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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마지막 여름 방곡사 지장재일 본문
2018년 8월 30일(음력 7월 20일)방곡사 지장법회.
태풍이 올 때도 단양이 거론되고,폭우에 홍수주의보 까지 단양을 들먹여 대는 며칠 동안
상량식을 치룬 공사 중인 대웅전에 피해는 없을까...당연 없을 것이고 없어야 하지만 걱정이 되었었다.
과하게 비가 축축히 젖은 땅을 밟으며 잠시 마음이 급해졌지만
오는 내내 비가 오락가락하던 것과도 달리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는 방곡사는 너무나 평온했다.
사면지장보살님들,옥지장보살님 그리고 멀리 보이는 사리탑을 향해
비록 한꺼번이긴 하지만 더 신심을 다해 합장 삼배하고
정봉스님의 집전으로 오전 예불을 마치고 묘허큰스님 법문.
항상 부모 공경을 제일로 치시는 큰스님께서 노보살님들 앉으시라고 손바닥만하고 앙증맞은 나무 의자를
두개 마련해 두신 이후로 가장 나이가 많으신 두 분(그 중에 한분은 대구에서 오시는 87세 나의 옴마)의 전용석이 되었다.
두 분은 느즈막히 만나 도반으로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고, 늘 서로의 건강을 걱정하고,모쪼록 지금 정도의 컨디션
유지해서 하루라도 더 오래도록 큰스님 법문을 듣다가 떠나자고, 만날 때 마다 손가락 걸고 맹세하는 사이 이다.
그리고 그 의자 뒤에 나란히 불편한 다리를 펴고 앉은 두분 역시 도반인 듯 보였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게눈 감추 듯 맛난 나물밥을 한 그릇 해치우고
불사 중인 대웅전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애초에는 가슴 두근거리는 사리탑 참배를 할 계획이었는데 어제 내린 비로 젖은 길에서
아침에 올라갔던 누가 미끄러졌다고 걱정하시는 바람에 다음으로 미루었다.
폭우였다는 데 생각 보다 물이 많지 않았다.
아직 올라가지 않은 지붕 대신 덮개를 씌워놓은 대웅전은
상량식 이후 불과 열흘만에 더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 같았다.
열흘전에 바짝 말라있던 수곽에 그사이 맑은 물이 철철 넘쳐난다.
오후 관음시식,삼시개념불사.
정봉스님.
맛난 방곡사표 된장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포대화상님 복주머니가 조금 작아진 듯 보인다.
우리가 그렇게 자주 퍼내서 가고있으니 당연하지.ㅋㅋ~
금강역사의 맨몸을 보자니 올 여름 악랄했던 더위 만큼이나 무시무시한 한파가
예상된다는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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