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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8-1코스 : 추자도 올레( 두번째길 : 이번에는 굽이굽이 추자도 비경길) 본문
제주올레 18-1코스 : 추자도 올레( 두번째길 : 이번에는 굽이굽이 추자도 비경길)
lotusgm 2022. 10. 19. 16:27
경치좋은 정자에서 든든히 배도 채웠겠다, 이제 열심히 걸어볼까?
어쩜 길도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와 놨을까?
이렇게 가면 바다로 들어가는 길 아닌가? 하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풍경, 추자교가 나타났다.
내일 걸을 18-2 코스는 건너편에서 건너오고
우리는 지금 건너가야 하는 지점이다.
추자도 특산물이 참굴비인지 몰랐지 뭐야...
이 길은 해안의 자동차길과 나란히 안전한 산길로 가도록 올레꾼을 위해 만든 길인 듯 보였다.
그렇게 한동안 도로와 나란히 걸어간다.
'돈대산' 입구는 추자도 올레 18-1코스 11.4km 중 5.0km 지점이다.
갑자기 길 옆에 붉은 등을 켜놓은 듯 꽃무릇이 줄지어 서있다.
여기까지 씨가 날라오지는 않았을 것이고 계획을 하고 심은 것 같은데 아직은 어려보인다.
숲 밖의 바다 절경과 비유하면 너무나 뜻밖의 소소한 숲길도 만난다.
돈대산 산불감시초소에서 바라보면 멀리 우리가 떠나 온 '추자항'까지 보인다.
내일 걸을 대왕산이 드러누워 있다.
드디어 올레 중간 스탬프 간세가 기다리고 있는 돈대산 정상이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도록 부지런히 돈대산을 내려오면
'추석산 소원길' 입구가 나오는데 올레꾼 중 더러는 이 곳에서 바로 도착점인 '신양항'으로 들어서기도
하지만 우리는 가는데 까지 가보기로 하고 '추석산 소원길'로 들어섰다.
'추석산 소원길'의 추석산으로 가지않고 올레길은 '예초리'마을로 길을 안내한다.
너무나 예쁜 '예초포구'
처음 만난 반가운 마트에 들러서 생수를 구입하고 마트 뒷편의 해안길로 진입한다.
정자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건네면 친절하게 받아주셔서 기분이 좋다.
'예초기정길'은 추자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길 중 하나이다.
세찬 바닷바람에 살아 남으려 휘어지고 굽어진 우묵사스레피가 쓰러지고 베어지고
토막난 채로 나뒹굴고 있는 길을 지난다.
아마도 길을 정비하느라 잘라낸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보는데, 제발 신중한 계획 아래
이루어지는 중이라면 좋겠다.
예초리 마을에서부터 따라오고 있는 저 오형제 섬은 이름이라도 가지고 있을까?
신대산 전망대 바로 아래에서 바라보는 풍경.
'신대 몽돌해변'에는 몽돌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밀려와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황경한의 묘'로 가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올레꾼들 중에는 돈대산 정상을 내려와서
도착점 '신양항'으로 바로 갔다고도 하고, 예초리 예초기정길이 아닌 추석산을 가로질러서
'신양항'으로 가기도 한다는데, 사실 우리는 그 어떤 대안로를 선택할 수가 없었다.
길치인 우리로서는 코스대로가 아니면 길을 잘못 들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잔머리를 굴릴 수도 없다는 말이 맞겠다.
그냥 코스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걷는 게 답이다.
덕분에 고생 좀 했다, 이 즈음에는 다리도 무겁고 종일 땀을 많이 흘려선지 무기력한 느낌도 들었다.
5시간 20분째 걷고 있는 중이다.
'황경한의 묘' 母情의 쉼터에 도착했다.
'순교자 황사영, 신앙의 증인 정난주의 아들 황경한의 묘'
남편 황서영이 '황서영 백서사건'으로 능지처참을 당하고, 정난주 마리아는 젖먹이 아들과 함께 제주도로 유배되어
가던 중에 아들이 관노로 살아갈 것을 피하고자 추자도 바닷가 바위 위에 아들을 두고 간다.
오씨 성을 가진 사람이 경한을 데려가 키우게 되는데 지금도 추자도에는 그 후손들이 살고있다고 한다.
정난주 마리아가 경한을 두고 간 그 바위에 눈물의 십자자가 세워졌는데, 나는 놓치고 보지 못했다.
황경한과 그 어머니 정난주마리아 사이의 애끓는 이야기를 정확히 알았다면 '눈물의 십자가'를 꼭
찾아봤을텐데...나는 지금도 그 위치를 잘 모르겠다는 사실이 더 슬프다.('정난주 마리아묘'는 올레 11코스에 있다)
멀리 '모진이해변'이 보이면 이제 끝도 보인다.
'신양항 여객선대합실' 앞에 추자도 올레 18-1코스 도착점, 18-2코스 출발점 스탬프 간세가 있다.
내일 아침 이 곳에서 다시 출발하는 거다.
원래 '추자도 올레 18-1코스'는 11.4km(난이도 상)지만 우리는 나바론 하늘길 2km을 포함해서
13.3km를 걸었다.
추자리면사무소 앞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
차창 밖에 보이는 저 섬을 오늘 몇번이나 봤을까?
이름은 모르지만 아름답다를 연발하며 바라봤을 섬 뒤로 해가 떨어질 준비를 하고있다.
숙소 사장님에게 전화해서 저녁먹을 식당을 추천 받았다.
일초의 망설임없이 '맛있다'고 소개해 준 <오누이 밥상>이 있는 엘지마트 정류장에 내려섰다.
추자도 특산물이 참조기라는 사실을 추자도 와서야 알았다.
우리가 다녀가고 며칠 후 '참조기 축제'도 했나 보더라.
머리 위에 다이아몬드 무늬가 박힌 참조기는 구울 때 부터 맛난 향기로 유혹하더니 정말 깔끔하고 맛있었다.
수더분해 보이는 반찬들 역시 너무 맛나서 그릇을 깨끗히 비웠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추자항에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추자 여객터미널'에서도 가까운 추자면사무소 바로 옆 우리 숙소 'in추자 커피 앤 민박'은
무엇보다 올레를 걷기에 교통편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뭐 군더더기 말이 필요없이 깔끔하고, 쥔장은 친절하고...역시 우린 숙소 복이 있는 듯.ㅋ~
민박 아래 카페는 전문가인 쥔장의 솜씨로 직접 내린 커피와 각종 음료가 준비되어 있고
요금 추가하면 족욕도 즐길 수있는 추자도 유일무이 '족욕카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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