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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8-2코스 : 추자도 올레 (18-2 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왕산 황금길) 본문

♡ 내가 사는 세상/제주올레 길 437㎞ (완)

제주올레 18-2코스 : 추자도 올레 (18-2 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왕산 황금길)

lotusgm 2022. 10. 21. 20:51

 

 

 

9월 27일(월) 제주도 셋째 날

알람도 필요없이 수런대는 소리에 잠이 깨서 창문을 여니 밖은 진즉부터 깨어난 듯 했다.

오가는 사람들도 아직 없는데 어떤 소리가 우리를 깨웠을까? 생각지도 않았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였다.

부지런히 준비하고 나와서 전 날 저녁에 민박집 사장님께 추천받은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간다.

 

 

 

 

 

 

 

추자여객터미널 바로 앞의 <중앙식당>은 부지런한 사람들로 아침 일찍부터 북적거린다.

 

 

 

 

내가 평소에 조기란 생선을 좋아했었나? ㅋ~

아침에는 참조기 정식을, 그리고 잠시 후 점심에는 참조기 매운탕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민박으로 돌아와 베낭을 매고, 바로 앞 면사무소 정류장에서 

어제 걸었던 '추자 올레 18-1코스 도착점이자 18-2코스 시작점 신양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매시간 정시에 버스가 이 앞을 경유한다)

 

 

 

 

어제 코스 클리어하고 저녁까지 거나하게 먹고 빈박으로 돌아왔을 때 옆지기의 스틱이 없어진 것을 알아챘다.

밥 먹은 식당으로 전화를 걸어 확인했지만, 식당에 들어올 때 스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사장님의 말에

버스에 두고 내렸거나 신양항 버스 정류장 쉼터에 두고 버스를 탔거나...다음날에나 찾아 보는 수 밖에...

 

무릎이 션찮은 옆지기가 낙담하는 모습을 보자니 앞으로 놓인 남은 올레를 걷는 일 조차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데

다음 날 '신양항'에서 버스를 내려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건 뭐 ...내 눈에는 기적처럼 보였다.ㅋ~

사실 이 곳은 올레꾼들 말고는 오가는 사람이 없는 곳이니 행여나 스틱을 잃어버리고 낙담할 사람의 간절함을

안다면 남겨진 그 자리에 두고가는 게 답인 것을 알고 있는 서로간의 배려라고 믿고 싶다....감사합니다...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추자 올레 18-2코스'를 시작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어제 걸었던 '돈대산' 정상의 정자가 멀리 보인다.

 

 

 

 

 추자초등학교 신양분교 가는 골목길.

 

 

 

 

 

 

 

 

 

 

 

 

 

 

 

 

'신데어유 :예초리와 신양리 사이 천혜의 황금어장인 신데에서 고기떼가 뛰면서 노는 모습'

이라고 소개하는 곳 중턱의 왼편 숲으로 잠시 후 들어갈 예정이다.

 

 

 

 

 

 

 

이 숲은 또 독특한 분위기의 아름다운 숲인 것 같다.

원래의 나무를 과하게 부등켜안고 타고 오르며 같이 살아가고 있는 덩쿨 식물들이 지배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결코 나무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닐텐데 너무 부등켜 안은 거 아냐?

 

 

 

 

 

 

 

석도청산 쉼터

숲을 벗어나 툭트인 곳이 나타나고, 이제부터 바다 절경이 눈을 즐겁게 하는 구간이 시작된다.

인근 석두머리 해안 갯바위에 어선이 좌초되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린 적도 있는 곳이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청도와 (사자를 닮은)수덕도.

하추자도 앞바다를 지키고 있는 무인도인 '수덕도'는 사자가 하추자도 쪽으로 머리를 치켜들고 있는 모양을 닮아

마을에서는 '사자섬'이라고 부른다. 날씨운이 좋으면 수덕도 뒤로 50여km 떨어진 제주도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과유불급, 오늘은 날씨가 맑아도 너무 맑아서 수평선까지 삼켜버렸다.

 

 

 

 

 

 

 

 

 

 

잠시 전에 우리가 출발했던 '신양항'도 보이고

원없이 바다 절경을 보며 걷는 길이 계속된다.

 

 

 

 

 

 

 

 

 

 

 

 

 

 

 

 

 

 

 

 

 

 

 

 

 

 

 

 

 

 

 

이렇게 척박한 땅에도 누가 봐주든 말든 꽃은 피고 지는구나.

 

 

 

 

 

 

 

 

 

 

멀리 상추자도의 추자등대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추자 올레 18-2코스 '대왕산 황금길'은 추자면 신양2리의 도움으로

18-2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함께 일구어 새롭게 완성했다. 

