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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 하곡동] 석조여래입상 본문
2014년 4월25일 묘허큰스님과 함께 마애불순례.
나라는 슬픔에 젖어있지만 속절없는 봄은 찬란한 햇살을 쏟아붓는 날이었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103호 석조여래입상이 있는 곳은 여느 시골집 처럼 보이는 작은 절집
'관음정사' 였다.
잘 가꾸어진 작은 절 마당을 지나면 석조여래입상을 모신 전각으로 가는 계단이 나온다.
발길을 부여잡는 으아리 꽃.
비구니스님들이 계시는 곳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작은 틈바구니도 버리지않고 푸성귀와 화초들을 심어둔 탓에
발 아래가 화려하다.
믿기지않도록 작은 전각에 모신 석불이 멀리서도 보인다.
준비해온 마지와 공양물들을 정성스레 올리고 예불 준비를 한다.
군위 하곡동 석조여래입상 -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103호.
비록 광배와 대좌를 잃었고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긴 했지만,균형잡힌 신체,얼굴 및 옷주름 등
각 세부표현에서 당시의 불상 양식을 잘 전해주는 통일신라 시대의 우수한 불상으로 생각된다.
아...어떤 연유로 이런 파불이 행해졌을까.
터키 이스탐불의 소피아 성당 곳곳에 박혀있던 탄압의 흔적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았건만
알려지잖은 투박하고 작은 불상 앞에서는 이렇게 가슴 아픈 심정이라니...
용인 석성산 적멸보궁 백령사 주지이신 돈각스님께서 예불을 시작하셨다.
단양 방곡사 회주이신 묘허큰스님의 축원.
세상 어느 곳도 지금 이 곳 만큼 절절하고 경건할 수는 없다.
한순간 북적거리던 절 뒷마당에 순식간에 고요가 찾아오고
다시금 그 자리에는 무심히 봄 햇살만이 번져들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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