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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1코스: 모슬포~무릉 올레(역올레 첫번째 길: 세계 유일무이한 '무릉곶자왈'의 비밀스런 감동 속으로~) 본문
제주올레 11코스: 모슬포~무릉 올레(역올레 첫번째 길: 세계 유일무이한 '무릉곶자왈'의 비밀스런 감동 속으로~)
lotusgm 2024. 4. 29. 10:27
제주 역올레(일곱째 날) 4월9일 화요일 06시27분.
어제는 그렇게 비가 내리더니... 산방산을 옆에 끼고 밀고 올라 온 말끔하고 붉은 아침 해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숙소 앞 버스정류장으로 나와서 검색해 보니 버스 정보가 안뜬다.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오늘이 이번 일정의 마지막 날이라 올레 11코스를 걷고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시간적 부담이 조금 있어서
택시를 콜해서 타고 10분 후에 어제 12코스 종점인 '무릉외갓집' 앞에 도착했다.(08:38~08:48)
오늘 걸을 제주올레 11코스 모슬포~무릉 올레는 하모체육공원에서 무릉외갓집까지 17.3km 걷는 길이다.
우리는 '무릉외갓집'에서 역으로 걷기 시작한다.
4.3위령비 옆의 '향상회 공덕비'의 내용이 예사롭지 않다.
1958년 이 좌기동에 살고있던 청년들이 살기좋은 고장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향상회'를 조직하여 마을을 위한 활동을 하 던 중 1948년 4.3사건으로 왕개동산에서 동네 청년 다섯 명이 희생되었고, 이에 '향상회'는 아픈 역사가 묻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추모공원을 만들기 위해 왕개동산을 매수하였다.공원화 사업이 진행 되던 중 시대적 상황으로 회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사업이 미진하게 됨에 '향상회'에서는 이 곳을 마을에 기증하게 되었고 공원화 사업은 마을에서 추진하게 되었다.
지금의 자리 이전에 '무릉외갓집'과 스탬프간세가 있던 자리.
출발은 도로 옆 꽃비를 맞으며 '무릉오거리'까지 가서
돌담길이 아름다워 무릉2리 마을 보물 중 하나인 '무릉2리 인향동' 마을로 들어선다.
부지런한 마을 어르신들은 벌써 여기저기에서 청소를 하고 계신다.
또 하나의 무릉2리 마을 보물 '구남못'은 오래 전 큰 구나무(굴참나무)가 있어 구남으로 불리우는데
주변에는 300년도 훌쩍 넘은 팽나무 세 그루가 연못을 꾸며주고 있다.
<자연 속을 걷는 일이란, 오감을 충족시키는 총체적 경험이다. 숲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샘물을 맛보고, 풀밭에 눕거나 비탈길을 오르기 위해 손으로 바위나 땅을 짚으면서 우리의 시간, 후각 뿐 아니라 총각,청각,미각도 자극된다.>
알베르트 키츨러.
제주'무릉곶자왈'은 2008년 '제9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숲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무릉곶자왈' 숲길은 제주도에서 가장 긴 곶자왈 지대로 오래전부터 이 곳 지역주민들에게 생명길과도 같은 중요한 길이다.
곶자왈은 화산분출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로 쪼개지면서 쌓여 지하수 함양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나무,덩쿨,암석 등이 서로 뒤엉켜 수풀처럼 무성히 자라난 숲을 의미하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숲이기도 하다.
곶자왈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어제 내린 비로 밤새 한없이 가라앉았을 숲이 이제 마악 깨어난 듯
부산스러워 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 부산스러움의 원인이 바로 우리 둘의 감탄사 였다는 사실...
정말 내가 이 길을 걸었었나? 이렇게 아름다웠을리 없는데? 역시 다시 걷고 있는 만큼 소확행이...확실하다.
맷돌을 만들기 위해 단단하면서 적당한 구멍이 있는 돌을 체취하였던 '그래머들'
정말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숲이다.
그러다가 눈 앞에 나타난 소리없는 아우성...탱자나무.
이 역시 현실세계 처럼 느껴지지 않는 잠시 잠깐의 다른 공간 '새왓으로 나왔다.( '새왓'은 제주도의 초가 지붕을 이는 주재료이다.) 한숨을 돌리며 커피를 마시며 앞을 다투어 숲의 아름다움에 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발 내딛는 용암 위에 자리잡고 살고있는 작은 식물들에 감탄하며...
그러다가 다시 숨겨진 듯 비밀스러운 입구로 들어선다. 후와~
한시간 30분 동안 '곶자왈'을 걷다가 나왔다... 아쉽다...심히 아쉽다...
<티벳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 혹은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기도한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 나가는 사람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내딛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걷는 사람 하정우.
다시 마을길로 나와 저 멀리 오르게 될 '모슬봉'의 모습과 마주한다.
삼 년 전에 문을 열었다는 애플망고1947.
곶자왈에서의 흥분을 식히고 가기에 딱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화장실도 들르고 정원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제주도에서 그리 흔치 않은 장미와 붉은 꽃이 지고 솔만 남은 병솔나무.
의미없고 지루한 포장길은 발이 안보이게 빠르게 걷다 보면 목적지 이정표를 발견하게 된다.
마늘 밭 사잇길로 우틀하는 지점이다.
'정난주마리아 묘' 입구의 풍경 속 카나리야자수 한 그루가 아무래도 죽은 것 같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이제 '모슬봉'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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