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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내 추억 속 요지경 과 미양님의 그림 속 요지경 본문
숲으로 들어가면 숲 밖이 그리워지고 숲을 벗어나면 은밀한 숲 속 오솔길이 궁금해진다.
'군사지역 관계자 외 출입금지' 안내판이 세워진 포장길을 후다닥 벗어나자
오드마니 숨겨진 숲이 팔을 벌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좋으다...
그런데 어둑한 숲의 끝에서 갑자기 준비되지 않은 빛잔치가 열렸다.
일초도 망설이지 않고 어릴 때 미술시간에 만들었던 신기한 '요지경'을 생각해 냈다.
가느다란 원통 반대편을 노란 셀로판지로 막고, 색종이를 조각내서 몇조각 넣은 후
또 한겹 투명 셀로판지로 덧대고...뭐 대충 그렇게 어설프게 만들었지만
햇빛이 비추는 쪽을 찾아 원통 속을 들여다 보면 다른 세상이 보였었다.
그 후 제법 잘 만들어진 '요지경'의 원리를 이용한 입체경을 본 적 있지만 그 때 그 감동은 없었다는...
올레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에서 볼 수 있다는 송악산이 단 몇 초만에
수십년의 시간을 초월한 추억을 소환했다.
그래서 징하게 오래된 블친 '거리의 미술'님이 한장의 그림을 보여줬을 때
한눈에 알아봤음은 물론, 다시 한번 요지경으로 시작된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거리의 미술'님 화실의 '미양'님이다.
만난 적 조차 없지만 일련의 추억 소환을 해준 것만 해도 감동 그 자체라는 말이지.
'원판 불변의 법칙'이 진리는 아닌 것 같네....
원판 보다 색이 더 좋으니까 그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그림처럼 아름답다'는 말 싫어하지만,
내 사진 속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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