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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짧지만 강렬했던...동해 바다 따라 울산으로 가는 길

lotusgm 2023. 2. 22. 14:06

 

 

 

 

세자매가 국립영천호국원에서 부모님을 추억하고 둘째 동생이 사는 울산으로 가는 길...

운전을 맡은 제부는 삼자매의 취향을 헤아려 제일 먼저 '감은사지'로 향했다.

멀리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제112호)이 보이는 주차장으로 들어서면서 우리는 일찌감치 감탄사를 연발한다.

 

 

 

 

2017년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멀리 농로 위에서 바라본 감은사지 삼층석탑의 모습에

눈물까지 찔끔거렸던 추억이 순식간에 달려온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처음 본 그 순간의 감동이 지금 이 순간이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취향도 시선도 거의 같은 세자매는 동시에 입을 모아 비난의 화살을 아름다운 소나무 옆의

cctv 와 전봇대에 퍼부어대기 시작한다. '눈도 없나?' ㅋ~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기억 속 건장하던 삼층석탑은 세파에 시달린 모습이 역력하다.

단체로 관광버스에서 내린 순례자들이 있어 쓸쓸해 보이지는 않았다.

(※탑이 하나같이 기울어진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순전히 사진 찍은 사람의 탓일 뿐 결코

탑에는 아무런 이상없고, 국보 제112호 '감은사지 동.서탑'은 무사하다※)

 

 

 

 

(서탑)

 

 

 

 

(동탑) 

 

 

 

 

 

 

 

감은사는 동해에서 신라 수도 경주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길에 세워진 절이다.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뒤 부처의 힘을 빌려 왜구의 침략을 막고자 동해바다에서 경주로 가는 길목인 이 곳에

절을 창건하여 신문왕 2년(682)에 완성하였다. 문무왕은 "내가 죽으면 바다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하니

 화장하여 동해에 장사지내 달라." 라고 유언하였는데, 그 뜻을 받들어 장사지낸 곳이 '대왕암'이고

그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절 이름을 감은사라 하였다.

 

 

 

 

'감은사'에서 가장 특이한 곳은 바로 감은사의 중심부에 있는 금당터의 모습이다.

금당이 있던 자리에 여느 건축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형태의 석재들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동해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노라'던 문무왕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배수시설이다.

 

 

 

 

 

 

 

감은사지의 동.서 삼층탑 만큼이나 존재감을 드러내며 서있던

수령500년 된 감은사지 느티나무는 연리목 형태의 두그루 중 한쪽이 3년 전부터 고사하기 시작해서 

그동안 공무원들이 나무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작년에 완전히 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감은사지 느티나무는 500년 동안 마을을 지킨 당산목이기도 해서 안타까움을 사고있다.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은 감은사지의 금당 터 앞에 있는 쌍탑으로, 신문왕2년(682)에 세워진

삼국통일 후 나타나는 신라 쌍탑 가람배치의 첫 사례라 두 탑 이후 조성되는 신라 석탑에 양식적 토대를 제공한

한국 석탑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두 탑 모두 3층만 하나의 돌로 되어있고 나머지는 여러 돌을 짜 맞춘 방식이다. 돌과 돌을 고정하기 위해 쇠로 만든

*온장을 곳곳에 사용하였고 탑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을 받치던 네모난 받침돌과 장식의 중심을 뚫어 세운 쇠기둥인

찰주擦柱가 남아있다.(*온장:건설 재목을 서로 이을 때에 이음매 사이에 끼워넣는 나비 모양의 나무쪽)

1959년과 1996년에 동서탑을 각각 해체 수리하면서 발견된 사리장엄구(사리를 담는 용기)는 보물로 지정되었다.

