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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단양 방곡사 회주 묘허큰스님 임인년 기도회향 법회 법문-- 천도재를 지내야 하는 이유 본문

방곡사 가는 날

단양 방곡사 회주 묘허큰스님 임인년 기도회향 법회 법문-- 천도재를 지내야 하는 이유

lotusgm 2023. 1. 14. 17:12

 

 

 

 

 

 

생본무생(生本無生)이요

 멸본무멸(滅本無滅)이면

생멸본허(生滅本虛)하여서

 실상상주(實相常主)하느니라.

 

나.무.아.미.타.불.

 

 

오늘이 금년 임인년...아직 음력으로는 설을 안쇠었어요. 요즘은 양력 설을 신정이라 그러고 음력 설을 구정이라 그러는데 양력 음력은 있지만 신정 구정이라는 건 없어요. 설이 무슨 새新 설이 있고 묵은舊 설이 있나? 우리나라 고유명절 가운데 한 해가 가고 한 해를 맞이하는 가장 큰 명절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그 뒤에 따라오는 명절이 있어요...보름, 그런데 양력 설 쇠고 보름날에는 보름달이 안뜹니다. 설을 쇠고나면 우리 토속 민간신앙 가운데 일진이 있었지만 지금은 보름 하나 남았어요. 

나이가 많아서 나도 이제 죽을 준비를 한다고 안동가서 살지만...사람이 갈 준비를 하고 살아야 됩니다. 살 준비를 안하고 살다보면 황망하게 떠나가야 되거든요? 그런데 승속간에 갈 준비를 안해요. 일초일각도 더 살고 싶은 것이 인간 뿐만 아니라 생명있는 것들이  면할 수 없는 것들 중 하나가 죽기싫은 거여...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오늘 저 영단에 모셔놓은 영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저 양반 돌아가신 지 일주일 초재인데, 나를 만나고 돌아갈 때까지 한달 십재일은 꼭 지킨 보살입니다.

예전에 우리 어릴 때는 많이 봤지만 요즘은 십재일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잘 없어요...삼장육재일을 지키라고 그 공덕이 얼마나 좋다는 것을 내가 많이 해봤는데 그것도 지키는 사람은 잘 없거든? 삼장월이라 그러면 정월,오월,구월 인데 그 석달에 초하루 보름이 있으면 6일이야...정월 초하루 보름,오월,구월 초하루 보름 그래서 삼장 육재일이 되는 겁니다. 그것도 지키는 달마다 날이 다릅니다...묘시,진시,사시...그것도 지키기 힘들지만 한달 십재일...초하루는 정광불재일, 8일은 약사불재일,14일은 현겁천불재일,15일은 아미타불재일, 18일은 지장보살재일, 23일은 대세지보살재일, 24일은 관세음보살재일, 28일은 노사나불재일, 29일은 약왕보살재일, 그믐날은 석가모니불재일 입니다.

십재일에 이 양반은 오신채와 육미를 절대 안먹었어요. 

 

조금 전에 여러분들에게 소개한 것은 스님들은 다 알고 있는 게송이라 여러분들도 생사에 대한 이치 그것만 알면 되는데...

그것이 무슨 말인고 하니 생본무생生本無生이야...우리가 났다고 해도 물질적인 이 육체가 부모를 의지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지 이 육체를 끌고 다니는 나의 주인공, 참 나, 우리의 마음 자리는 육체와 함께 태어나지 아니했어요. 그래서 생본무생이기 때문에 멸본무멸滅本無滅이야...죽어도 낢이 있었던 육체가 났기 '때문에' 반드시 죽게되어 있어요. 이것이 물질 현상계의 원리요 철칙이요 진리인 것입니다. 왔으면 가야되고 만나면 헤어져야 되고 난 몸뚱아리는 반드시 죽게 되어 있어요. 죽는데, 죽을 연습을 하고 죽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되는데 평생 절에 다녀도 그거 안하는게 문제거든? 스님들도 그래...어영부영 중이 돼서 왔다갔다 한평생 마치고 마지막 갈 적에는 황망하게 왜 죽는 줄 모르고 어디로 가는 줄 모르고 가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우리는 태어나도 난 것이 아니고 물질적인 육체가 태어났고,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고 물질적인 육체가 죽는거야...우리의 본래 모습은 죽지를 안해. 생멸이 본허生滅本虛하면, 나고 죽음이 본래 실다움이 아니고 본래 존재하지 아니하다는 것만 알면, 실상,그것이 우리의 참모습이야...여러분의 본래 모습, 자성자리는 시작없는 옛적 우주가 창조되기 이전부터 성성적적하게 존재했어요. 그것을 무시이래無始以來라 그래...끝없는 미래까지 없어지지 아니하는 것이 우리의 본래 모습이다. 그러니 나고 죽는 것은 무엇과 같으냐...입었던 옷 떨어지면 새옷 갈아입으면 돼요... 그것과 같아요. 육체가 입은 옷은 우리가 말하는 의복이지만 육체도 옷이야, 내 영혼의 의복이야. 육체 한번씩 바뀌어지는 것이 생과 사...그러니 생과 사는 따지고 보면 별거 아니거든? 불교에서는 생은 사의 근본이다...안나면 안죽어...무생이면 무사예요. 났기때문에 '반드시' 죽게 되어 있어요. 그러면 죽었기 때문에 '반드시' 또 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난 사람으로 하여금 죽지 아니한 자가 하나도 없다. 우리의 실상은 항상 상주實相常主하는 겁니다. 

