하들이 나를 없애기 위해 매복해 있었습니다. 내 죽는 것은 아무렇지 않습니다..생이 사고 사가 곧 생인데,생사가 불이한데 나고 죽음이 별거 아니고 ..그렇지만 이런 이치를 알아야 되기때문에 내가 오늘 일곱걸음을 걸어서 영접을 했는데 내 한걸음에 당신 복과 명이 일년씩 줄어 들었어요..' 결국 왕을 위한다는 신하들 때문에 오해려 임금은 7년의 복과 명이 줄어들게 된 겁니다. 이런 이야기가 경전에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절에 와서 스님이 반갑게 인사해 주는 것을 바라면 오히려 '내가 했다''내가 최고다' 이미 복은 지어놨는데 가만 있으면 전부 당신 복인데 이미 지어놓은 복을 내가 나서서 '고맙다' 왜 깎겠습니까? '했다는 생각' '최고라는 생각' 이게 분별심이야. 분별심이 바로 차별심이기도 하고 평등심과는 반대의 의미가 되는거야. 그래서 우리는 좋고 나쁜 것에 따라 취하지 아니하고 평등한 것이 곧 중도다. 욕성무상 보리도..만약 깨달음(보리)을 얻고자해서 성불을 하고저 바라대.. 위없는(무상) 깨달음(覺)이 무상보리다. 무상이라는 것은 더 위가 없다..인도말로는 아뇩다라..아는 無욕다라는 上이거든?그래서 아뇩다라는 무상이야. ..만약에 위없는 보리도를 이루기를바라고자 할진대는..야요상회 평등심하라.언제나 평등심을 지님이 요긴하더라..평등심을 가지지 못하면 절대로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무상보리를 증득키 어렵다. 약요친소 증애계..만약에 친하거나 밉거나(멀다) 증오하거나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도와는 멀어져..그래서 도가원혜 업가심 ..도는점점 멀어지고 업은 점점 깊어지리라. 업을 벗어나야 우리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데 평상심을 가지지 못하면 증오하게 되고, 친소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평등심을 떠나게 되고, 이렇게 되면 깨달음과는 멀어지는 것입니다.
-묘허큰스님 지장법회 법문 중에서 -
큰스님 법문 중에도 스멀스멀 코끝을 괴롭히던 된장국 냄새를 겨우 참아내고
드디어 점심공양 줄 끝에 섰다.
'아이고 야야~ 안춥나?'
노보살님 걱정에도 괜찮다고..장작난로가 피워진 마당 한켠에 자리 잡았다.
각화정과 감로행.
그믐 밤새 옥지장전 앞에 켜지는 초
두타선원 선방에 대중공양 올려지는 현미쌀
보궁에 올려질 감로수
햇살이 가득 번지는 옥지장전의 모습은 화려했던 계절색이 빠지고
딱 그 모습만큼 더 숙연하게 본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오후 시식을 마치고 법당 문을 열자 법당 안으로 오후 햇살은 마치
마당에서 뭔가를 태우고 난 후의 하얀 연기처럼 밀려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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