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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동면리 마애비로자나입상 본문

남산 그리고 마애불

[경북 봉화]동면리 마애비로자나입상

lotusgm 2017. 12. 29. 13:58





2017년 12월 26일 묘허큰스님과 함께 마애불순례.

요즘 들어 최저기온으로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경북 내륙의 봉화...동면 1리 소내골 경노당 앞에 도착했다.

차 안으로 밀고들어온 마냥 따스하게만 느껴졌던 겨울 햇살을 무색하게 하는 싸늘한 바람이 마중 나왔다.





특별한 이정표도 없고 동네 할머니 말씀대로 쭈욱~10여분 동네길을

걸어오르자 길가로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찮은 거대한 자연 암벽이 나타났다.





오랫만에 우리가 일등으로 도착한 것 같다.

항상 마지막으로 도착한 우리는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곧바로 마애불을 찾을 수 있었는데,먼저 도착하고 보니 선뜻 시야에 마애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동면리 마애비로자나불입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73호

경상북도 봉화군 재산면 동면리 산 268





인위적인 훼손이 없는 굉장히 수려한 상호의 마애불이란 느낌이 먼저 들었다.

높다란 육계와 편안한 상호 아래 삼도는 지난번 '충북 제천 두학동 석조여래입상'과 마찬가지로

두터운 양각으로 도드라진 모습이고,차림새는 풍성한 주름이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이다.

그런데 가슴 아래로는 훼손이 심해 별다른 형태가 없음이 안타까웠다.





가슴 앞에 가지런히 모은 수인은 뚜렷한 형태임에도 확신할 수 없었는데

안내판에는 비로자나불이라 명시되어 있으니 아마도 비로자나부처님의 수인인 '지권인智拳印'일

확률이 높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권인'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로자나불의 또다른 수인인'법계정인法界定印'과도 역시 다른 모습이다.











마애입상 뒤로는 마치 지장보살님 의 광배처럼 둥근 두개의 원형태가 보이고

다시 그 뒤로는 불꽃광배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조각의 흔적들이 보인다.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곳곳에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마을 할머니 한분이 마애불 주변을 돌보고 계시는 것 같았다.








사실 멀리서 모르고 바라보면 마애불은 숨은 그림찾기가 된다.








바로 옆에는 이동식 화장실도 있고 특이하게 벤취도 놓여있었다.








부분에 따라서는 다양한 색을 띄는 거대한 암벽은,보기에도 훼손이 심할 수 밖에 없는 사암으로 보였는데

그나마 다른 재질처럼 보이는 반반한 곳에 입상을 조각하고 육계 위로는 자연적인 형태를 이용한 것인지

따로 조각한 형태인지 입상을 보호할 만큼의 턱이 있어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사암의 검은빛은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적인 산화의 흔적이라 특별한 세착작업을 하면 없어지기도 하지만

산 속의 마애불이 그런 호사를 누릴 기회는 없을 것이다.





묘허큰스님께서 도착하시고 바로 예참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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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큰스님을 모시고 매달 전국으로 떠나는 마애불순례에 대한 자부심을 각자 가슴에 품고있다.

주변에 돌보는 절이 없는 대부분 페사지에 남겨진 마애불,입상,좌상을 찾아 새벽부터 정성으로 준비한 마지와

공양물을 올리고 스님의 사다라니를 시작으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간절한 예참을 올린다.

각자 가슴 한켠에 같이 품은 사연많은 축원은,큰스님 말씀대로 하나마나한 의미없는 욕심일 수도 있다.


별을 보며 집을 나서는 바로 그 순간부터 과연 내 혼자만의 발걸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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