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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독수리가 사는 절 경북 봉화 문수산 축서사 본문
같은 봉화군 이라지만 각화사에서 축서사까지는 굽이진 산길을 한시간 가량 달려야 도착하는 곳이다.
그리고...모두들 헝컬어져 몇번이나 무산되었던 축서사와의 인연에 종지부를 찍을 축서사 앞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재가불자들의 수행을 위한 보현선원.
축서사란 이름은 독수리 축,깃들 서,독수리가 사는 절이라는 뜻이다.
독수리는 지혜를 뜻하니 곧 큰 지혜를 가진 문수보살님이 나투신 절이라는 의미이다.
험준한 뒷산세가 풍수지리학상으로 독수리 형국이어서 축서사라 명명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마치 햇살 좋은 날 내린 눈이 쌓인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축서사 뒷산의 모습에
일단 멈춰서서 숨 한번 고르고
바로 저 축대였을까? 오래 전 기억에 가물가물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은
한참 축대 쌓는 공사를 하던 축서사 마당은 어수선했고 그래서 축서사에 왔다간 기억 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거다.
보탑성전이란 현판이 달린 누각 앞에서 바라 본 미세먼지 속
산능선 조차도 특별나 보인다.
모두들 발걸음이 멈춰질 수 밖에 없는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지기 직전이다.
대웅전 뒤의 산과 대웅전 지붕과 5층 사리탑이 정확히 한몸으로 완벽하다.
부처님의 진신사리 112과를 모신 축서사 사리탑.
경사면의 낙수관은 마치 보궁형 닫집이 올라앉은 듯 보이고
그 아래 옥개석은 작은 생략도 없이 완벽한 처마 형태로 조각했다.
탑신부의 옥신부에는 삼존불과 양 옆에 금강역사 까지 조각한,그 자체만으로 완벽한
법당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축대 위 높이 보였던 범종각 과 심검당.
묵언수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인 선열당.
법당 앞 사자는 오늘 따라 수호할 법 대신 일광욕 중인 큰스님 좌복을 머리에 이고 있다.
대웅전에는 스님께서 염불을 하고 계셨다.
대웅전 뒤에는 석조삼존불을 모시는 불사 중이었다.
보광전 뒤 담장 너머 이마만 보이는 전각은 적묵당(문수선원).
안거기간 동안 수좌스님들께서 정진하시는 선원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보물 석조비로자나불좌상과 목조광배가 있는 내부가 더 아름다운 보광전.
격자 띠살문이 단아한 보광전은 측면의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정면으로
석조비로자나불이 앉아있는 특이한 형식이다.
보광전 앞에 기울어진 채 서 있는 석등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58호로
고려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하는 법당의 경우 현판이 걸린 정면이 아닌 측문과 마주해서 불상을 모시는 경우가 있는데,
특이하게도 비로자나불을 모신 축서사 보광전 열려있는 측면 입구 앞에 서면 바로 눈 앞에 불상과 마주하게 된다.
이미 자리 깔고 앉아 기도 삼매에 빠진 도반들의 모습과 함께 먼지처럼 퍼지는 햇살 속 하얀 비로자나불의
모습에 멈칫...잠시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기로 한다.
축서사 보광전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목조광배- 보물 제995호.
석탑기石塔記에 의하면 9세기 후반에 조성되었으며 통일신라 후기의 불상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지권인을 결하고 계신 비로자나부처님의 법의가 굉장히 화려해 보인다.
통견인 경우 대부분 U자형으로 옷자락이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옆으로 옷주름이 흐르는
경우가 많은데 축서사 비로자나부처님의 옷자락은 아래쪽으로 물결처럼 가부좌한 다리까지 이어진다.
보궁형 닫집처럼 화려하지는 않은 보개형 닫집이지만 어떤 닫집에서 보다도 더 근엄하고
강건하게 부처님을 수호하고 있는 용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났다.
예천 용문사 대장전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전율임을 단박에 알아챘다.
다행히 대장전처럼 어둡지 않아서 그 화려한 모습이 더 눈에 잘 들어온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절제된 톤의 단청과는 반대로 무섭도록 섬세한 조각...두말이 필요없다.
우짜다가 수염 한쪽을 잃으셨네...
최고로 화려한 이중 틀로 잡은 우물형 천정.
보광전에서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을 돌려 내려오는 길에 두 도반과 함께
꼭 다시와 보광전에서 기도하고 싶다는 발원을 했다.
마지막 까지 보광전 초를 끄고 단도리를 하고 나오는데 전원 탑승완료한 버스 인솔자로 부터
왜 안오냐고 전화가 왔었다.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사리탑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하고
늦거나말거나 탑돌이 한번 하고
아쉽지만 한없이 가벼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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