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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아름다운 숲길 끝에 나타난 도심 속 산사 천년도량 백양산 운수사. 본문
백양산 기슭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지나 눈 앞에 툭터진 풍광이 나타나고 높다란 경사면 위에
운수사 종루와 살짝 가려진 대웅보전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엔가 보니 저 경사면에 가을이면 꽃무릇이 지천으로 피어난다는 소식이 있던데...)
병풍처럼 펼쳐진 뒷산 앞에 잘 자리 잡은 종루가 새로 지은 듯한 대웅보전 앞에서 득세한 형국이라...
그 연유를 나그네가 알리 없다...그저 쌍둥이처럼 활짝 펼쳐진 팔작지붕 날개가 신기해 보일 뿐.
마당 제일 안쪽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에 이끌려 들어섰는데
알고보니 종무소 건물 바깥 담장이다.
참 공들여 쌓은 담이 적어도 스님들께서 주석하시는 곳이 아닐까 섣부른 오해를 하게 만든다.
굴뚝의 연기가 나를 불러들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운주사의 진짜 대웅전이 바로 이 곳에 있다.
경사 위의 새로 지은 대웅보전은 화려한 팔작지붕인데 비해 원래의 대웅전은 단아한 맞배지붕이다.
'부산 운주사 대웅전' 보물 제1896호.
운수사는 가야국 때 지어졌으며 원래는 신수암으로 불리다가 18세기 이전에 바꾸었다고 한다.
2013년 대웅전을 수리하면서 발견된 종도리(용마루 밑 서까래가 거려있는 자리) 밑면에 기록된 상량 묵서명을 보면
임진왜란 때 전소된 사찰을 조선 인조25년(1647) 다시 짓기 시작해서 효종 6년(1655)에 완공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부산지역에 현재 남아있는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되었으며
2016년에 운수사 대웅전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896호로 지정되었다.
대웅보전으로 올라가는 108 계단에는 주지 범일스님께서 불교대학 수업 중 들려주신 꼭 필요한
생활법문을 요약해 놓은 글이 적혀있다.
예전 자료사진에는 대웅전 앞에 이 5층탑이 있었다.
'절寺일은 절로 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 뜻은 소리없는 손들이 부지런하게 일을 찾아서 하기 때문에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말일 것이다. 혼자서 마당의 잡초를 뽑고 계신 보살님...
부산 사상구의 沙上八景에 '운수모종雲水暮鐘' 이라는 글귀가 나오는데 옛날 운수사의 저녁 종소리가
지역 주민의 마음에 잔잔한 안식을 주는 정신적 상징이었음을 나타내는 의미라고 한다.
법당에서 들리는 스님의 염불소리에 선뜻 문을 열지 못하고 삼배만 주억거리며 물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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