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문경 청화산 원적사

 

 

 

 

누군가 산사 앞이니 금방이라고 했다.

언제는 그런 말에 좌지우지 한 적도 없지만 기왕이면 ...싶은 기대를 했건만 산사로 가는 길은 정말 대단했다.

 

 

 

"원적사 출입안내 - 원적사는 수행처 입니다.

등산이나 관광 목적의 방문을 제한하오니 양해 바랍니다."

더군다나 차량 통행은 절대 불가..였는데 그날 특별히 허락되었다.

연세 드신 분을 모시기 위한 차량이 오르락내리락했는데 워낙 경사가 심해서

그것 역시 조심해야할 정도였다.

 

 

 

 

 

끈질기게 따라붙는 비와 안개 그리고 축축한 나무 냄새..

겨우 조금씩 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어둠의 병사처럼 안개 속에서 더 많은 나무들이

걸어나오는 듯 했다.

 

 

 

높은 축대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와서 일단 한숨 고르고..

저 위에는 또 어떤 놀라운 풍경이 나타날 지 모르니까..

 

 

 

 

 

청화산 원적사 선원.

참 단정하고 말끔해 보인다.

 

 

 

단양 방곡사 회주이신 묘허 큰스님.

 

 

 

모두들 같은 표정이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안개 속에서 둥둥 떠오른 원적사 선원의 모든 것들이 그저 신기하고

특별나서 넋 잃고 마당 한켠에서 바라볼 뿐이다.

 

 

 

작은 산사에 비해 어울리잖게 크고 물이 없는 수각.

정작 물은 그 옆에 있는 바위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진중...

 

 

 

 

 

부처님을 모신 선원 법당의 중간 마루.

선원답게.. 화려한 단청이 없어도 충분히 아름답고

그 간결함 만으로 숙연해진다.

일찍 도착해서 시간 여유가 있어, 축축한 차림조차 잊고 잠시 입정에 들었다.

 

 

 

참...

불전함 조차 없다.

 

 

 

한쪽 벽에 붙어있던 '정진 시간표' 와 죽비.

 

 

 

법당 안의 문 조차 범상치않아 보인다.

 

 

 

 

 

모든 풍경이 ..내게는 ..그저 선禪원院 스럽다.

 

 

 

거쎄지는 비 속에 지금에사 올라오는 분들도 있고..

 

 

 

묘허큰스님과 선방스님께서 말씀을 나누시는데..선방스님의 바지자락이 눈에 들어온다.

앉아만 계셨던 흔적이..

이런 귀한 선방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되어있는데

그날 200명이 넘는 방문자들 시끄러운 소리에 스님들 공부 손해 좀 보셨을 지도 모르겠다.

 

성불하십시요~

 

 

 

앞을 알 수없는 무시시한 동굴 속으로 혼자 걸어들어가는 기분.

안개 참 지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