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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방곡사 진신사리탑 앞에서 극락을 찾다. 본문
2018년 9월 29일(음력 팔월 스무날) 방곡사 지장법회가 있던 날.
진작부터 오늘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탑을 참배하기로 작정하고
옷차림부터 준비하고 나선 길이었다.
예불 시간에...큰스님 아시면 야단맞을 불경인지 알지만,부지런히 임시법당에 들러 삼배만 올리고
보리화 보살님과 함께 나서기로 했다.
텃밭을 지나고 바로 산으로 접어드는 샛길이 나타났다.
사리탑을 모시고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부지런한 발걸음들이 들락였는 지
굳이 정보가 없었어도 짐작할 수 있는...
굳이 돈과 시간을 들였다면 달라졌겠지만 다행히 아직은
자연스러운 숲길을 10여분 부지런히 오르다가
먼저 다녀간 분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바위 구간이 나타났다.
모신 사리탑은 한동안 완전한 탑의 모습이 아니라 흩어져 있었는데,근래에 묘허큰스님께서 현몽하시고
발굴하신 탑의 중요한 부분을 포함해서 3층 탑을 선방의 스님들께서 짊어지고 험한 이 길을 올라
정상의 바위 위에 모셨다.
스님들께서 직접 험한 산길로 석탑을 짊어지고 올라 사리탑을 모신 것은 후대에 이르기 까지
이 사리탑 앞에서 부처님 가피를 입을 수많은 중생들을 위해 형언할 수 없는 공덕을 베푸신 것 같다.
네 발로 기어올라와 내려다 보니 길을 만드신 스님들의 노고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아득한 길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만난 거대한 바위 끝으로 사리탑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마치 봉정암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깔딱고개 같은 바위를 오르면
우리 방곡사 사리탑이 눈 앞에 있다.
딱 20분 걸렸다.
_()()()_
대부분의 경우 귀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함을 다른 유물과 함께 사리탑에 모시는데,
방곡사 진신사리탑 속에는 사리를 모신 함이 따로 없다.
바위 틈 속에 자리잡고 계신다.
그래서 방곡사 진신사리탑 사리함은 세상에서 제일 크다.
뒤돌아 내려다 보니 방곡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처음 큰스님께 받은 사진 속 사리탑을 봤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설악산 봉정암 사리탑' 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 앞에 서서 바라보니
부처님의 머리카락 세가닥을 머리에 이고 다니던 고승이 왕을 찾아가
'이 부처님 머리카락을 모실 탑을 지어주십시요'염원을 하였고 그래서
왕은 고승의 머리 모양과 꼭 닮은 바위와 그 위에 부처님 머리카락을 모시게 해주었다는
거룩한 바로 그 미얀마 '짜익티오 Golden Rock'의 모습이 떠올랐다.
잠시 혼자만의 감동이 차올랐다.
"극락이 따로 없네"
더 이상 두 사람은 주고 받을 말이 없었다...
여러분들이 친견하기 어려운 불뇌사리를 모신 곳이 백련사입니다.
자장스님이 모시고 온 사리보다 더 먼저 모셨는데, 아도스님이 중국 백마산에서 모시고 와서
고구려에서 신라로 갈 때 모시고 가서 도리사에는 백호사리를 모시고 나머지는 백련사에 모셨던 사리를
구한말 고종황제 시절에 피안현감에 의해 백련사가 소실될 적에 스님들이 모시고 나온 겁니다.
최초의 백마산에서 모시고 나온 사리를 백련사에서 이주해서 모셨다고 문암산을 백마산으로 바꿔서
정수암에 모시고 있다가 내가 스물다섯살 되던 해 2월 초여셋날 물려주고 초이렛날 사리를 모시고 있던
대 강백이던 그 스님이 돌아가셨어요. 그 이후로 내가 모시고 있는 거예요.
-방곡사 회주 묘허큰스님 법문 중에서-
사방으로 사리탑이 바라보는 모습을 나도 찾아보기 시작했다.
수리봉.
잠시 머물렀던 것 같은데 거의 40분 동안 사리탑 앞에서 넋을 놓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 굳이 봉정암으로 갈 숙제를 떠올릴 필요 없겠다.
마음 내키면 언젠가 이 탑 앞에서 철야기도라도 했으면 좋겠다.
등등...아쉬운 마음 남겨두고 내려가는 길.
내려오는 길은 10분.
올라가는 길에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대웅전.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점심공양 후 관음시식과 삼시개념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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