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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상수리나무잎 카페트가 깔린 북한산둘레길 13구간 송추마을길~14구간 산너미길 본문
남은 북한산 둘레길을 마저 걷기 위해 어쩌면 마지막 가을 주말일지도 모르는 토요일,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번잡한 도봉산 역을 피해 비교적 조용할 거라고 생각한 구파발역에서 출발해 지난번 우이령길 교현리에서
걸었던 충의길과는 반대 방향인 송추마을길을 이어걷기로 결정하고 구파발역에 도착했다.
3호선 구파발역 1번과 2번 출구 사이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교현리 오봉산 석굴암 삼거리 앞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헐~눈으로 보고는 믿지못할 상황이라니...
이번 주 가장 절정이라고 입 모아 얘기들 하는 북한산성길로 가는 사람들로 버스정류장 앞 줄은 끝이 안보인다.
이 노릇을 어떻게...설상가상으로 우리가 가는 방향의 704번 34번 버스는 정류장에 아예 정차도 안하고 통과해 버렸다.
이유인 즉슨 지리를 잘아는 요령있는 사람들이 아예 연신내나 불광역에서 타고 오는 바람에 이 사단이...
자그마치 40분 동안 우왕좌왕,잔머리 굴려봐도 소심한 사람은 하루 왼종일 해결 안나게 생긴 차에
복잡한데 사람 더 태운다고 기사님 욕 바가지로 얻어먹으며 마지막으로 구제한 사람이 우리 둘이었다.
한사람은 앞문에 다른사람은 뒷문에 매달렸다.
동네 이면도로를 몇개 도는 동안 흔들릴 때 마다 죽어라 뭔가를 부여잡고 버티는데,
방향을 바꾸는 순간 도로 끝에 나타난 우리의 북.한.산.
미친 척 하며 셔터를 눌렀다.
멋지다.
이 바운더리에 들어서면 눈만 돌려도 절경이 눈 앞에 다가온다.
20분 동안 정류장 마다 서며 사람들을 쏟아낸 덕에 헐렁해진 버스에서 우리도 내려섰다.
혼이 빠져나간 느낌을 부여잡고. 쿨럭~~
우이동 오방산 석굴암 입구 정류장.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때마침 그날의
'우이령길 범시민 건강 걷기대회' 집결지 란다.
지난 회차에 이 이정표 앞(고현우이령길 입구)에서 충의길 방향으로 걸었으니
오늘은 반대 방향에 있는 송추마을길로 출발~
늦어도 너무 늦었다.
비닐하우스 너머 우이령길을 걸으며 봤던 귀여운 오봉이 보인다.
더 이상 걸을 수 있는 길이 없어 보이던 차에 오른편으로 들어가라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국화향...니도 국화냐?
북한산둘레길 13구간 송추마을길 입구.
으악~조으다~
사각사각 ...마치 눈길을 걷는 것 처럼 사각거리는 발밑은 상수리 나무 이파리로 만든 카펫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켜켜히 쌓였을까.
송추마을.
오봉탐방지원센터.
별로 걷지도 못했지만 벌써 12시를 넘기고 있으니...미리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음식이 꽤 맛깔스러운 집이었다.
거대한 고가도로 아래 교각에 붙어있는 이정표.
건너편 송추 제1주차장 옆으로 들어가라 한다.
고가도로 아래 주차장의 풍경 치고는 최고다.
거의 뛰다시피 부대 뒷산을 내려와서는
지루하고 맘 급하게 만드는 아스팔트 길.
사패산 원각사로 가는 진입로.
사패산 둘레길 관리물품보관소.
북한산둘레길 13구간 송추마을길이 끝나고 14구간 산너미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난이도 등급이 上인 구간이라더니 시작부터 치고 올라간다.
잠시 넋놓을 정도로 예쁜 길이 있어주어 숨도 고른다.
여기는 처음부터 색 고운 단풍도 없었고 그나마 떨어져 내려버렸지만
그래서 또 아름답다.
풍경과 친화적인 쉼터에 잠시 앉아 커피를 마셨다.
'아......이렇게 아름다운 숲을 두고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헤매고 있는걸까?'
하는 차에 처음으로 스쳐지나가는 한무리의 사람들.
숲에 길게 누운 나목들의 그림자가 맘에 드는 그림이 된다.
쉴새없이 오른 높은 곳에는 역시 전망대가 있었다.
의정부 시내가 한눈에 쏘옥 들어오는 전망대.
그리고 이어진 계단의 압박.
오르기만 한 우리가 힘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우리가 내려가고 있는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니...공짜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북한산둘레길 14구간 산너미길 구간이 끝나고 15구간 안골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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