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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방곡사 옥지장보살 (3)
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음력 유월 스무날 방곡사 지장법회가 있던 날. 버스 제일 뒷자리 지정석에 앉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치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레임이 보장되는 이 행보는 근 20여년 이어지고 있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방곡사로 가는 길 내내 창밖으로 거대한 산수화 폭처럼 풍경이 스쳐지나 간다. 개망초가 깔린 주차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려서는데 오후에 내린다던 여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빨간 우산 너머 대웅전 문 안에서 일렁이는 모습 중에 이제 더이상 찾을 수 없는 뒷모습 임을 알면서 오늘도 여지없이 발걸음이 서성인다. 정봉스님의 지장예참 봉행 후 묘허큰스님의 귀한 법문. 종무소 지붕 아래 구멍으로 들락거리는 벌이 옆문에 기대 앉은 내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도 부지런히 들락거리면서 뭘..
5월 12일(음력 사월 스무날) 방곡사 지장법회. 가족들이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아직은 위험하다며 말리는 통에 노보살님들 중 더러는 망설이다가 따라나서지 못하셨지만, 조심스러운 가운데서도 오랫만의 지장재일 법회에 설레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차에서 내려서서 걸음이 바쁜데 눈길을 부여잡는 이 금낭화는 분명 자리를 잘못 잡은 것 같다. "대법심보살님은 천상계로 가는 날 떠나셨지만 한번 더 오셔서 누구 등에라도 업혀서 방곡 오는 걸 한번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입때까지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안오실 모양이야...." 큰스님께서 대법심보살님을 기다리시는 만큼 연지명도 덩달아 조바심이 난다. 하얀 철쭉 보다 더 활짝 피어난 포대화상의 표정과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마주 웃을 수 밖에 없다. 2주만에 다시 만난 할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