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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그분과 연분 정분 남원 귀정사 본문
2017년 2월 6일(음력 정월 초열흘)
방곡사 회주 묘허큰스님과 함께 전통사찰순례.
연일 들락거리는 한파로 움츠려드는 요즈음이지만 10년 넘어 항상 같은 날 사찰순례는 계속되고 있다.
전라북도 남원 귀정사 아래 도로에 내려섰다.
햇살은 따스하지만 얌전한 듯 몰아치는 내숭의 겨울 바람이 살짝 두렵게 느껴지면서,
먼저 도착한 대구 불광사 승합차가 사람들을 실어가고 남은 사람들은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갈림길 앞에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온 승합차에 올라타 2.5㎞의 길을 벌었다.
승합차에 내리고 망설임없이 담장 안으로 들어서는데 사실 절집 앞문이 아니라 뒷문이었다.
평범한 건물이 참.. 이야기를 많이 숨키고 있었던 것 같다.
범상찮다. 이마에 별스런 방 이름을 달고.
마당 앞으로 나오니 주법당인 보광전이 있다.
귀정사지 -전라북도 기념물 제76호
백제 무녕왕 15년(515)에 만행사라는 절을 세웠던 터이다.
후에 왕이 3일간 이곳에 머물면서 업무를 보다가 돌아갔다고 해서 절 이름을 귀정사歸政로 고쳤다고 한다.
절의 위용이 대단하여 조선 세조 때에는 승려가 200명을 넘었고 법당과 암자 등 수많은 건물과 시설을
갖추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불탄 후 상당부분을 복구하였으나 6.35때 공비 토벌을 위해 유엔군이
모두 불태웠다. 현재의 건물은 1960대에 다시 지은 것들이다.
얌전한 맞배지붕..참으로 새초롬하다.
구석구석 뒤지고 다니는 취향이 비슷해 항상 꼴찌를 맡아놓은 xx화보살님.
보광전 주불인 비로자나부처님.
법당 마루에 따스한 겨울 햇살이 드러누웠다.
세 곳 단을 향해 조용히 삼배하고 돌아나왔다.
그 옆에 드러눕지 않을 바에야 서둘러...
보광전 옆의 관음전.
문이 조각조각 요즘 유행하는 샤시처럼 나누어져 있다.
관음전의 감실에 모신 관세음보살님.
붉은 프래임의 액자 속에 전시된 미술관의 작품같다.
관음전 뒤의 산신각.
오롯하니...
수곽이 소박하면서도 그냥 두어 더 멋스럽다.
뒷문으로 들어올 때 범상찮아 보였던 뒷모습처럼 앞모습에도 흘려버리면 안될 뭔가를 숨기고 있었다.
창 하나 가득 베롱나무를 품은 닫힌 창을 넘겨다 보았다.
이마에 달고있는 현판들이 하나같이 보통을 넘는다.
자꾸만 눈이 가는 삽작 풍경.
그리고 삽작을 나서서 뒤를 돌아본다.
원래는 이렇게 앞으로 절집을 들어서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급한 마음에 뒷문으로 들어섰으니..하마트면 놓칠 뻔했다.
길을 내려서는 데 멀리 주차장에서 연지명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빨리와~차 얻어타고 가자~'
정말 진심으로 걸어내려 가고 싶었지만, 나로 인해 일정이 늦어지면 안된다고...
또 승합차에 매달려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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