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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수만리 마애석불 본문

남산 그리고 마애불

[전북 완주] 수만리 마애석불

lotusgm 2016. 11. 29. 19:00

 

 

 


 

2016년 11월 25일 묘허큰스님과 함께 마애불순례.

인도순례여행을 마치고 처음 가는... 전라도로의 순례길,한적한 도로가에 눈에 띄는 안내 이정표가 멋스럽고 반갑다.

'전라북도 완주군 만수리 마애석불'

 

 

 

 

작은 다리를 건너면 나즈막한 야산으로 접어드는 숨은 길이 있다.

 

 

 

 

마애석불 까지는 1.42㎞.

 

 

 

 

활엽 잡목숲은 남김없이 옷을 벗은 모습이었고 발 밑은 너덜거리는 돌길이었다.

 

 

 

 

 


 

산은 은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어 눈이 심심하지 않았다.

달려있던 이파리가 떨어져 내려버리고 남은 넝쿨들이 나무 위로 얽혀있는 숲의 모습도 내게는 근사하게만 보이는데 

어느 블로거는 엄청 힘들어 숨이차고 땀이 비오듯 했다고 했다. 언제 그런 구간이 나타난다는건지 우리에겐 그저

걷기에 적당한 야트막한 야산에 불과했다.

 

 

 

 

마치 무대를 비추는 빛처럼 반짝 거리는 대나무숲을 지나면 분명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나타날 것만 같았는데

아니나다를까 암자(사실 우리가 알고있는 그 암자는 아니다)라는 이름을 달고있는 붉은 스레트지붕의 작은 집이 나타났다.

 

 

 

 

 


 

누구든 원하면 주렁주렁 유혹하는 홍시를 따먹으라 했건만 마음대로 안된다고 마당이 시끌시끌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부분은 집을 지나쳐 집 뒤로 난 산길을 올랐다.

 

 

 

 


 

 

깔딱고개는 아니지만 내려갈 길이 걱정되는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오르면

 

 

 

 

마애불이 모셔진 거대한 자연 암벽이 눈에 들어온다.

1.42㎞// 40여분 걸렸다.

 

 

 

 

 


 

암벽 앞에는 물길처럼 길이 나있고 정돈되지 않고 어지럽게 주섬주섬 돌무더기 재단이 있었다.

 

 

 

 

 


 

 


 

 


 

 


 

수만리 마애석불 -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84호

이 석불은 산 아래의 자연암벽에 새겨놓은 거대한 마애불로,통일신라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는 이러한 대형 마애불이 유행하였다. 얼굴이 크고 이목구비가 시원하게 생겼으나

귀는 작은 편이다. 목주름은 새기지 않았고 옷자락은 양어깨에 걸쳐져 있다. 가슴이 넓고 무릎이 두꺼워

당당하고 듬직하게 보인다. 머리 위에 네모난 흠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 간단한 구조물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대형 불상이면서도 적절한 양감과 균형감 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부터 선각으로 표현된 수인에 눈이 갔다.

표면이 껍질처럼 떨어져 나간 부분도 있지만 거대한 마애불의 손가락이 너무나 부드럽고

섬세하게 표현되어있어 엄청난 정성이 느껴졌다.

 

 

 

 

통일신라 때 불상이라니 ..그 옛날 이렇게 높은 암벽에 어떻게 불상을 조각했을까.

암벽에서 머리를 쑤욱 내민 듯 불두는 조각이 뚜렷하고,선각으로 표현한 몸은 굉장히 화려하고 선의 모습이 다양하다.

양 어깨를 감싼 통견의 옷자락은 부드러워 보이고 표현이 섬세하다.

통일신라때 조성되어 이조 오백년 숭유억불 시대에도 마애불의 뭉툭하고 건강한 코가 살아남은 까닭은

아마도 어리석은 민초들이 탐을 내기엔 마애불의 코가 위치한 암벽이 너무 높아서 일꺼라고

짐작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단단해 보이는 가부좌는 더불어 단정해 보이지만

돌의 형질때문인지 마모된 탓인지 분명해 보이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불두 위의 파인 흔적은 얼굴을 보호하기 위한 전실이나 갓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이 가는데

부러 훼손하기에는 너무 높은 곳이니 절로 떨어져 내렸을 수도 있겠다.

 

 

 

 

부지런히 준비해 간 마지를 올리고 예불준비를 마쳤다.

 

 

 

 


 

 

축원.

 

 

 

 

따끈따끈한 햇살을 받으며 큰스님의 간단한 법문을 듣고

마애불 주변에서 점심공양을 하고 내려가기로 했다.

 

 

 

 

 


 

 


 

 


 


 

 

햇살이 들어 아늑하니 야외에서 공양을 하자고 했지만 공양 내내 추워서 벌벌 떨면서 먹어치우고

부지런히 내려가는 길이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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