 

내년(2023년)에는 의미있는 윤달 행사를 하려고 합니다...자세한 이야기는 정월에 하기로 하고...

사실 천도재는 죽은 조상 업을 닦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전생 업을 닦는 겁니다. 엄밀하게 불교에서 보면 윗대 조상은 우리의 전생이고 우리는 조상님의 후신입니다. 조상으로 있을 때 지은 업을 후신으로 와서 내 전생의 업을 닦는 것이 천도재인데, 그러면 천도재를 하면서 영적으로는 육체의 뿌리인 조상에게 보답하는 보은 불사같지만 내용적으로는 내 전생 업 닦는 것이 천도재다. 그래서 천도재는 하면 할수록 좋고 많이 닦으면 좋지만 돈이 많이 들잖아...그래서 돈 적게 들고 오랜시간 동안 많이 닦는 것이 우리 방곡사 일년 천도재입니다. 지금 영단의 위패들은 오늘 배송하고나서 설 전에 새로운 위패를 붙이고 기도를 시작할 겁니다. 설날부터 일년 천도가 시작되고 입재는 정월 스무날 하게 됩니다...

--묘허큰스님 임인년 회향법회 법문 중에서--

 

 

천도는 수천번 이야기 하지만 우리의 육체는 생도 있고 사도 있고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합니다. 육체는 지수화풍 4대 물질로 이루어진 (형상이 있고 모양이 있는)유형 색신 물질로 이루어졌지요. 우리 육안에 보이는 형체가 있는 것은 전부 물질인데, 물질 현상계에 있어서 영원은 절대로 존재하지 아니하고 생자는 필멸해요. 오면 가고 만나면 헤어지고 난 몸뚱아리는 반드시 죽게 되어 있어요. 이것이 물질현상계의 원리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본래 모습은 허공과 같아서 모양이 없고, 모양이 없기 때문에 물질이 아니고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생도 없고 사도 없고 항상 여여하면서 껍데기(육체) 한번씩 바꿔 덮어쓰는 것을 生과 死라고 해요. 그래서 불교에서 생은 사의 근본이고 사는 생의 근본이고, 生이 곧 死라...그러면 생과 사는 둘이 아니야, 생과 사는 본래 없는 것인데 지은 바 스스로 지어온 업에 따라서 육도를 전전하면서 윤회 전생하는 것이 우리 生과死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4단계가 있어...우리의 육체 생은 언제부터냐? 부모를 인연하여 어머니 자궁 속에서 수태되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목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생유, 본유...육체가 끝이 나면  그때부터 새로운 육체를 받을 때 까지는 '중유'라 그러는데 중유기간이 49일, 바로 49재 입니다. 99.9%가 49일이면 윤회전생 해요.

그러면 제사 지낼 필요 없는 거 아니야? 안지낸다고 지내달라고 하지도 못하고, 지낸다고 고맙다 하지도 못하고, 안지냈다고 밉다고 하지도 안해요. 그러면 안지내면 되는 거 아니야? 그래서 제사는 기일 하나이고 설과 추석은 차례...그런데 우리는 말은 차례茶禮 모신다고 하고 주례酒禮를 모시고 있잖아. 그것은 고려에서 이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불교문화였던 고려문화를 말살하는 과정 중 내용물만 차에서 술로 바뀐거야. 그러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린 용어까지는 말살시킬 수 없어서 60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우리는 차례를 모신다 하면서 주례를 모시고 있어...설은 제사가 아니기 때문에 뫼(쌀밥)를 지어올리면 안되고 떡국을 올리고, 추석에는 송편차례 입니다. 

