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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부산에 종일 비가 와도 나쁘지만은 않았던 하루... 본문

여행가방

부산에 종일 비가 와도 나쁘지만은 않았던 하루...

lotusgm 2022. 12. 29. 13:05

 

 

 

 

 

(갈맷길 둘째날)어제부터 오늘은 종일 비가...그것도 종일 많이 온다는 예고가 있었기에 일찌감치 '걷기'는 포기하고

하고싶은 일을 찾아 '각개전투'하기로 결정...나는 때마침 정수암에서 내일 동지를 맞아 팥죽에 넣을 새알 빚기 울력을

한다시길래 숙소에서 간단하게 계란프라이와 토스트로 아침을 먹고 나섰다.

해운대 숙소에서 정수암까지 버스로 한번 환승해서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는 검색을 마치고.

내리는 비로 버스 창밖도 안보이는데 갑자기 돌고래가...나중에 어디선가 보니 수영교차로 돌고래 조형물이란다.

 

 

 

 

원래의 계획대로 경사진 동네 버스정류장에 내려섰는데 

충분한 검색을 했고 몇해전 한번 자력으로 와본적 있는 곳임에도 동서남북 가늠이 안된다.

인적이 드물어 겨우 두사람, 동네 할배와 청년에게 물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어르신은 잘 모르시는 것 같고

청년 역시 내가 가야할 곳에 대한 확신을 주지는 못했다. 그 후로도 비오는 동네 계단이란 계단은 다 오르내리고

도착점을 수정해서 수번의 검색을 해봐도 가장 큰 문제는 내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알고보니 이 길은 우리가 첫날 '부산역'에서 출발하느라 걷지못한 갈맷길 3-2구간이 경유하는

산북도로이다.

 

 

 

 

마음을 비우고... 무아스님께서 '정수암으로 오는 가장 운치있고 좋은 길'이라 말씀하신

중앙공원에서 출발하는 길을 선택해서 출발해 보기로 하고 중앙공원을 찾아가는데 버스정류장 3개 정도의

언덕길을 추적추적 걸어서...

 

 

 

 

 

 

 

그 전날 걸으면서 어느 방향에선가 산 위를 바라보는데 눈에 띄었던 흉악해 보이는 탑이

중앙공원 현충탑이란 걸 보는 순간 알았다...아는만큼 보인다더니...

 

 

 

 

'숲또랑길'로 들어가서 무아스님께서 길잡이로 달아놓으신 주먹만한 연등을 찾아서 길을 헤매고

(비바람에 떨어져 버렸는지 달랑 한개만 확인했다.)

 

 

 

 

나오면 바로 마을길이고 정수암 앞이라 하셨는데...정수암이 없다.

받아줄 무엇도 없는 낯선 길바닥 위에서 화를 내어본들 뭐하겠나?(정작 내가 정수암 간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는데...)

쉼터에 앉아 스님께 구구절절 장문의 문자를 보낸 후, 다행히 언덕길 위에서 마을 버스를 만나 '동대신역'으로 내려왔다.

업친데 덮친다고...갑자기 휴대폰이 방전되어서 잔여 베터리가 3%.헐~

그런데 그 다음은 그닥 비참하기만 한건 아니었다.

 

 

 

 

동대신역에서 해운대로 가려면 서면역에서 환승해야하는데 지하철을 타고보니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얼마를 헤매고 다녔는지 한 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에 그때사 배가 고픈 거다.

궁하면 통한다고...베터리 다 되어가는 휴대폰은 아껴두고 건너편 자리에 앉은 젊은이에게 물어봤다.

'혹시 씨앗호떡 파는 그 동네 가려면 어디서 내리면 되는지 아세요?'ㅋㅋㅋ~

'아~요 다음 자갈치시장에 내리셔서 7번 출구로 나가시면 될겁니다'

 

야홋~!! 7번 출구로 나가서 어디로 가면 되요? 그런 거 물어보면 그건 바보다...그 정도야...나가서 또 물어보면 돼지.

자갈치시장역 7번 출구로 나가서 딱 한번 동네 아줌마한테 물어봤다.

'영화 광장 가려면 어디로 가면 되나요?'

여기서 내가 왜 씨앗호떡 파는 동네에 영화광장을 물어보고 있을까?

길치에 방향치인 내가 까마득한 옛날, 남포동 길거리에서 (나는 먹지도 않는) 씨앗호떡을 이승기가 사먹는 걸 티비에서

처음 봤고, 애들과 부산 놀러가서 애들이 사먹는 걸 봤는데, 바로 옆에 지금 내가 가고있는 '18번 완당집'이 있다는 게

각인된 것도 그 즈음이다. 그리고 바로 전날 갈맷길 3-2구간을 지나가면서 눈으로도 확인한 바 있다는 치밀함.ㅋ~

 

야튼 정수암은 못찾았지만 '18번 완당집'은 단박에 찾았다.

관광지 음식점 치고는 마지막 주문이 19시 30분.

 

 

 

 

제일 처음 이 완당을 먹을 때부터 너무 마음에 드는 음식이었다.

국수완당도 있는데 나는 완당이 좋아서 완당 메뉴를 시켰다. 눈으로나 입으로나 너무나 간단명료한 완당은

씹을 것도 없이 입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어디론가 밀려들어가 버린다.

씹히는 숙주마저 없다면 그릇 째 들고 마셔도 될 것 같은.ㅋ~

내 기억 속의 완당 보다 조금 비릿한 멸치 내음이 먼저 다가오지만 완당이라서 괜찮다.(9,000원)

 

 

 

 

해운대역에 도착해서 숙소로 들어가기전에 해운대 바닷가 구경이라도 할까?

부산에 와서 해운대 숙소에서 사흘을 묵으면서 해운대역 1번 출구 앞에서만 왔다갔다하긴 좀 그렇잖아.

해운대역은 출구에서 부터 바다내음이 난다.

 

 

 

 

 

 

 

대낮인데도 비가 와서 캄캄한 해운대바다로 가는 길목의 진가는

저녁 먹으러 다시 나오면서 확인했다.

 

 

 

 

 

 

 

해운대 시장의 낮과 밤.

 

 

 

 

 

 

 

등산화가 비에 젖어서...그래도 등산화라 다행이지 운동화였으면 다음날 못신었다.

 

 

 

 

횡단보도 건너 해운대 해변을 앞에 둔 시점에 잠시 비가 그치는 듯 하다.

 

 

 

 

 

 

 

 

 

 

 

 

 

 

 

 

 

 

 

내일 날씨가 도와준다면 '갈맷길 2코스'를 걸으며 이 길을 다시 지나갈 예정이다.

 

 

 

 

도너츠가게 knotted 노티드 앞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밤낮을 가리잖고 줄을 서있네.

 

 

 

 

저녁에 다시 밥을 먹으러 해운대로 나왔는데 도무지 먹고싶은 게 없다.

두어 바퀴...해운대 시장까지 둘러봐도 눈에 들어오는 메뉴가 없어서 한참을 헤매다가 들어간 밀면 집에서

한사람은 갈비탕(ㅋ~) 한사람은 고구마전분과 밀가루로 만든 육전비빔밀면.

갈비탕은 국물 흥건한 그냥 갈비탕이고 비빔면은 자극적이지 않고 나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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