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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사는 세상/니하오 구채구

일단... 먹어야 되는 것 아니겠어요?

lotusgm 2011. 9. 26. 20:41

 

 

여행을 떠나면서 항상 걱정하는 것 중 하나는 역시 음식일 것이다.

그래도 나름 중화권에서 살아본 경험도 있어 자신 있었는 데...이틀이 한계라는 거.

그리고 내가 알고있는 중화권 음식이란 게 겨우 명함만 내밀 수 있으려나

그건 중국 음식도 뭣도 아녀~

 

 

 

 

드뎌 첫쨋날 새벽.

황룡으로 떠나는 날..조선족 총각 현지 가이드가 말했다.

"오늘 황룡은 마이 묵으면 안됩니다.

해발 3천 미터 고산지대라 마이 묵으만 오바이트 합니다."

워낙 아침 일찍 떠나기도 하지만 마이 묵으면 안되는 코스라

아침 도시락을 준비했다고 비닐 봉지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대추알만한..뭔지 구분이 안가는 알맹이 3알,삶은 계란 한알,사과 한알,

그리고 색과 크기가 제각각인 빵 3조각이 들어있었다.

참 나원..거기다 자기가 먹으라고 하면 그때 먹으란 거다..그래 안먹는다 안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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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추 아침 먹을 시간 쯤에.. 먹으란 말이 떨어지고.. 아껴서 꼭꼭 씹어서 먹었다.

그게..결코 양이 적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더우기 굶주려서도 아니고..

너무너무 맛있었다는 거다 자존심 상하게시리.

 

 

 

그리고 그날 점심.

그 오지에 식당이 있는 것도 신기하고 나름 한국인들을 겨냥해서 어슬픈 흉내를 낸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했다.건더기가 둥둥 떠다니는 된장국, 자기 기름에 흠뻑 빠져있는 삼겹살.

버섯이 흔한 곳인가 보다. 우리나라에선 비싼 목이 버섯요리가 항상 나온다.

 

 

 

 

 

황제가 먹었다는 '사천식 약선 특식 요리'로 유명한 250년 전통의 금선재.

한약재와 각종 몸에 좋은 재료로 만들어 혈액순환과 미용,감기 등에 효력이 있다는..

누가 특별히 설명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시끄러운 그들 틈에 앉아

그게 그거인 것 같은..줄지어 나오는 음식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만만해 보이는 것은

좀 쑤셔보기도 하고, 슬그머니 냄새도 맡아보고..

그래도 그 중 계란탕과 버섯 완자탕은 먹을만 했다.

마파 두부가 항상 빠지잖고 나오는 메뉴였는 데, 내가 아는 그 순진한 마파두부가 아니고

예의 그 향신료가 듬뿍 든 탓에 감히 덤빌 수가 없었다.

 

 

 

마지막 날 점심.

대략 인내의 한계에 이른 상태.

우리 일행은 싸가지고 간 남은 밑반찬들을 과감히 투자해서 마지막 투지를 불태웠다.

무슨 나이트도 아니고.. 기본으로 올려놓은 맥주를 한잔 들이키고 싶었지만

김치찌개 내놔라~ 주사라도 부릴까봐 참아주시고...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기전 마지막 저녁 식사.

샤브샤브 라길래 모두들 내심 '그래 그래도 ...'

다진 마늘과 다진 파 그리고 고소한 참기름으로 만든 쏘스가 맛나 보인다.

그런데 항상 극뽁이 안되는.. 혀와 목젓 그리고 넘어가면 가슴팍까지 화~~~하게 만드는 그 정체모를

향신료는 어김없이 모두를 좌절에 빠트리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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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중국 여행은 음식 걱정할 필요 없다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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