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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동허스님과 묘허스님 본문

남산 그리고 마애불

동허스님과 묘허스님

lotusgm 2016. 1. 8. 13:09

 

 




                                                                                                           -  군위 지보사 동허스님 묘비 앞에서  -



지보사에는 누가 계셨냐 하면 백동허스님이라꼬...16살에 스님 되어서 97살에 돌아가셨으니까 81년을 중노릇 했어요.

그분은 고운사에 계시다가 압곡사에서 출가하고 견성성불하신 수월스님의 손좌상좌 입니다 *수월스님은 천수주력하면서 살아서

세차례에 걸쳐 64과의 사리가 나온 스님인데,(가도 주지스님이 안계시면 친견할 수 없지만 )압곡사에 진영을 모셔놨습니다.

그 어른(동허스님)한테 내가 수월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당신이 처음에 고은사로 출가를 했는데 수월스님의 손자상좌가 됐다는 거야.도인스님이 조실을 하고있는데 이 양반이

매일 아침에 아침 반찬으로 참새를 한마리 잡아서 꾸워달라고 하더래..그러니까 살생을 하지말라고 그러면서도

당신 잡수려고 나한테 살생을 하라고 그러고 ..그래서 한밤중에 촛불을 비춰서 힘들게 기왓장 처마밑에 자는 새를 잡는거야.

저녁마다 새를 한마리 잡아야 되고, 아침마다 꾸워줘야 되는데, 어느날은 새를 꿉다 하니까 그 냄새가 엄청 구수~~~하더래요.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다리 하나를 뜯어서 먹어버렸어요. 한쪽 다리 없는 새를 갖다 줘도 수월스님께서는

'니가 왜 이거를.. 오늘은 새 다리가 하나 엄느냐' '이 다리 하나 우옛느냐' 아무 소리 안하고 그냥 잡숫더래.

아침을 먹고 설거지 다 해놓고나니 '동허야~ 동허야!'부르더래..그래 쫓아갔더니 '물 한그륵 떠오니라'

물을 한그릇 떠다주니까 물을 꿀덕꿀덕 마시더니 입으로 물을 확~ 품어버리니까 한쪽 다리 없는 새가 날라가..

'야 이눔아 저 새다리 우옛느냐 ..내놔라!' 그래서 공부를 하고 수행을 하면 정행이 아니고 기행을 하더라도 정신만 통일하면

신통묘력한 법력도 생겨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거야.

그날 이후에는 새 잡으란 소리 한번도 안하더라는거야.당신(동허스님)은 새 잡아줬는데 새를 죽인 것이 아니라 (수월스님은)

새의 영혼을 다 제도했다는 거지.

"나는 그것을 목격을 했다"고 동허스님이 그러는거야.

 

동허스님 20대 초반에 아파서 안동의 병원에 입원을 했는 데, 같이 입원했던 한 여자가 동허스님을 보고 자꾸 잘 살도록 해주겠다고 당신 사위가 되어달라고 하는 바람에 유혹에 넘어갔다는 거야.(일제 때는 스님들도 장가가던 시절이라 문제 될 것도 없지만)

결혼식을 하던 중에 어디선가 고함소리가 들리고 동네 사람들이 어디론가 뛰어 올라가고 야단이 났더래..

가만 들어보니 당신 노스님(수월스님)이 "야 이노무 동허야..장가가서 땡초가 될라거든 내 죽는 거 보고 가라"고

떨어져 죽는다는 걸 사람들은 말리고..'스님 제가 청정비구로 일생을 잘 살겠으니 걱정하지 말고 내려가자'고 마당에서

행례를 지내다가 사모관대 벗어던지고 노스님 모시고 와서 오늘의 내가 있다...고.

 

당신(동허스님)이 87살에 내(묘허스님)가 청암사 강원에 있을 때 내 은사스님은 학인이 돈 있으면 땡초된다고 돈을 주시지 않아

책은 사봐야 되고 하니까 동허스님 밑에 가서 시자 산 적이 있는데 그때 직접 수월스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내(동허스님)가 세속사람으로 살것을 노스님 덕분에 만인의 대접을 받고 늙도록 스님 노릇하는 것은 우리 노스님(수월스님)의 은혜가 중하다고..그러고도 11년 더 살다가 97살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나는 항상 지보사에 갈 때마다 동허스님을 생각하고 스님의 비석에 가서 비문 한번 읽어보고 내려오는 겁니다.

 

- 2016년 1월 5일 군위 불로리 마애보살입상 순례법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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