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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영화 "Maudie, 내 사랑"을 보고 난 후 나 혼자 뒷담화 본문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것도, 그렇다고 안내리는 것도 아닌 날 무료함에 치를 떨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넷플릭스를 열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화, 드라마, 시리즈물 사이를
헤맨 후 멈춘 곳에는 나만 모르고 있던 사이에 이미 많은 사람들의 리뷰가 질펀한 영화.
<Maudie ,내사랑>
캐나다와 아일랜드 합작영화로 2016년 최초 개봉되었다.
주인공 모드 루이스 역에는 샐리 호킨스.
에버렛 루이스 역에는 에단 호크.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데 '에단 호크'의 역활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
90년대 'Before Sunrise'에서의 섹시한 제시를, 기대는 아니라도 보고싶었던게
잘못은 아니니까...야튼...
그런데 '에단 호크' 자신은 이 시나리오를 보고 이것저것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는데, 과연 결과물을 보고나서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었는 지
정말 궁금하다. 내 개인적인 결론으로는 '에단 호크'는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는 적합한
배우가 아니었다는 거다. 전반부에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저 사람이 '에단 호크'라고? 왜? 굳이?
후반부로 갈수록 땟깔이 벗겨지고, 배우도 더 이상은 본인의 매력을 숨길수 없었는 지 비현실적인
미모가 드러나자 세월이 가면서 더 힘겨워지는 '모드 루이스'와의 투 샷이
영화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기 까지 이르는데 어쩔거야...물론 순전히 내 개인적인 소감이다.
마을에서 뚝 떨어진 곳에 있는 에버렛의 집.
모드가 이 집에 억지로 밀고 들어왔을 때는 모든 것이 심란 지경이었지만
그녀의 내재되어 있던 본능적 손길로 집이 변해가는 모습을 숨은 그림 찾기 처럼
발견하는 순간도 이 영화만 가지는 흥미 거리이다.
담배를 물고 문 턱에 웅크린 그녀의 뒷모습에
영화 속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내 가슴이 덜컹거렸다.....
캐나다 남동쪽에 있는 작은 어촌 마을 노바스코샤의 아름다운 풍경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모드 루이스'의 원색 그림에 담긴 자연을 보노라면 그녀는 진정으로 그 곳을 좋아했던 것 같다.
종종 그녀가 앉은 수레를 끌고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에버렛의 모습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까 싶다.
부모의 죽음 후 숙모 집에서 천덕구러기로 살던 그녀가 에버렛의 집으로 탈출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 그녀의 그림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할 즈음 마지막으로 찾아간
숙모에게서 (영화에는 특별한 설명도 언급도 없었지만) 모드가 사산했다고 알고있는 아이가
사실은 살아있다고, 오빠와 숙모가 돈을 받고 부잣집에 팔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이유로 숙모에게 가지말라고 화를 내며 데려다 주지않았던 에버렛이
마중 나온 차 안에서 모드가 울며 그 이야기를 전하자
에버렛은 다시 소리를 지르며 모드를 들판에 남겨두고 가버린다.
잘 생각해 보니 에버렛은 그녀가 자신과의 얘기가 아닌 다른 사람을 등장시키는 순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 같다.
'여기저기서 온통 사람들 뿐이고, 사방에서 나를 향한 비웃음...그 이야기 아니면 할게 없나?
당신과 엮이고 내 삶만 더 괴로워졌어' 라며...
'모드' 그녀가 주체성을 드러낼라치면 그는 자격지심과
그녀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던 게 아닐까 싶다.
어찌되었든....들판에 버려진 그녀의 모습에 내 가슴이 또 한번 아팠던 장면이었다.
그 길로 찾아간 샌드라의 집.
모드의 그림을 제일 처음 알아 본 이웃 샌드라가 모드에게 그림을 가르쳐 달라고 하자
'그건 아무도 못가르쳐줘요.
그리고 싶으면 그냥 그리면 되요...
나는 외출을 잘 하지 못하니까 기억에 있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나는 창을 좋아해요...매번 달라요...
제 인생 전부가 이미 액자 속에 있어요...바로 저기요...
사실 아무리 잘 보려고 해도 그녀의 삶이 아름답고 행복했다고는 할 수 없음에도 그녀의
작품을 보면 그녀가 읊조리는 그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녀가 바라보는 창 밖의 '자신의 인생'은 그녀의 추억과 상상 속에서
당장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 바로 그녀가 만들어낸 기적이다.
'에버렛'이 그녀에게 내 곁을 안떠났음 좋겠어...당신이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니까...라고 말해준
그 이후 모드의 삶은 달라졌을까? 몸은 더 휘어 호흡도 힘들고 관절염 통증으로 붓을 쥘 수도 없는
모드, 점점 쪼그라드는 몸으로도 그림을 그리며 버티던 그녀가 쓰러졌다.
폐렴으로 죽어가면서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지 난 왜 몰랐을까?'라며 우는 에버렛을 가까이 불러
'난 사랑받았어'라고 말한다.
'모드'가 세상에서 사라지고 이제 길 위에 혼자 선 '에버렛'...그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까?
자신이 의도했든 아니었든 시종일관 자기식으로 다루었던 모드가 떠나고 난 다음에는
에버렛이 불행한 인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모드는 굳이 에버렛이 아니어도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는 매 순간 행복했을 것이고,
소크라테스의 악처가 남편을 위대한 철학자로 만들었던 것 처럼 에버렛과의 궁핍한 삶이
모드로 하여금 추억 속에 존재하는 풍경을 그녀의 것으로 끄집어내게 했을 것이라 억지한다면
더 우길 마음은 없지만, 야튼 그의 존재 자체가 모드를 행복하게 만들었을 리는 없을 거란 얘기다.
각설하고, '모드' 그녀가 행복했었고, 사랑을 받았다면 된거다.
영화의 리뷰는 하나같이 '아름다운 사랑 얘기'라는 한마디로 의기투합 했지만,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아닌 것 같다.
'아름다운 사랑에 눈물 흘렸다' 일색 속에서 '이 영화는 아름다운 사랑 얘기가 아니고
씁쓸한 인생 이야기'라는 누군가의 한마디에 내 의견을 보태본다.
그리고 분명 말하지만 순수한 '모드 루이스'의 일생을 그린 영화는 더더구나 아닌 것 같다.
'모드 루이스'의 삶을 가져와 사랑 영화로 각색한 영화가 개봉되면서 그보다 더한 미사여구로 도배한
영화사 측 홍보 문구들은 관람객들 스스로 영화를 공감할 선택권 마저 무시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는 거지. 나 같은 사람이야 영화에 대한 선입견 없이 영화를 간단히 소개한
줄거리에 '장애를 가진 여성이 궁핍한 삶 속에서 기적을 이루어낸다..화가 모드 루이스의 일생'
이라는 문구를 보고 선택한 영화에 '에단 호크' 주연작이니까 더할 나위없었지만...
모드 루이스(1903~1970)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평생 동안 관절염의 고통 속에서도
수많은 그림을 남긴 캐나다 태생의 화가.
실제 모드와 에버렛은 그리 행복하진 않았다. 새로 밝혀진 전기에 따르면 평생 가난하게 살았으며, 에버렛은 모드의 그림이 인기가 있다는걸 알고 모드를 내보내지 않고 그림만 그리게 했다.모드 사망 이후 에버렛은 모드의 물품을 다 팔아버리고 홀아비로 살다가 강도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위키백과-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드 루이스' 그녀가 사랑했던 노바스코샤 어촌 풍경.
그녀의 기억 속에서 다시 탄생한 '모드 루이스'의 노바스코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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