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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 대강면] 사석리 문덕산 마애불좌상을 찾아서 본문

남산 그리고 마애불

[남원시 대강면] 사석리 문덕산 마애불좌상을 찾아서

lotusgm 2016. 4. 4. 23:34

 

 

 


 

2016년 4월 3일 묘허큰스님과 함께하는 마애불순례.

전북 남원까지 가는 순례라 한시간 더 빠른 시간에 출발해서 10시도 되기전에

마애불이 있는 사석리 석촌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마애불 가는 길에 있는 약수정사까지 10여분 걸어 올라갔다.

 

 

 

 

 


 

한국불교 태고종 약수정사 대웅전.

전라북도 남원시 대강면 사석리 산 94-1

 

 

 


 

 

 

약수정사에 있는 보살 말에 의하면

약수정사 범종각 옆으로 나있는 계곡길로 오르면, 힘들고 멀기는 하지만 우리가 찾는 마애불좌상으로

가는 길이 있다고 했다.

 

 

 

 

동네 뒷길에도 벚꽃잎이 풀풀 날리는 꽃세상이건만 남쪽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산에 계절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맨살에 달려있는 듯한 참꽃 뿐이었다.

 

 

 

 

제법 골이 깊은 곳 처럼 보였지만 흐르는 물을 막아서 흘려보내는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다른 곳에는 수량이

부족해서 계곡 역활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유난히 좁은 길을 가로지르며 쓰러져있는 나무가 많아서

허리를 굽혀 지나가기도  하고 용쓰며 넘어가기도 하고.

 

 

 

 

길은 아예 없다.

산 정상 부분 절벽에 마애불좌상이 있다고 했으니 그냥 올라가는 거다.

 

 

 

 

 


 

스틱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들 조차 어느새 나무 지팡이 하나씩 짚고 힘들게 오르고 오른다.

 

 

 

 

처음으로 보는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산 마다 그렇게 보기싫던 낡은 표시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렇지만 암호같기도 하고 그저 '두바리봉' 과 '고리봉'만 알아보고 그래도 반가웠다.

 

 

 


 

 

 

네발로 기어 오르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음에야.

이렇게 건너편 봉우리와 맞짱 뜨는 산 능선으로 올라섰다.

 

 

 

 

발 아래가 션하게 보인다.

그런데 누구하나 어디인지 입에 담는 이는 없다.

 

 

 

 

 

 


 

 

2007년에 인근 야산에 꽤 큰산불이 났었다고 하더니 아마도 아직 그 상처가 이렇게 남아있나 보다.

일행들은 전부 지칠대로 지쳐서 주변 모습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다가 돌아나오는 길에 처음 보는 풍경이라고,

길 잘못 든 것 같다고 요란을 떨길래 가는 길에도 사진에 담았던 내가 지나친 곳이 분명하다고 일러주기도 했다.

 

 

 

 

또다시 암호를 만남.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길은 더 힘들어지고 정확하게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몇몇 사람은 그 와중에 흩어져 벼랑 아래 숨어있어 능선 위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는

마애불좌상 수색에 나섰지만 오리무중.

 

 

 

 

그렇게 우왕좌왕 헤매던 중에 누군가가 "찾았다"고..

 

 

 

 

능선길에서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서기 시작했다.

 

 

 

 

비로 젖은 비탈길에 깔린 낙엽은 미끄럼틀 같다.

 

 

 

 

갑자기 가까스로 기어내려가던 앞 사람들의 탄성소리가 들렸다.

'와! 마애불이다'

 

 

 

 

2시간 30분 만에 마애불좌상 앞에 섰다.

빗줄기도 거세지는 속에서 사람들은 가방에서 서둘러 준비해간 마지를 꺼내 올리고 예불이 시작되었다.

이만큼 가슴 가득 보람을 느낀 순례가 있었던가?

30여분의 시간 동안 빗 속에서 한사람 한사람 각자마다 쏟아낸 간절함은 요란한 빗소리를

뚫고 나가 원하는 곳에 닿는 것처럼 느껴졌다.

석가모니불...석가모니불...석가모니불...

http://blog.daum.net/lotusgm/7801230 남원시 대강면 사석리 문덕산 마애불좌상

 

 

 

 

그 이후 우리는 끈질기게 추적대는 비를 맞으며 2시간 30여분 동안 길을 헤매며

능선을 걸어 처음 출발과는 전혀 다른 마을 어귀로 내려섰다.

나머지 일행들도 몇팀으로 흩어져 각자 다른 루트로 하산했다고 했다.

 

 

 

 

비안개가 자욱한 숲길 사이사이에 보이는 보잘것 없는 참꽃이 아니었다면 어쩔뻔했는지...

흑백의 숲길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붉은 빛이 거짓말처럼 길을 안내하는 등불처럼 보여서 위로받곤 했다.

결국 일행 중 한사람은 넘어져서 발목을 심하게 다쳤다.

 

 

 

 

또다른 등불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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