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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Ra cafe Gallery 박노해사진展 <올리브나무 아래> 본문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보안 1492'에서 전시회를 관람하고 가던 길 그대로 '라 카페 갤러리'를 찾아나선다.
모퉁이를 돌아서면 바로 지척인데 거리의 소소한 풍경들이 발길과 눈길을 부여잡는다.
슬쩍 자리잡고 앉아보고 싶게 보라색 여름꽃 화분들을 내놓은 예쁜 카페의 입구.
가던 길만 아니면 정말 문을 밀고 들어 섰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라 카페 갤러리'의 옆모습은 처음 본다.
'박노해 사진전' 전시회 만큼이나 그 모습이 궁금했던 카페 앞 작은 정원에는
단연 여름 꽃의 여왕 수국이 흐드러지고 화분의 능소화도 마악 꽃봉오리가 매달리기 시작했다.
불루베리가 탐스럽게 열려 익어가고 있다.
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온 참이라 카페인 음료 대신 사과즙이 들어가 있다는 에이드를 주문했다.
카페에 있는 꽃은 모두 생화이다. 테이블 마다 놓인 각양각색의 꽃들을 보기만 해도 좋다.
2층 전시실로 올라가기전에 처음보는 스탬프로 엽서를 한 장 만들고
이번 전시 작품으로 만든 엽서 두 장을 구입했다.
줌이 되지 않는 낡은 필름 카메라로 담아온 사진이 정통 아날로그 인화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암실에서 장인의 손끝으로 한 장 한 장 빛을 그려 완성한, 보기 드문 흑백사진 작품을 만나 보세요.
"내가 사진 속 사람들을 찍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카메라를 통해 내 가슴에 진실을 쏜 것이다."
박.노.해.
사랑하다 죽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사랑 없이 사는 것은 더 두려운 일이다.
사랑는 죽음보다 강하다. 박노해
이라크 아이들과 함께.
자이투나눔문화학교를 세우며 심은 올리브나무.
어떤 이의 방명록.
고원의 격려자.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려 주고 지켜주는 나무 하나
그토록 묵중하고 한결같은 사람 하나
천 년의 올리브나무 아래
박노해
올리브나무 숲의 아침.
고대의 정취가 어려있는 제라시에는 100만 그루 이상의 올리브나무가 자라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유실수 이자 가장 오래 살아 남은 나무인 올리브나무.
붉은 광야에 푸른 올리브나무들이 태양 빛을 받으며 눈부시게 현신하는 아침.
천 년의 사랑.
올리브나무가 천 년을 살아도 이토록 키가 크지 않는 건 사랑 때문이다.
하루하루 온몸을 비틀며 자신을 짜 올려 사랑으로 피고 맺은 좋은 것들을 다
아낌없이 내어주고 바쳐왔기 때문이다,
올리브나무 아래.
양을 치던 아이들이 올리브나무 아래 책을 읽는다.
첫 나들이 가던 날도, 첫 등교 날도, 첫사랑을 고백한 날도, 피난 가는 친구에게 우리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 언약한 날도,
전사한 형을 떠나 보낸 날도, 이 나무 아래 울고 웃고 기도했다.
삶의 중요한 사건이 탄생하고, 고귀한 무언가가 맺어지고, 내가 성장해온 기억의 층들과 내면의 나이테가 새겨진다.
사막의 어린 나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사막 길의 어린 올리브나무.
뜨거운 모래 폭풍에 쓰러지 듯 흔들리고 있었다.
나무는 심긴 그 순간부터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영혼을 위한 자리.
알 자지라 평원에 자리한 소박한 농부의 집.
따스한 햇살이 감싸는 흙벽에 기대앉아 향기 진한 아라빅 커피를 마시며 깊은 숨을 쉰다.
작지만 오롯한, 영혼을 위한 자리 하나.
석양의 기도.
전란의 땅에 노을이 물들고 오늘도 긴 아잔 소리가 울릴 때 하루 일을 마친 농부는 올리브나무 사이에서 기도를 바친다.
파괴된 대지에 가장 먼저 피어났던 저 올리브 새싹처럼 사무치는 마음으로 삶에 대한 감사를 드린다.
알 자지라의 아침 식사.
알 자지라 평원의 아침식사는 소박하나 풍요롭다.
이 열매를 받으라.
작은 연노랑 꽃이 피고 지면 드디어 올리브 알들이 맺힌다.
초록 빛깔 중에서도 더없이 독특한 '올리브그린'빛의 열매는 일용할 양식이 되고
고귀한 기름이 되고 성전의 향유가 된다.
올리브나무는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푸른 빛을 잃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듯.
어린 양을 품에 안고.
낙오된 어린 양을 찾아 안고 오던 소년은
막막한 지평과 가이없는 하늘 사이, 올리브나무 아래 잠시 걸음을 멈춘다.
영원에서 비춰오는 듯한 검푸른 빛에 감싸여 작은 내 안에 깃든 신성을 느끼며 침잠하는 시간.
저 올리브나무는 하늘과 땅을, 한 생과 영원을 이어주는 비밀스런 빛의 통로인 것만 같다.
우리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불현듯 그 '빛의 통로'가 열린다.
그 빛을 따라 걸을 때 진정한 나에게 이르는 길이 밝아온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정말로 세상에 기여하는 길은 다른 무엇도 아닌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며
더 사랑하고 내어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올리브나무에 기대어 숨을 고르던 소년이 다시 양을 안고 천천히 별이 뜨는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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