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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남파랑길 76코스 역방향 (보성 비봉리 공룡공원~ 고흥 신기수문동)득량만 남쪽 바다 따라 걷는 길 본문

♡ 내가 사는 세상/남파랑길 주변 골라서 걷기

남파랑길 76코스 역방향 (보성 비봉리 공룡공원~ 고흥 신기수문동)득량만 남쪽 바다 따라 걷는 길

lotusgm 2023. 6. 29. 10:31

 

 

 

 

 

전 날(6월 23일 금요일) 오후7시에 양재동을 출발해 자정이 다 된 시간에 도착한 전남 보성군 벌교읍의 숙소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 7시20분에 숙소를 나서 20여분 떨어진 곳에 있는 과역기사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과역기사식당은 삼겹살백반 가성비 갑으로 소문난 맛집으로 삼대천왕에도 나왔던 집이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침부터 테이블에는 삼겹살 불판이 차려져 있다.

 

 

 

 

부지런히 차에 올라 어디론가 또 이동하는데 창 밖에 바다가 보이는 순간...어디든 내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초조해 졌다. 그리고 내려 선 곳은 득량만(누군가 그랬다.) 자락이 내려다 보이는 도로(공룡로) 위이다.

 

 

 

 

 

 

 

도로 바로 아래 경사진 밭에는 감자 수확이 한창이다.

 

 

 

 

그런데 이건 도대체 뭐지?

길도 없어 보이는 옥수수밭 옆길로 선두가 방향을 잡는다.

 

 

 

 

 

 

 

 

 

 

사실 알고보면 굉장히 위험한, 길도 아닌 곳인데 멀리 보이는 풍경은 왜 저리 좋으냐?

 

 

 

 

짐작컨대 버스에서 내려선 도로를 피해 멀리 보이는 비봉리 '선소어촌체험장' 해안으로 

바로 내려설 요량이었던 것 같은데 불행히도 바로 내려서는 길이 없었다.

 

 

 

 

괜시리 옥수수 밭 한 바퀴 돌아서 버스에서 내려섰던 도로 위로 다시 올라가는 중이다.

시작과 동시에 알바를 자초했네...

 

 

 

 

 

 

 

도로 따라 한참을 내려오니 '선소어촌체험장'과  '비봉리 공룡알 화석지' 이정표가 있다.

 

 

 

 

 

 

 

 

 

 

'보성 비봉마리나' 앞 바다.

 

 

 

 

'청암선착장' 앞 '남파랑길' 안내판.

'남파랑길' 역방향 77코스 도착점이자 76코스 역방향 시작점이다.

 

 

 

 

 

 

 

데크 끝에 '비봉공룡공원' 앞 바다의 거대한 공룡이 눈에 들어온다.

 

 

 

 

'세계가 주목하는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공룡알 화석지'

우리나라 대부분의 공룡 화석지들은 발자국 중심이지만 비봉리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 공룡들이 알을 낳았던

산란지 이자 세계적인 규모의 공룡알 화석지이다. 1998년 9월 비봉리 선소마을 득량만 해안 3km를 따라 붉은 색을 띠는

응회질의 사질이암층에서 공룡알 200여개, 17개의 알둥지와 파편들이 대거 발견되었다.

 

 

 

 

 

 

 

 

 

 

 

 

 

 

 

 

'첨암마을' 길을 지나

 

 

 

 

 

 

 

 

 

 

낡은 계단을 오르고  무성한 잡풀로 가려진 길을 찾아서

 

 

 

 

 

 

 

도로로 올라 서면 다향길과 남파랑길 이정표가 있다.

 

 

 

 

 

 

 

 

 

 

분명 이 즈음에서 몇몇이 해변으로 내려서서 뭔가를 찾는 모습이 보여서 잠시 한 눈을 팔다가

도로 가장자리 울퉁불퉁한 바닥을 밟고 발목이 삐끗했다.

하...우두둑 발목뼈가 아우성치는 소리가 귓전을 울리는 순간의 공포라니...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지만 길 가의 쉬어 갈 만한 장소에서 모두들 잠시 멈췄다.

그 잠시 동안에도 온통 신경은 접지른 발목에 가 있었는데, 여기서 뭘 어떻게 할 수 있냐고~

 

 

 

 

'구룡마을'

이렇게나 명랑 쾌활한 풍경 속을 걸으면서 내 머리 위에만 먹구름이 올라앉은 것 같았다.