 

여러분은 죽은 사람은 산 날로 친다고 하지요? 그것은 전부 몰라서 하는 소립니다. 죽은 날은 제삿날인데 첫시간에 제사를 모시려고 하니까 죽은 날 첫시간에 모시기 위해서 산 날 음식장만을 하다보니 여러분들이 산 날 제사 지내는 줄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제사는 자시(11시~01시), 돌아가신 날 첫시에 지내라는 거야...옛말에 '닭 울면 귀신 간다'는 말은 닭 울기전에 제사 지내라, 첫닭이 축시에 개명開鳴을 하니 그 이전인 죽은 날 자시에 제사를 지내야 된다...산 날은 제사가 드는 전날, 입재이고 다음날이 제사, 그 다음날은 파제야. 요즘은 제삿날을 파제라고 하거든? 아니예요. 제삿날은 자시부터 해시까지 하루 종일이 제삿날이야. 그러면 윤회전생 하고났는데 제사는 왜 지내느냐? 오늘의 육체를 있게 한 분은 부모님이야...하느님도 아니고 어느 절대자도 아니고 부모님이야, 부모님은 우리 육체의 뿌리야, 그분들이 나아주시고 길러주시고 가르쳐 주셨거든? 

49일이 산사람의 몫인데 죽은 사람에게는 꼭 필요해요. 지장보살본원경에 보면 우리가 숨이 뚝 떨어지는 순간에 육체는 아무 쓸모가 없고, 영체가 떠난 육체는 무정물질, 송장이야...영체는 육체없이 머무르는 기간이 극선자는 즉왕극락하고 극악자는 즉왕지옥 하는데 이 세상에는 극선 극악은 존재하지 않아요. 아무리 선하고 착한 사람도 업 안지은 사람없고, 악하고 못된 사람도 좋은 일 한번도 안한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 칠식작용에 의해서 일생동안 지어놓은 선악업을 구분하고 가려내서 미래를 확정짓는 기간이 49일 재판기간이야. 일주일만에 한번씩 불려나가서 재판을 해...그럴적에 살아있는 자식들이 시왕님께 업을 변론해 주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데 자식들이 몰라서 49재를 안모셔주면 일생동안 불효를 해서 실망하는 것보다 그 49일 동안 실망하는 것이 더 크다는 거야. 그래서 49재는 죽은 자에게 꼭 필요함과 동시에 산 자의 몫임과 동시에 49재 동안 일곱번의 재를 지내는데 재마다 쌓이는 공덕이 칠분공덕(七分功德)이 있다고 그래요. 6분공덕은 생자자리(生者自利)하고,일분공덕만 가지고 간다는 말이야. 그런데 그 일분도 눈이 빠지게 기다린다는 거야...재를 우리는 모르고 지내지만 49재 지내는 공덕이 6분은 자식이 가져가고, 죽은자는 1분만 가지고 가는데도 그걸 눈빠지게 기다려...그러니 그날부터 새로운 부모가 정해져 새로운 육체를 받으러 수태가 되고 자궁에서 자라 어떤 세상에든 태어나게 돼요.

그러면 그 육체를 가지고 그 육체의 주인공으로 사는 거여...그런데 그 육체로 전생의 업에 의해 부귀빈천 희비애락이 좌우돼요, 인생은 누가 보내줘서 온 것도 아니고 오고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업에 따라서 왔다가 업에 의해서 살다가 업이 다하면 가는거여...가서 또 그 육체가 지어놓은 업을 받을 다른 육체를 가지고 태어나는 거여. 내가 이 나라가 마음에 안든다고 다른데 가서 태어나고 싶다고 해도 안됩니다.

왜? 우리가 천상에 갈 만큼 복은 못지어 놓았고 삼악도에 떨어질 만큼 업이 중하지 않으면 인간으로 다시 돌아와요...다시 돌아올 적에는 인연있는 유연국토, 조상이 손자로 오기도 하고 증손으로 오기도 하고, 조상은 전생일 수 있고 후손은 후신일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천도는 외형적으로 육체의 뿌리에 보답하는 것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우리 전생의 업을 닦는 것이 되는 겁니다. 한번만 닦으면 돼지 왜 자꾸 닦느냐...90년 살면서 지은 업을 한해 두해에 다 닦아지겠어? 그래서 우리는 오래도록 년년이 닦을려고 일년씩 입재와 회향을 하는거여...조상의 업을 닦는 것이 천도재지만 결론적으로는 내 전생의 내 업이 될 수도 있다. 

  --시식 후 오후 법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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