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선별검사소 PCR 검사와 대장내시경 본문

My story..

선별검사소 PCR 검사와 대장내시경

lotusgm 2021. 12. 21. 16:12

 

 

 

 

하필이면 이런 시국에 십년동안 미루어왔던 내시경을 왜?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야튼 대장내시경을 하기 위해 전문 병원 진료를 보고 하는 말이, 내시경 날짜가 내년으로 넘어간단다.

세상 일이 꼭 내 맘대로 되어간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마음 먹었는데 이건 아닌데...싶으면서

예약 날짜를 잡으러 갔더니 마침 한사람이 취소를 했다고 당장 월요일에 날짜 잡아드릴까요? 묻는다.

싫다고 하겠어? 그렇게 날짜는 잡혔는데...사전 준비가 만만찮다.

코로나 PCR 검사를 해서 음성 확인서를 받아오라는 거다....왜요?

혹시나 검사 중 용종이 나오거나 폴립이 나오면 시술 내지는 수술을 해야할 수도, 그러려면 입원을

해야할 수도 있는데 그때는 절차 상 너무 늦다는 거다.

 

 

 

그래서 토요일 사당문화회관 선별검사소 앞에 줄을 섰다.

어디가 좋을 지 잔머리 굴려봤자 기다렸다는 듯이 일사천리로 검사를 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고

요즘 오미클론 때문에 검사 건수가 엄청난 시기라 그날의 내 운에 맡기는 수밖에...

10시에 문을 여는데, 유독 추웠던 날 중무장을 하고 갔더니 이미 20~30명이 줄을 서있었다.

 

 

 

 

드디어 푸른 비옷같은 방호복을 입은 직원의 모습이 보이고, 뿌리 내리고 있던 발자욱을 떼기 시작한다.

(정말 꽁꽁 얼어붙는 것 처럼 추운 날이었다.)

다른 날이었다면 QR 코드로 사전문진표 작성이 필요한데 오늘은 수기로 작성해야 한다고 하더니,

그날 저녁에, 1시간 동안 질병관리청 온라인전자문진표 접속에 문제가 생기면서 혼란을 빚기도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시스템 개선 작업을 하던 중 예상치 못한 과부하로 한 때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다고 한다.

(그 '과부하'는 말하기 좋아하는 그들의 만만하면 나오는 변명인 것 같다.)

내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한테 미안해서 뒤를 돌아볼 엄두가 안났는데 대기줄이 건물 반대편 까지 이어져있다.

 

 

 

 

검색을 하면 검사소의 혼잡도 현황이 나온다...참 희안한 세상이다...

지금 막 영업 재개한 10시 04분 현재 붐빔이라고 뜬다.

 

정작 검사소 안으로 진입하면 정신없이 빨리 진행이 된다.

입구에서 한사람이 손소독제를 뿌리면서 일회용장갑을 나눠주면 옆 테이블에 가서 간단하게

이름과 주민번호, 전화번호를 기입하고, 바로 뒤로 돌아서 검사체를 넣을 작은 대롱을 받아들고

가라는 쪽의 의자에 앉으면 인정사정없이 코 속의 막다른 벽으로 들어와 부딪히는 면봉,

그리고 그 검체가 담겨진 대롱을 수많은 다른 대롱들 옆 빈자리에 직접 꽂는 것 까지.

그리고 일회용 장갑을 벗어서 버리고 골목으로 나오면 끝이다.

 

건물 반대편, 건물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이어진 대기줄에서 벌벌 떨고있는 사람들 사이로 빠져나오는

내가 그들은 진심 부러웠을 거다.(정~~~말 추운 날이었다.)

 

 

 

추운데서 40여분 기다렸던 거에 비하면 결과는 정말 금방이다.

이거 제대로 검사한 거는 맞나?ㅋ~

다음 날 아침 일찌감치 검사결과가 문자로 들어왔다.

 

그럼...이제 대장내시경만 하면 된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대장내시경 예약을 하고 받아왔던 약이다.

사실, 까마득하게 오래전 한번 했던 대장내시경 검사전 준비에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정말 끔찍한 과정이었는데, 세상 이렇게 좋아졌다.

물에 약을 타서 먹는 것 까지 해서 몇 리터의 물을 들이붓는 건 정말 못할 짓이었다.

매쓱거림을 참고 화장실을 들락이며 밤새 잠도 못자고...무섭기도 했었는데...

예전의 방법대로 물을 들이키는 약에 비해 알약은 32,000원의 약값이 추가되었지만

하이고 그게 어디야...(약값이 비급여라 두가지 방법 중에 선택을 하면 된다.)

 

 

 

 

 

 

 

이런 거야 뭐..안그래도 입맛없는 사람의 밥상이니 어려울 것도 없다.

하긴...못먹는 거 하고 안먹는 거 하고는 다른데, 맛나게 익은 김장김치 못먹는 게 좀 힘들었다.

 

 

 

 

원래도 물을 많이 안마시는 편이라 생수는 도저히 안되겠고, 포카리스웨트를 두 병 사고

보리차 한 주전자 끓여 두고, 목욕재개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이른 저녁부터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입맛 없는 상태로 며칠을 보내던 중이라서 일까 약을 삼키고 3시간이 지나도 너무나 소식이 없어서

이렇게 하다가는 검사를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화장실을 들락이며 그럭저럭 밤을 보내고,

눈도 뜨기 전에 또 물을 마시기 시작해서 속을 비우고 11시 예약시간에 맞춰 병원으로 갔다.

 

수면내시경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3mm짜리 용종도 하나 제거하고, 10년 간의 고민도

한꺼번에 해결했다. 야호~~~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