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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부산구간>남해안길 1회차 UN기념공원~태종대 본문
UN 기념공원을 나와 터널길 구간.
짧아서 다행이지 차들과 공유하는 터널길은 정말 달갑지않다.
터널을 지나 부산문화회관 앞 도로를 건너 골목 안으로 접어들어
석포초등학교 앞 노란카페트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도로길로 나서기.
건너편에 부산외국어대학교.
우암초등학교 횡단보도 건너서 다시 전진.
쉬어갈 곳도 마땅찮은 참에 동천삼거리가 멀리 보이는 곳에서 야릇한 구석탱이를 발견하고
제사를 지낸 음식으로 잠시 간식을 먹었다.
10시 40분.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배워야할 음식이 하나둘 늘어가는 것 같다.
극뽁해야할 머릿고기. 누군가는
저 고기 속에 돼지의 머리와 얼굴이 다 들어있는데 어떻게 먹냐고...뭐 나는 그런 구체적인 생각은 없다.
곧 맛나게 먹게되지 않을까.
솔찍히 말하면 멀리 돌아가는 것도 싫지만 무단횡단 같은 거 하기 싫다..정확히 말하면 무섭다.
그렇다고 내 혼자 돌아서 올테니 기다려라 혹은 먼저 가고 있어라...도 못하겠고.
특히나 고가도로 아래 많은 차들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무단횡단은 안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했다.
군견들이 돌아다닌다고 경고도 하고
예외가 없다는 경고도 있고
뭐 그런 지역 담벼락을 한참 지났다.
분위기와는 어울리잖게 여린 꽃(꽃댕강)들이 무리지어 위로를 해주는 길도 지나고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부산역을 걸어서 지나가게 될줄이야.
내일 다대포까지 걷고 부산역으로 돌아와 서울가는 무궁화를 탈 예정이다.
부산항연안여객터미널.
한국무역협회 앞 횡단보도를 건넌다.
남항.
'부산항이 국력이다'
부산항만공사.
영도다리가 들리고 배들이 지나가는 진풍경을 볼 수 있을 지 죽어라 걸어왔는데
단 몇 분 차이로 안타깝게도 놓칠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부산대교 위로 올라간다.
오른편으로 우리들이 지나가야하는 대교 아래 도로가 보인다.
낡은 공장지대에 특별한 기운이 모여있다 했더니
멋진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푸드트럭도 있었는데,사실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했어야 했다.
결국 그날 우리는 제대로 된 점심을 찾아먹지 못해서 마지막 일정이 정말 힘들었다.
경남조선앞삼거리.
부산저유소삼거리.
부산저유소 삼거리에 있는 청학 119안전센터 뒷마당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화장실도 해결하고 출발했다.
청학시장 입구의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발견하고 지나치지 못해 한꼬치씩 해치웠다.
영도구 보건소.
여기까지 오륙도가...
물빛 참 유혹적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안돼...같이 놀아 줄 수가 없어...
곳곳에서 가로수로 이쁨을 자랑하던 "먼나무"
한국해양대학교 아치캠퍼스.
드디어 태종대 입구에 도착했다.
오후 3시 10분.
사람들은 이런 예쁜 버스를 타고 기분 내는데, 우리는 깃발 꽂고 배낭에 광고판처럼 달고
그러고 지나가니 호기심으로 흘깃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는 나는 만감이 교차했다.
입구에서부터 수십년은 족히 된 내 기억 속 태종대는 없었다.
전망대 까지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갔다가 걸어서 내려오자고 계획했었는데
코끼리 열차를 타는데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한다는 말에 또 걷기 시작했다.
아래 바다에는 쉴새없이 사람들을 태운 유람선이 오락가락하고
사방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웃고 떠드는데 나는 자리를 잡고 앉아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잘 먹도 않는 하드가 내 손에 쥐어지고 시린 이를 감수하며 먹어 치울 때 까지의 시간만 허락되었다.
내려갈 때는 셔틀을 타고 내려간다길래 부지런히 따라나섰다.
분명 와본 곳인데 언제 누구와 왔었을까?
잃어버린..잊어버린 기억이면 굳이 되살릴 방법도 없지만 잠시 숙연하게
그날의 사람과 풍경과 마음과 노력을 위하여 작별 인사 정도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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