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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본문
빈자리가 없는 주차장 입구에서 마냥 차례를 기다리는데
눈에 띈 공사장 구조물이 근사한 설치미술 작품 같다.
'그거 머할라꼬 찍노?'
'........'
'그기 먼지 아무도 모리겠다'
'그래서 찍는 거얌'
집을 떠나올 때 분명 아직은 봄 맞을 엄두도 못내고
칼칼한 겨울 바람에 떠밀려 아랫지방으로 왔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열흘 사이 내 뒤통수에 바짝 봄햇살이 따라 붙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늘이 푸르다
백만년전 부터 공사 중인 동대구역 그늘진 플랫홈으로
앙칼진 봄바람이 휩쓸고 지나가도 하늘만은 정말 푸르다..
텅빈 선로를 바라보고 있으면 무.섭.다.
일곱살 이후에 생겨난 트라우마가 확실하다.
바퀴가 달린 여행가방을 보면 괜시리 같이 떠나고 싶고
그 여행가방이 끌리는 소리를 들으면 덩달아 가슴이 설래고.
여행이란 낯선 곳 낯선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낯선 나...나를 보여주는 행위이기도 하다.
전혀 낯설지않은 그들 사이에서 낯선 자신을 발견하고 돌아오는 길..
2016년 3월12일 토요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by 삼성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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