 

 

 

 

 

 

 

올레를 걸으면서도 신기하게 봤던 알륨을 닮은 꽃을 누군가 코끼리마늘이라고 했다.

그런 것도 있었나?

 

 

 

 

 

 

 

 

 

 

 

 

 

'금능항'

 

 

 

 

 

 

 

금능항 득량만 방조제 '제1수문교'를 건너 길고 긴 방조제로 올라선다.

 

※이 즈음에서 그동안 헷갈렸던 방조제와 방파제의 차이점이 무언지 알아봤다.

방파제 防波堤는 외해의 파도를 막아 내항을 보호하는 구조물이고

방조제 防潮堤는 해안으로 밀려드는 조수를 막아 간척지나 용수 공급을 위해 인공으로 만든 제방이란다.

 

그래서 득량만에는 방조제가 있다.

 

 

 

 

 

 

 

'갈대군락지 생태공원'

 

 

 

 

 

 

 

벤취에 올라앉은 뫼꽃과 무르익을대로 익은 산딸기가 지천이다.

 

 

 

 

싱싱한 모습에 눈길이 가는 '예덕나무'

 

 

 

 

어디든 빨리 도착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얼마나 부지런히 걸었던지...지금 내가 선두다.

접지른 발목 부위가 부어오르는 느낌이 완연하다.

 

 

 

 

 

 

 

 

 

 

간척(Land reclamation)은 얕은 바다를 육지로 활용하기 위해 인공 제방을 쌓고 해수를 퍼내며 일부분을 인공호수를 

만들어 땅을 고르는 작업을 말한다. 현재 서해안과 남해안에서는 계속해서 간척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간척 사업은 농업의 기반이 되는 농경지를 확보하고 국토를 확장하는 한편, 인구 증가 문제나 식량난을 해결하는데

필수적이다.

 

 

 

 

'예당습지생태공원'

 

 

 

 

득량만 방조제 '제2호 배수갑문'

 

 

 

 

 

 

 

 

 

 

 

 

 

 

 

 

'남정수상태양광발전소' 바다 위 태양광패널의 모습이 장관이다.

 

 

 

 

이제 드디어 길고 긴 '득량만방조제'의 끝지점(4.5km)

물이 빠져 나간 '장선마을' 앞 바다가 가깝게 다가온다.

 

 

 

 

 

 

 

 

 

 

지나온 방조제 위로 점점이 후미가 보이는 곳 가로수 아래 하나 둘 죽치고 앉았다.

후미를 기다렸다가 갈 작정으로 간만에 물도 마시고 시원한 바람에 정신을 맡긴채...

 

 

 

 

 

 

 

길가에 앉아서 넋놓고 바라본 풍경이 현실같지 않다.

그러니까 ...여름에 그늘없는 길을 걷는 것은 ㅁㅊ 짓이다. ㅋㅋ~

 

 

 

 

후미가 모두 도착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서 걷기 시작하는데 버스가 점심 먹을 식당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눈 앞에 나타났다. 남파랑길 76코스 1km 남짓 남겨놓은 '장선마을' 에서 버스에 올라탔다.

 

 

 

 

 

 

 

마을 앞 바다 위에 사막의 신기루처럼 보이는 섬이 있길래 버스를 타기 전에 가까이 가서 담았는데

알고보니 무인도 '장선도'였다.

 

 

 

 

점심은 장어탕이다. 추어탕 먹게 된 지도 얼마 안됐는데...

반찬이 하나같이 맛있는 나름 유명한 집이었지만 입맛이 있을 리가 없지.

 

접지른 발목으로 더 이상 진행하는 건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여기서 탈출하기로 결정했다.

꼭 1년 전 같은 부위 골절 당시의 쌔한 느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가벼운 상황은 아닐 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을

애써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점심을 먹은 보성군 조성면에서 순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순천역에 내려서

4시49분에 출발하는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Epilogue

타박 갤 연고로 맛사지도 해주고 얼음 찜질도 하면서 일요일을 버티고

월요일 정형외과 방문, 사진을 찍어보니 다행히 뼈는 무사하고 인대가 찢어진 정도로 마무리.

물리치료 후 무조건 반깁스 해야한다고...13개월만에 두번째 깁스.

너무 더워서 이제 여름잠 자야겠다고 입방정을 떨었더니 난데없이 이런...적어도 한달은 근신해야 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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