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나는 크로아티아로 간다~

 

 

 

 

 

 

 

지금이 새벽인지 한밤중인지 개의치않고 우리는 잠이 깨면 그냥 아침인 것 마냥

창문 밖을 한번 살펴보고 그날을 준비한다.

그날은 딱 걸렸다...끙끙거리며 불덩어리를 밀어내고 있는 먼산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도 같이 호들갑으로 힘을 실어주었다...오늘 일진이 좋은 것 같다.

음하하하....나는 오늘 크로아티아로 간다.드림스 컴 츄루~~~

 

 

 

 

음..기사 아저씨 이름이 뭐였드라?

슬로베니아 말로 안냐쎄요? 가 뭐드라?

한글자도 생각 안났지만 혼자서 기사아저씨 뒷통수에다 카메라 들이대고 뻔질나게 셔터질.쏴뤼~

차창 좀 닦지 그러셨어요.ㅠ 그래도 오늘만은 용서해 드릴께욤.호호~

 

 

 

 

오스트리아 안녕? 만나자마자 이별이네?

 

 

 

 

오스트리아 국경이 나왔다.

출국은 그럭저럭 간단하게 통과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좀 더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는 까닭에

운 없으면 여름의 경우 버스 안에서 몇십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가이드의 뻥 섞인 겁주기.

그리고 국경에서 카메라로 사진 찍고 그러다가 사진 삭제는 물론이고 때로는 메모리카드 째 압수 당하기도 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냥 몇장의 사진을 찍으며 그에게 일러주고 싶었다. '그러려니~ 하시길.ㅋㅋ~'

여행 첫날 공항을 벗어나자 마자 가이드가 제일 먼저 한 말이 " 패키지 여행은 그저 그러려니~ 그런 마음가짐이면

여행 끝까지 잘 할 수 있음을 기억하시고 그러려니~ 하시기 바랍니다" 였지.

 

 

 

 

두둥~ 까다롭기로 소문났다는 크로아티아 국경이 눈 앞에 나타났다.

슬금슬금 버스가 다가가자 초소에서 경찰이 나와서 우리 버스에 탄 일행들의 여권을 모두 거두어갔다.

막간을 이용하여 우리의 가이드 한말씀 해주시고..'오늘 여러분들 그래도 다행인 겁니다.'ㅋ~

 

 

 

 

그리고 얼마 후 돌려받은 여권에는 귀여운 자동차 입국 스템프가 찍혀있었다.

국가를 나타내는 약자가 HR인 이유는 그들의 언어로는 크로아티아가 흐르바츠카이기 때문이라는 사실.

 

 

 

 

우리가 크로아티아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일단 점심식사였다. 크로아티아가 내게 특별한 의미라

그들의 음식도 꼼꼼히 남겨 보기로 한다. 그런데 그 크로아티아 음식이라는 것도 패키지 여행에서는 함정이 있다는 사실.

대부분 패키지들은 줄 주욱 서서-물론 피부색 다른 관광객 포함- 항상 정해진 "그들"의 식당에서

해치우다 보니 얼마나 현지식이라는 말을 믿어야 하는 지 알 수가 없다는 거다.

그렇다고 어쩔꺼야? 난 그래도 스스로 여행에 최적화시킨 입맛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는 데

입 짧은 친구들은 과연 차례로 나오는 음식 중 어떤 것은 먹을 수 있고,어떤 건 먹을 수 없는 지 식사 때마다

고민 아닌 고민을 하고 대부분의 음식을 남기다 보니 써비스 하는 사람은 '아 유 피니쉬?'를 무한 반복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식전 빵이 나왔다.

먼저 뜯어 먹어본 사람이 한마디 했다..아이고 짜.

 

 

 

 

커다란 세숫대야에 기름이 적당히 떠 다니는 스프가 나왔다.

대부분 스프는 그래도 먹을 만 하지 않겠어?

 

 

 

 

스프에 좀 짜긴하지만 빵을 찍어먹어도 되고.

그런데 기대는 무너지고..스프 너 마저.ㅠ

 

 

 

 

그래 야채만 먹어도 죽진않지..그냥 풀.

 

 

 

 

그래도 난 괜찮다.

그릴에 구운 송어가 감자와 나란히 누운 매인 디쉬였는 데

제일 먼저 내가 먹어보고 친구들에게 먹어봐 먹을만 해~

사실이 뭐 걱정했던 비린네도 없고 괜찮았는 데 아니나 다를까 모두들 심드렁하게 식사를 끝내버렸다.

정작 송어 구이야 말로 굵은 소금 몇알 뿌려서 구웠더라면 더 맛났을텐데

그들은 몰라도 뭘 너무 몰라.ㅠ

 

 

 

 

디저트야 뭐 안먹어봐도 알지...하지만 디저트 까지 배신.ㅠ;;

그래도 나는 용서하기로 했다.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송어도 먹어치웠고, 크로아티아니까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