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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치악산둘레길 제1코스 꽃밭머리길-- 때 묻지 않은 환상적인 숲을 만나는 길 본문
'치악산둘레길' 걸으러 가는 길은 일단 강원도라는 체감만으로 비장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교통이 여의치 않아서 눈치만 보다가 더 더워지기 전에 떠나기로...4월 14일 금요일.
이수역에서 4호선 탑승, 이촌역에서 경의중앙선 환승, 청량리역에서 KTX 이음으로 환승한다.
KTX 이음은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원주--제천--단양--영주--안동까지 가는 노선이다.(09시 청량리 발/10,400원)
기차가 완전 쌘삐인데다가 내 눈에는 전부 신문물이다.
테이블에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테블릿을 세울 수 있는 홈까지, 의자 사이에는 휴대폰 무선충전장치도 있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정확히 47분만에 원주역에 도착,
역 앞에서 택시로 '치악산둘레길 제1코스' 시점인 '국형사'까지 이동하기로 했다.(16,000원)
'국형사' 주차장에 있는 '치악산둘레길' 종합안내판을 확인하고
잠시 '국형사'를 참배한 후 출발하기로 한다.
'국형사'를 참배하고 내려오는 길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 점심으로 대신할 비상식량으로
머핀 4개를 구입했다.
'치악산둘레길' 제1코스 꽃밭머리길 시점에서 출발한다.
국형사-- 관음사-- 원주얼광장-- 경원리츠밸리-- 상초구주차장-- 11.2km
들머리에서 부터 숲은 매혹적이다...제일 처음 만난 쉼터 낙엽송 아래에 잠시 앉았다가 간다.
인적없는 숲에서 쉴새없이 마주치는 이정표들이 길 잃지 말라고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언제 이렇게 연두연두한 옷으로 갈아입은 거야?
성문사 화장실 건물 옆을 지나 산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시작된다.
봄빛이 참...곱다 고와...
-- 우리는 아침이 올 때 마다 사랑할 하루를 선물 받는다.--
스쳐 지나가는 마을 길 카페 담벼락에 쓰여진 글귀도 참 아름답다.
'관음사'로 가는 길목에 도착할 즈음에는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니
썬크림을 다시 한번 덧바르고 장갑도 꺼내 끼고...
'관음사' 안마당에 '치악산둘레길 제1코스' 스탬프 인증함이 있다.
스탬프 인증을 하고 산신각 옆을 지나 산으로 진입한다.
숲의 그림자 조차도 연두연두한 나무 아래 앉아서 간식을 꺼낸다.
'국형사' 아래 카페에서 산 머핀과 보온병의 따뜻한 커피와 대저 토마토 한알.
피나물꽃과 노란괴불주머니.
'꽃밭머리 삼거리'
코스(11.2km) 반 정도 걸었나 보다...종점까지는 6.3km 남은 지점.
깜딱...청솔모 첨 보냐? 우리는 대치 중...
워낙 숲이 좋으니 힘든 줄 모르고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앞이 툭 터진 곳에 도착하고 보니
스탬프 인증함이 있는 '원주얼광장' 이다.
'원주얼광장'과 조금 떨어진 곳에 운곡 원천석 선생의 묘소가 있는데
경로 밖이라 찾아가지 못하고 지나쳤다.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 선생은 원주(原州) 원씨(元氏)의 중시조(中始祖)이다.
고려 말 조선 초의 은사(隱士)로 알려졌으며,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수록되어 있는 시조(詩調)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
라는 회고가의 작자로 유명하다.
지나온 길은 맨발로 걷기에 좋은 길이라고...그래선지 곳곳에 얌전히 벗은 신발이 놓여져 있다.
둘레길 이정표가 주차장 안쪽을 가르킨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잣나무 숲.
그리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봄빛에 반짝이는 어린 숲.
숲 밖을 나오면 '왕골마을' 이다.
'왕골마을'은 엿이 유명한지 엿을 파는 집이 몇몇 있고
눈에 들어오는 음식점으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가면서 바라본 건너편 아름다운 수형의 저 나무는
계절이 무르익으면 어떤 모습일지 심히 궁금하다.
벌써 2시가 넘은 시각이라 배가 고파 무조건 들어간 한정식 명인 간판을 내 건 음식점은
오리백숙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지만 난감해 했더니 불고기 전골도 한다길래...
잠시 후 테이블에 차려지는 찬기가 시골 음식점에서는 의외로 멜라민이 아니라 세라믹이다.
상황버섯 달인 물을 시작으로 반찬들도 보통이 아니었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일인당 17,000원...만만찮다.
이정표 속 '경원리츠밸리'를 지나고
길을 참 잘도 만들어 놨네 싶은 시골 풍경 속 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종점인 '제일 참숯'이 있는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을 둘러 싼 산으로 눈을 돌리니 지금이라서 볼 수 있는 순하고 사랑스러운 빛깔들로
각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어쩜 저렇게 색감이 예쁠까?
옆으로 드러누운 치악산 줄기 볼록한 것은 투구봉, 그리고 오른쪽 옆에는 삼봉.
'치악산둘레길 제1코스 꽃밭머리길' 종점이자 '제2코스 구룡길'시점인
'상초구주차장' 제일참숯 바로 아래 도착했다.
다음에 걸을 '치악산둘레길 제2코스 구룡길' 방향을 한번 봐주고...
'종점 상초구주차장'에서 버스가 있다는 '하초구'로 부지런히 내려왔는데...
그리고 먼저 걸은 사람들에 의하면 이런저런 운행된다는 버스 번호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체를 이용해 본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되는지 알 길이 없다. 기다리면서 정류장에 붙어있는 노선표를 아무리 연구해 봐도 이해가 안되고
'원주시 버스'에 전화를 걸어서 문의를 해봤지만 그쪽에서도 난감해 할 뿐 우리가 이 곳에서 탈출할 방법을
알려주지는 못하니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고 결국 카카오 택시를 콜했다.(14,000원)
서울로 돌아갈 예매한 기차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시간을 앞당기려고 검색해 보니 금요일이라 매진 상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16시50분에 출발하는 우등(11,800원)으로
차가 밀려서 두시간 정도 걸려 강남터미널에 도착했다...
(고속버스는 기차에 비해 차비도 더 비싸고 시간은 배나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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