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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심히 난해해서 어렵지만 유니크하고 창의적인 전시회--(통의동 보안여관) 보안 1492 <습습하하> 본문
내게는 심히 난해해서 어렵지만 유니크하고 창의적인 전시회--(통의동 보안여관) 보안 1492 <습습하하>
lotusgm 2024. 6. 21. 10:27
오늘 낮 기온이 34도 라고 했나? 내일이 35라니까 그럼 오늘이 바로 그날이네...매년 열리는 '박노해사진전'을 보러
'라카페갤러리'로 가는 길,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인파를 헤치며 500m 가다가 오른쪽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면 되는데 오늘은 조금 미리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 다른 방향에서 '라 카페 갤러리'로 접근하기로 했다.
골목을 가로 지른 곳에 경복궁 담장이 보이고 바로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迎秋門' 앞이다.
이 참에 낙서로 담장이 훼손되어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던 '영추문'에 대해 좀 더 찾아보았다.
'영추문'은 경복궁의 西門으로 주로 문무백관들이 이용했으며, 현판 글씨는 고종 중건 당시에는 허계(許契, 1798~1866)가 썼던 것을 현재는 서예가 김충현(金忠顯,1921~2006)의 글씨이다. 迎秋는 가을을 맞아 서쪽의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듯인데, 오행에서 서쪽은 가을을 나타내므로 경복궁의 서쪽 문의 이름에 가을 秋를 넣었다.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영추문 바로 앞에 전차 선로를 부설해 선로 위로 오가는 전차의 진동 때문에 1926년 4월27일에 석축이 무너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 전체가 헐렸다. 광복 이후 한동안 철거된 자리에 예전처럼 성문이 아닌 3칸짜리 평대문이 놓였던 것을 1975년에 대한민국 정부에서 복원하여 오늘에 이른다.
남산순환버스 '해치와 소울프렌즈'
'영추문' 바로 건너편에 특이한 건물이 있어 들여다 봤더니 세상에나 '통의동 보안여관'이란다.
1936년 지어진 목조 여관 건물인 '통의동 보안여관'은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이 만들어진 곳으로 한국근대문학의 발상지이며, 2004년까지 실제 여관으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머물렀던 생활문화유적이다.
현재 이 공간의 정체성을 이어서 구관 여관 목조여관 건물과 신관 4층 벽돌건물을 지어 "보안 1942" 아트스페이스 보안과 보안책방, 보안스테이, 카페 33마켓으로 운영하고 있다.
'보안여관'의 입구로 들어서면 옛 여관 프론터(ㅋ~)가 바로 전시실 입구이다.
입구 양 쪽의 작은 방(한평 반?)에 각각 한 개 씩 두 개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일단 전시회 '습습하하' 리플렛 한 장 챙기고...전시회 제목에 대한 궁금증...
전시회 제목 '습습하하'는 달리기의 기본 호흡법 중 하나로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하며 목적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행동의 흐트러짐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달리는 동안 기본적이자 필수적인 호흡을 효과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우리가 살아오며 유지한 이 호흡법 '습습하하'를 통해 지나온 길과 더불어 앞으로의 여정에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웃집홈리스: 노점상 편
천근성作
뭔가 주저리주저리 모니터 속 노점상은 '돈은 안받고 그림만' 받는단다. 그래서 남겨진 그림들 속에서 꽤 값날 듯한
수준 급의 캐리커져도 눈에 들어온다. 그럼 저 노점상은 땡 잡은 건가?
이웃집홈리스: 집수리 편
천근성作
여관 건물을 나와서 바로 옆의 '카페 보안'을 통해서 다음 전시실로 이동할 수 있다.
'카페 보안' 한 켠에는 책이 전시된 책꽂이가 있고 테이블 마다 사람들이 한가득이라 다음전시실로 이동한다.
아트스페이스 보안2 전시실(신관 지하 1층)이 있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텔레마코스( Telemachos)
최대진作
텔레마코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그리스 영웅 오디세우스와 아내 페넬로페의 아들로, 오디세우스와 키르케 사이에서 낳은
텔레고노스와 이복형제 사이며, 오디세우스가 죽은 뒤 키르케 또는 칼립소와 결혼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왜 작품의 제목이...
뚜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기록 #1
최대진作
좋은 목자(The good shepherd)
최대진作
당신의 척추(Your spine)
최대진作
텔레마코스(Telemachos)
최대진作
아트스페이스 보안 3전시실 (신관 지하2층) 로 내려가는 계단 천정 샹들리에.
에테리얼((Ethereal)
안광휘作
에테리얼은 '게임에 등장하는, 우주와 차원을 여행하는 차원 상인 종족으로 전 우주에 분포한다. 육체가 없는 존재이며
특수한 붕대를 감아 인간과 비슷한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는데 봐도 모르겠다. 바닥은 유적전시회에서나 볼 법한 유리 바닥이라 실제로 유적 발굴이라도 하는 중인 듯한 모습이 훤히 보인다.
데스크 콘서트(Desk Concert)
안광휘作
귀에 익은 올드 팝이 흘러 나오고 간간히 작업 과정을 설명하는 사람...그런데 실내가 너무 어둡다.
다시 2층으로 올라오면 보안북스( Boan Books)이다.
보안북스 뒷문을 열고 나가면 처음 들렀던 옛날 여관 건물 2층으로 건너가는 통로를 지나
아트스페이스 보안1 전시실로 건너가게 된다.
Artspace Boan1
적나라하게 드러난 오래된 건물의 뼈대가 조금 섬찟했다. 수많은 존재들을 내려다 봤을 그들이 만들어낸 오래된 배경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흔적이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
오래된 여관 건물의 작은 객실들 각각에 작품이 한 개씩 전시되어 있다.
모두의 안녕(Annyeong for all)
천근성作
챗지피티(ChatGPT)에게 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100가지 소원을 요청했고 ,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룽따' 깃발에 유성매직으로 필사했다.
전시실 창으로 들어 온 경복궁 담장.
트래쉬 만다라(Trash Mandala)
천근성作
작품이 제목만 보면 세상 엄청난 작품이 연상되는데 사실, 이 보다 더 근사하고 멋진 정크아트 작품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정크아트란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는 게...
난해를 넘어서 보는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들지만 예술이 무슨 죄가 있나...
글루맨의 탄생(Glue Man: The Birth of a Sweet Artist)
천근성作
운적자(運著者, Fortune maker)
천근성作
깜짝이야...안그래도 무서운데...갑작스럽게 나타난 거울 속 내 모습에 놀랐다.
아래 층으로 가는 계단에 발을 내딛자 들려오는 조금은 불쾌한 음향은 결국 30분 동안 반복 재생되고 있는
소화불량이라는 비디오 제목에 걸맞게 조명도, 인테리어도, 음향도 굉장히 불편해서 후다닥 올라와 버렸다.
소화불량(Indigestibles)
다프나 다이몬(Dafna Maimon)作
보안 북스로 돌아 나와 전시장을 빠져나왔다.
작품을 아무리 꼼꼼히 들여다 본들 작가들의 의도도 잘 모르겠고 이해는 더더욱 힘들었지만
구태의연하고 뻔한 기성이 켜켜히 쌓아두고 물러난 공간에 그들의 업적들을 자양분으로 무궁무진한
젊은 작가들의 시도는 바람직하고 신선해 보였다.
역시 내 창작 세포는 말라 비틀어졌다는 것을 확신하게 만드는 전시회였다.
(나는 이해력,문해력,이제는 창해력도 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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