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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본문

About Others story..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lotusgm 2021. 3. 30. 15:44

 

 

 

 

1938년 프랑스 태생인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기자가 되어 30여 년간 정치부 기자였으며 잘 알려진 사회,경제면 칼럼니스트였다.

은퇴 후인 1999년,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실크로드를 걸어서 여행하기로 결심한 그는

4년에 걸쳐 자신의 꿈을 실현해나갔다.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기간을 정해 단 1킬로미터도

빼먹지 않고 걸어서 실크로드를 여행한 것이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

제1권 아나톨리아 횡단

제2권 머나먼 시마르칸트

제3권 스텝에 부는 바람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12,000㎞ ,1099일의 기록이다.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길이다."

 

그의 원칙은 단호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걸어서' 갈 것

서두르지 말고 '느리게' 갈 것.

 

 

 

 

 

마르코 폴로 이래로 걸어서 실크로드 전체를 다녀 온 사람은 없다.

(20여년이 지났으니 그동안 또 다른 배르나르 올리비에가 있었는 지도...)

 

그는 또한 비행 청소년에게 도보여행을 통해 재활의 기회를 주는 쇠이유(Seuil)

협회를 설립했다. 4년간의 실크로드 여행을 책으로 낸 <나는 걷는다>의

인세는 이 협회의 운영비로 쓰인다.

 

 

 

 

 

동네 도서관에는 제1권 '아나톨리아 횡단'이 없어서 교차대여를 신청해 두고,

<나는 걷는다> 세권의 시리즈 중에 제2권 '머나먼 시마르칸트'를 먼저 읽게 되었다.

2003년 초판되고 2017년 초판 15쇄 발행된 책은

새책에서나 느낄 수 있는 신선한 감촉과 동시에 누구도 넘겨 본 적 조차 없는 듯한

팽팽함으로 중무장한 페이지는 꼭 부여잡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질은 마치 어릴적 스프링 달린 연습장 같다.

 

 

 

 

 

아끼면서 제2권을 먼저 읽고 다른 동네 도서관에서 교차대여 신청해서 빌린

<나는 걷는다>제1권 '아나톨리아 횡단'

역시나 책은 분명 오래된 책이지만 손이 타지않은 새책 상태이다.

 

특히 순례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하루 평균 30㎞를 걷는 것이 단련이 되면

육체의 개념 자체가 무화되곤 한다.

거의 모든 종교에서 순례의 전통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몸의 단련을 통해

영혼을 고양하는 일이다.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흔히 걷는 것을 고통스럽다고 생각한다.

마호히즘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자갈 위를 무릎이나 맨발로 걸으며 스스로를 고문하는

사람들에겐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하루30㎞ 범위 내에서라면,걷는 것은 기쁨이며 부드러운 마약과도 같다.

 

1권 '아나톨리아 횡단' 188페이지.

 

 

 

 

 

온갖 위험을 감수하며,한번은 잃어버리기 까지 하며 카메라를 모시고 다닌 그의 책에는

그의 위험과 고난과 희열과 행복을 공감할 어떤 사진 한장 조차도 없다.

더러는 위험에 처한 그의 상황에 몰입해서 숨이 가빠지는 순간도 있고,

그가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들판의 모습을 내 상상력으로만 그쳐야 하는 순간,

조금은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 걷고있는 것은 두 다리가 아니라 나의 뇌이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동안 내가 떠들고 다녔던 '지금 걷고있는 것은 내 두 발과 두 다리가 아니라

나만의 오감五感' 이란 말과 합쳐지는 순간, 모든 것은 충분해졌다...차고도 넘친다...

 

그가 길 위에서 만난 발음하기 조차도 어려운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지명을 굳이

그 때마다 따라 불러 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 중 두번 만난 사람도, 그 곳을 다시 지날 일은 없기 때문에

그 어려운 발음을 되뇌이며 이게 누구지? 기억을 짜낼 필요 역시 없다.

그리고 그가 꿰차고 알려주려고 하는 (때로는 지루한)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정치에

대한 지식 역시 몰라도 책의 남은 부분을 읽어내리는 데 무관하므로

아~ 정도로 훑고 지나가면 된다.

그도 말했다시피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그가 서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실...그 모든 그가 알고있는 것들을 나라고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다른 도서관에 교차대여 신청했다가 받은 제3권 '스텝에 부는 바람'

 

3권은 1,2권에서 들려줬던 (지루하다 싶을 정도의) 그들의 옛날 얘기 대신

그 역시 낯설게 보는 풍경이었던 때문인지,진심 나를 조바심나게 했던

길 위의 얘기를 들려준다.

 

나는 여행하고, 나는 걷는다.

왜냐하면 한쪽 손이,

아니 그보다 알 수 없는 만큼 신비한 한 번의 호흡이

등 뒤에서 나를 떼밀고 있기 때문에.-- 426 page

 

 

 

 

 

이 신비로운 실크로드에서 남은 것은 무엇일까?

내가 읽은 책에서는 실크로드를 칭송했고, 실크로드는 계속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본 실크로드는 보잘것없었고,나는 1,500킬로미터를 걸어오면서

나락 속에 있는 모습을 보았다. 마치 산타클로스가 없다는 사실을-사람들은 부정하지만-

발견한 아이처럼. -- 329page

 

이 마지막 날은 하찮은 공명심으로 우쭐했던 내게 잠시 스쳐간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헛되고 헛되니,모든 것이 헛되도다.

-- 마지막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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