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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고층 건물이 아름다운 킹 스트리트 웨스트 엔터테인먼트 지구 본문
온타리오 미술관 관람을 하고 나왔을 때 만난 소나기는 알고보면 그닥 생경스러운 상황도 아닌 걸 나중에사 알았다.
캐나다 여행에서 이틀에 한번 꼴은 멀쩡하던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참선하는 기분으로 바라보며
사그라들길 기다렸던 것 같다.
그날은 참지 못하고 소나기의 끄트머리를 잡고 호텔까지 뛰었다. 그리고 체크인을 하고 이른 저녁을 먹으러 거리로 나섰다.
토론토 시청 뒤편에 있는 호텔 인근에는 다른 도시로 가는 터미널들이 있고 세인트 페트릭역 부근이라 다양한 식당들이
있었지만 어김없는 장고長考끝에 한식당으로 결정했는데 내게는 악수惡手...비슷했다.
저녁을 먹은 후 subway로 세인트 앤드루 St.Andrew역으로
세인트 앤드루 역을 나오면 바로 인정사정없이 근사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길 따라 구경하면서 내려가면 오전에 관광을 시작했던 시청사가 있는 Osgoode역이 나온다.
세인트 앤드루 역 이름을 제공한 '세인트 앤드루 장로교회'를 시작으로 오래된 건물과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빌딩들의 묘한 어울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는 구역이다.
멀리서도 유독 눈에 띄는 '로이 톰슨 홀 Roy Thompson Hall'은 토론토의 모든 클래식 공연이 열리는 공연장이다.
아무리 봐도 꼭 굽있는 밥그릇을 엎어놓은 듯한 홀의 내부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지는 모양을 하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빌딩들과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양새가 토론토의 명물다운 당당함도 보여준다.
로이 톰슨 홀 건너편에 있는 보기에도 고풍스러운 외관을 지닌
'로열 알렉산드라 극장 Royal Alexandra Theatre'은 1907년 부터 연극이나
뮤지컬이 상연되는 극장이다.
극장 앞 바닥에 붙은 유명 배우들의 현판도 인상적이지만 건물 곳곳에 붙은 금속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찌보면 분위기가 꼭 여의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주변으로는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지만
토론토 증시거래소,몬트리올 은행이 있는 퍼스트 캐네디언 플래이스,토론토 도미니언 은행 본사 등이 있는 곳이다.
대도시 어디에나 하나쯤 있는 전망타워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단독건물이라는 CN타워도 보인다.
요즘 우리나라도 도심 가로등에 걸린 예쁜 화분들을 볼 수 있지만
캐나다는 정말 조경이 잘 되어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저녁 7시 30분인데,빌딩 숲 사이에는 저녁 그늘이 들기 시작했지만
그 숲 밖으로는 아직 여름 햇살이 그득하다.
뭔지는 모르지만 근사.
골목 한켠에서 발견한 그래피티는 섬세한 터치가 돋보이는 근사한 작품이었다.
길 건너편에 긴 줄을 선 곳은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인가 보다.
걷다보니 시청이 있는 오스굿 역까지 내려왔다.
물을 사러들어 간 가게 총각이 오늘 밤에는 시청 앞에서 불꽃놀이도 하니까 보면 좋을거라고...
그는 8시 쯤이라고 했지만 도무지 어두워지지 않는데 무슨 불꽃놀이? 한참을 기다리다가
다시 누군가에게 물어보니 10시 55분이라고...장장 두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그동안 기다린 시간이 억울해서 우리도 기다렸다가 보기로 마음먹고 노숙자처럼 길거리에 앉아
졸면서 시간을 기다렸다.
시간이 갈수록 오가는 더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청으로 가는 길목 화단에 앉아서
사람 구경하면서 병든 병아리 마냥 졸면서...그래 여행의 묘미란 이런 것이지..생각지도 않았던
불꽃축제라니..우리도 그들처럼 자연스럽게 축제 속으로...위로하면서.
어두워지자 시청 건물은 색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참 앤간하다.
밤이 되자 기온이 내려가는지 살짝 추워지고 있는데 애기들 까지 끌고 늦은 시간에..철딱서니 없는 어른들 같으니라구...
정확히 10시 55분이 되자 픽픽 터져나오는 불꽃.
있지~이 불꽃놀이 10시 55분이라니 느낌이 쏴해..달랑 5분하고 끝나는 거 아니겠지?쿨럭~
왜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지?
정확히 5분 후 잠잠...끝났다.
계속 소심한 불꽃들만 피어올리길래 은제 본격적으로 펑펑 터질까?
이제 좀 터질까? 하던 참에 끝났다는 거지.
행복한 축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을 보며
그래 나도 행복하다.
그래도 조금 허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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