 

 

 

 

 

 

 

 

 

 

 

 

 

 

 

 

감은사지를 나와서 기왕 온 김에 문무왕릉 '대왕암'을 들러 가기로 하고

감은사지에서 조금 떨어진 '대왕암' 바닷가로 갔지만 주차장과 주변은 차들로 너무 복잡해

접근할 수 조차 없어 다시 돌아나와서 눈에 띄는 '카페 이견대'에 차를 세웠다.

('이견대'는 '감은사지' 옆에 있는 지명으로 '대왕암'과 관련된 신라시대 유적지이다.)

 

 

 

 

 

 

 

카페 아랫층은 사람들로 가득...2층으로 올라 왔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경치가 좋다.

 

 

 

 

 

 

 

 

 

 

2층 발코니에 어디 내놓아도 부럽지않을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는 조금전 들어섰다가 밀려났던 '대왕암' 해변과 그 앞에 떠있는 '대왕암'의 모습도 보인다.

 

 

 

 

카페에서 밀린(ㅋ~) 얘기 실컷하고 다음 들른 곳은 '경주 읍천항'.

잠시 부채꼴 주상절리가 있는 곳 까지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중간중간 전망대가 있어 가까이에서 주상절리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누운 주상절리가 있는 곳.

 

 

 

 

 

 

 

 

 

 

주상절리 중에서 가장 예쁜 부채꼴 주상절리.

꽃이 피는 계절이면 절벽 아래 핀 꽃들이 어우러져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가는 곳 마다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늘어놓다 보니 동생들이 한마디 한다.

'대략...잉간이 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은 다 걸었다고 보면 되겠네?'ㅋㅋ~

 

 

 

 

 

 

 

 

 

 

잠시 난간에 기대서서 멀리 보이는 작은 바위 위에 소복하게 올라앉은 갈매기들의 동태를 살피며

이런저런 이야기,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다는 둥....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신발들 탓을 하며

이쯤에서 되돌아 가기로 한다.

 

 

 

 

 

 

 

 

 

 

 

 

 

그리고 일산해변 언저리도 지났는데 아파트가 즐비한 도로 건너편의 '강동몽돌해변' 으로 진입한다.

여전히 세자매의 취향 저격을 확실히 명중시키는 제부의 선택 중에서도 엄지척인 곳이란다.

 

 

 

 

 

 

 

해변으로 내려설 때 부터 파도 치는 소리가 다르다 했더니 크고 작은 몽돌이 깔린 해변이다.

휴가철 울산사람들은 오히려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가고 상대적으로 아는 사람만 아는 조용한 해변이라

동생네는 아이들 데리고 와서 텐트 쳐놓고 하루 종일 놀다 가곤 하던 곳이란다.

모래 해변이 아니라 아이들이 모래 투성이가 되지도 않고 좋다는구만.ㅋ~

 

 

 

 

 

 

 

'정자활어직판장' 한바퀴 돌면서 구경도 좀하고...

 

 

 

 

 

 

 

주변에 널린 수많은 초장집을 골라 자리 잡기로 했는데, 그 집 앞에 동생이 사고 싶어하는 말린 가자미가 있어서

구입하더니 다음날 내 가방에 4마리나 넣어줬다.

 

 

 

 

우리 세자매와 제부 중 제부만 회를 먹는 회파다 보니...우리는 정자대게만 먹기로 했지만

식당에 자리 잡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것저것 세팅을 해준다.

소식좌 4명이라 먹는데 별 다른 필요사항도 없고, 더 달라는 따위의 요구사항 역시 있을리 없다.

 

 

 

 

20여분 후에 우리 앞에 찐 정자대게 (2키로:키로에 8만원)가 나오고 해체쑈 후 게딱지를 가지고 가서

비벼서 가지고 온 게딱지밥을 매운탕과 함께 먹었다.

 

 

 

 

 

 

 

3-D 프린터로 만든 달 모양의 전등이 켜진 특별한 동생네 식탁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아

세상 오만 일에 간섭하고, 분석하고, 평가하고, 불만에, 감격에, 추억에, 눈물까지...세자매는 밤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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