 

 

 

 

 

 

 

 

 

 

풍경이 너무 좋아서 '용등벙停'으로 내려가는 그늘진 계단에 앉아서 커피와 간식을 꺼냈다

11시도 안된 시각인데 볕이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대왕산 절벽 아래 용둠벙에 용이 되어 승천하길 소원하는 이무기가 살고있었는데, 어느날 '도를 닦는 것 보다 착한 일을

해야 용이 될 수 있다'는 신선의 말에 이무기는 멀리떨어져 있던 상추자와 하추자를 가까이 끌어당겨 다정히 지낼 수 있게하고 아무렇게나 흩어진 40여개의 섬들을 배열맞춰 가지런히 놓아주었으며 횡간도로 북풍을 막게 해주고 추포도는 가리섬과 수령섬으로 연결해 파도를 막게하고, 염섬과 다무래미섬에는 물고기들이 와서 먹이도 먹고 놀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고도 굴 속에서 기도하다가 천지를 쪼갤 듯 뇌성이 두번 치면 용이 되어 승천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한번의 뇌성에

뛰어나오는 바람에 몇번의 시도 끝에야 자신의 한쪽 발은 안개로 덮고 나머지 한발로 뛰어올라 승천하게 되었다.

(참...귀여우면서도 안타까운 전설이 있는 용둠벙, 그런데 정자에는 '용등벙'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추자 올레 18-2코스 중간 스탬프 간세.

 

 

 

 

 

 

 

 

 

 

 

 

 

 

 

 

대왕산 등산로를 내려와 건너편의 신양2리로 들어서니 단체로 걷는 팀들이 이른 점심을 먹고 있었다.

추자 올레를 걸으면서는 중간에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없으니 간단하게 나마 준비를 해서 출발하거나

부지런히 걸어서 코스 클리어한 후에 점심을 먹어야 한다.(더운 날에는 물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일찍부터 추자에서 가장 넓은 농토가 있고, 물이 많아 벼농사를 지었던 유일한 마을이며

태풍의 피해가 없는 평화로운 신양2리.

 

 

 

 

 

 

 

신양2리 뒷산은 동네 산이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풍경이 숨어있다.

 

 

 

 

 

 

 

 

 

 

 

 

 

'섬생이'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나 말고도 '심심하면 헤엄쳐서 한번 건널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겠지?ㅋ~

 

 

 

 

뜨거운 햇살이 절정에 이른 듯한데 도로로 나와서 묵리로 진입한다.

 

 

 

 

코스 중간 기점인 가장 일찍 해가 지는 마을 '묵리'에 도착해서 잠시 고민한 결과로

어제 무리해서 걸었기도 하고, 이미 18-2 코스의 가장 매인 길은 걸었으니 이 즈음에서 마무리하고

묵리 입구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추자항'으로 돌아왔다.

(꼭 그래서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게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가 보더라.)

 

 

 

 

 

 

 

 

 

페인트 냄새 솔솔 풍기면서 주변에는 새로운 시설들이 생겨나는 중이었는데,

알고보니 며칠 후 추자도 특산물인 참조기 축제가 열렸다는구만...

어슬렁거리고 구경하면서 먹을거리를 찾아봐도 딱히 결정도 못내리고 결국 아침 먹었던 '중앙식당'에 가서 

참조기매운탕을 먹고 숙소인 'in 추자 커피 앤 민박'에서 션한 음료수 한 잔 하다가

추자여객터미널 대합실로 가서 배시간까지 시간을 보냈다.(16시40분 제주도행)

 

 

 

 

18;00시에 제주항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 거의 뛰다시피 버스정류장으로 나와서

가장 먼저 오는 버스를 탑승했는데, 거리도 거리지만 퇴근시간에 맞물려 제주시를 벗어나는데

차창 밖은 칠흑같은 어둠이 내려앉는다. 

 

 

 

 

중문환승센터에 내려 편의점에서 저녁으로 먹을 컵라면과 김밥을 사들고 카카오 택시를 불러 숙소로 들어왔다.

일정을 생각 보다 일찍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급피곤해서 어디엔가 널부러지고 싶었는데...다음 날에 걸을 올레 8,9코스를 감안해서 이틀 동안 묵을 서귀포 대명포구 인근의 숙소를 찾아오는 길이 너무나 멀어서 올레를 걷는 것 보다 더 힘들게 하루를 마감했다...일단 숙소가 마음에 들어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20;00시를 훌쩍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수 펜션

서귀포시 안덕면 소기왓로 81-19(창천리 967-1)

010-2785-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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