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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경북 예천] 승본리 석불입상 본문
2017년 10월 29일 묘허큰스님과 함께 마애불순례.
경북 예천까지 3시간 동안 내내 꿈속처럼 창밖은 안개가 드리우고
그나마 아침 햇살이 퍼지자 간혹 떠진 눈만큼 조금씩 보이는 색색의 단풍들로
북세통을 이루고 있는 산의 모습에 호들갑 한번씩 떨어주면서...
여기서 부터는 걸어서 가라고 내려준 네갈래 농로를 앞에 두고 어디로 가야할 지 잠시 망설였다.
어디선가 '도저히 마애불이 있을 것 같지않은 길로 들어섰다'고 했는데,그렇게 여겨지는 길이 최소한 두개는 되고,
여기까지 따라온 자욱한 안개로 안그래도 길을 잃을 지경이었다.
일을 하고 계시는 어른께 여쭈니 쭈욱 가다가 막다른 곳에서 왼편으로 접어들면 된다고..
'무조건 쭈욱 가다가 왼쪽'을 강조하셨다.
쭈욱 걸어들어간다...
거짓말처럼 왼편으로 길이 있다.
뒤돌아 본 곳에 ...
얼마가지 않아서 바로 길은 끝나고 산속의 컨테이너 박스.
왼쪽으로 올려다 보면 계단이 보인다.
그리고 입상을 모신 아담한 전각이 너른 곳에 자리잡고 있다.
- 예천승본리석불입상 -
예천 승본리 입상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 351호
경상북도 예천군 보문면 승본리 산 79
양손을 가슴에 올려 약합藥盒을 들고있는 것으로 볼 때 약사여래불이다.
조각 수법으로 미루어 보면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에는 분명 얼굴은 온화하고 삼도는 뚜렷하다고 적혀있는데
내 눈에는 온화한 얼굴도 삼도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자리를 옮기거나 다시 모실 때 균형을 잘못 잡은 것 처럼
불안하게 뒤로 많이 기울어져 있고 가운데에는 뚜렷한 보수의 흔적도 보인다.
새벽부터 정성껏 준비해온 마지와 공양물들을 올리고 예참 준비를 마쳤다.
묘허큰스님께서도 도착하셨다.
대구 성화사 주지이신 종현스님의 집전으로 예참이 시작되었다.
법보시 받은 예불독송문.
축원.
모두들 빠져나간 전각 앞을 부지런히 쓸고 계시는 보살님.
공터의 햇살 아래 앉아 점심 공양을 하고 내려가는 길.
이제사 안개가 걷히고 세상은 제 모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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