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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과는 다를 수 있는 나만의 '파묘' 감상 포인트(feat. 배우 이도현) 본문
지난 봄에 파묘를 봤었다. 그리고 리뷰는 아니지만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지금의 영화 '파묘'에 대한 관심이 조금 사그라들 때 쯤이면 더 좋겠다' 고 나름의 때를 봐서 한번쯤은 스크랩해 둔 사진을 옮겨봐야 겠다고 미뤄두고 있었다. 그 시작은 아무래도 미국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사촌 여동생과 나누었던 대화였던 것 같다.
애기 때 미국에 이민을 간, 나와는 띠 동갑인 사촌 여동생은 몇년에 한번씩 한국을 방문하고 그 때 마다 언니들과 꼭 만나고 싶어 한다. 이번에는 집에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저녁을 먹고 식탁 앞에 앉아서 나눈 이야기의 대부분이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와 한국의 영화에 대한 거 였고,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팬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바로 전에 본 '파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한국의 오컬트 영화의 수준이 높은 것을 익히 알고 있어서 굉장히 기대를 하고 봤다는 얘기와 '무당'(그녀는 영어로 얘기하면서도 '무당'은 한국어로 말했다.) 역의 김고은이 자기가 알고 있고, 기대한 한국의 무당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라 몰입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여러 매체에서 영화 '파묘'를 노출시킬 때 부터 내 생각도 그랬기 때문에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나는 정확하게 공감이 갔었다. 그리고 나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 때까지 볼 마음이 전혀 없었던 '파묘'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형 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의 '파묘'는 개봉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좀 과하다 싶게 홍보전쟁을 대놓고 벌였던 지라 모를래야 모를 수도 없었는데, 그의 이전 영화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를 본 사람으로써 내 취향의 영화는 아닐 거라 판단을 내리고 관심을 끊었었다. 그러다가 띄엄띄엄 '파묘'가 이슈된 기사들을 접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미국에서 온 동생과 이야기를 한 후 결국은 극장으로 가게 된 거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 선입견과 염려가 오류였다는 얘기다. 사촌 동생은 오래된 우리네 '무당'을 보고 싶었던 거지만 요즘 젊은 무당이라는 전재 하에 김고은 배우는 누구에겐가 미스캐스팅이라고 매도된다면 억울 할만큼 연기를 잘 하더라는 말이다. 그것은 영화의 전반부에 파묘를 앞두고 벌이는 '신굿'에서 판가름났다.
김고은 배우와 함께 신세대 무당역을 연기한 이도현 배우가 한동안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의 스윗한 망나니 주여정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만큼 캐릭터에 따른 외모가 너무나 달라져서 이기도 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다른 사람일 수 있지? 놀랄 정도의 연기 변신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역대급이었다. 대부분은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봉길의 접신 연기를 인상 깊었다고 손 꼽았지만, 나는 바로 그 '신굿' 장면에서 북을 두드리며 경을 외치는 그의 핏대 돋은 클로즈업 장면은 정말 잊을 수가 없는 명장면으로 보였다. 할 수만 있다면 그 부분만 다시 되돌려 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고조되는 굿판에 털 끝 하나까지 몰입에 몰입을 더해 가던 순간, 나 자신 조차 상상하지 못했던...눈물이 흘렀다.
'험한 것'이 경을 침범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온 몸에 경을 그려넣자 봉길의 카리스마는 완성되었다.
굳이 내가 보태지 않아도 앞날이 무한 기대되는 배우 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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