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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ing Jeju..아쉬운 마음에 용궁에 가다 본문

그 집 메뉴판

Leaving Jeju..아쉬운 마음에 용궁에 가다

lotusgm 2013. 4. 27. 14:54

 



세상에는 참 많고도 많은 음식이 있다.

생전 듣도보도 못한 음식을 굳이 찾아가면서 까지 먹는 일은 거의 없었던 까닭에

제주를 떠나는 마지막 날 먹은 해초비빔밥은 정말 특별난 것이었다.

 

 

 

이름도 생뚱맞은..그렇지만 해물을 다루는 음식점으로는 안성맞춤이란 생각도 드는 "용궁"

 


 

 

우리를 끌고간 칭구의 말에 따르면 가파도라는 작은 섬에서 민박집을 하던 쥔장이

제주도로 나와서 작년 가을에 차린 음식점이라는...

 


 

 

식당의 구조도 특이하고 실내장식은 더 특이하다.

작은 홀이 한쪽 편에 있고 더 작은 방들이 구석구석 들어앉아있는데..어릴적 동네 청요리집이 생각나게 하는

굉장히 특이한 생김새의 실내.

멀리보이는 것은 나를 더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거울이다.

 


 

 

 

 

손을 씻고 나오니 쥔장이 나와서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었다.

 

내용인 즉슨..원래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가게가 아니어서 일하던 사람들도 내보낸 상태인데

매스컴을 한번 타고나서 밀려오는 손님들때문에 사람은 갑자기 구할 수 없고 난감하다고..

비행기시간이 촉박하신 분들에게는 죄송하게 되었다고..

 

그래선지 오는 손님들을 수용할 수 없어서 쥔장과 둘이서 넋이 나갔더라는...

더러는 음식 나오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나가기도 하고,왜 음식 안나오냐고 채근을 하는 통에 하는 수 없이 직접 해명을 한 것 같았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 집요하게 그 음식을 먹어봐야 겠다고 작정을 하고..

어찌되었든 먼저 온 우리 앞에는 음식이 나왔다.

음식을 보는 순간 왜 사람들이 하염없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지 이해가 갔다.

만원대 단품에 회까지 나와주시는 뭐 대략 이런..

두사람은 성게비빔밥 15,000원

두사람은 해초비빔밥 10,000원

 


 

 

언젠가 1박2일에 나오길래 처음 본 거북손.

특별한 맛은 없고 그저 딱딱한 껍질 속에서 살점을 발라내는 희열감이 있을 수 있겠지.

사실 요령없는 난 항개도 못 발라먹었다.

 

 


 

특이하게도 비빔밥과 먹을 수 있는 국물은 넉넉한 양의 잡어 지리가 나온다.

이건 웬 휑재람..정말 시원하고 구수하고 맛나다.

 


 

 

메인요리가 나오기 까지 또 속절없이 시간이 흐른다.

빤히 보이는 주방에서는 쥔장이 직접 해초비빔밥에 올라갈 재료들을 손질하고 있나 보다.

먼저 나온 성게비빔밥을 게눈 감추 듯 먹어치운  둘은, 맛있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러고보니 성게비빔밥은 인증샷을 남기지도 못했눼..

 


 

 

드~디~어~!!!

해초비빔밥 되시겠다.

사실 뜨건운 요리도 아니고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 데 모르는 말씀.

오만가지 해초들 손질하랴..전복,해산,보말,문어,낙지 등등..해산물들을 먹기좋게 잘게 다지는일이

그리 쉽겠냐구. 더운 음식은 아니지만 티캔들이 켜진 나무 받침대에 올려져 나온다.

 

 


 

들어나 봤나~~보말 양념장.

이런 건 안가르쳐줘도 담박에 알 수 있어...해초비빔밥에 올려서 비벼 먹으라는 거지.

 


 

 

정말 비쥬얼 끝내준다.

 


 

그런데 이걸 으쩌나...결국은 사단이 나고 말았다.

그렇게 목을 빼고 기다렸는데 우리에게 해초비빔밥이 달랑 하나 나온 거..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데 뭐라 할말이..

그러더니 커다란 양푼에 밥과 해초를 듬뿍 담아주면서 그냥 비벼 드시라고..

내 칭구 백여사는 미안해서 가만앉아서 먹을 수 없다고 직접 나서서 이것 저것 챙겨오고..

결국 우리는 미처 나오지 못한 일인분의 해초비빔밥보다 더 배불리 맛나게 먹었다.

그리곤 부지런히 빈그릇들을 주방까지 날라다 주는 우리의 백여사..

 

 

정말 특별난 음식들만 있는 곳인 것 같다.

서울에 와서 용궁을 검색해보니 얼마나 다양하고 화려한 음식들이 있던지..

우린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유명하다는 해초비빔밥만 공략했는데

코스로 나오는 요리는 이름에 꼭맞는 용궁 밥상처럼 화려하고 멋지더라는...

공항에서 바로 가까운 곳이니 다음엔 공항에 내리자 마자 달려가 편히 먹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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