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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옴마가 떠나시고 여섯 번째로 옴마를 기리던 날에... 본문

My story..

우리 옴마가 떠나시고 여섯 번째로 옴마를 기리던 날에...

lotusgm 2025. 12. 7. 14:23

 
 
 
 
 

막내는 올 해도 추석 차례를 모시지 않는 장남을 대신해 혼자서 고군분투 부모님을 위한 상을 차렸었다.형식적인 제사 음식과
부모님께서 좋아하셨던 음식 사이에서 공평하게 타협을 보면서 이제 조금 손에 익었는지 힘들었다는 이야기는 없이, 은근 뿌듯함에
정작 우리 집은 차례를 마치기도 전인데 단톡방에 사진을 보내왔었다. 당연 잘했다, 상차림이 이뿌다, 옴마 아부지께서 좋아하셨겠다, 등등 두 언니는 치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는 다같이 음복도 하면서 부모님을 추억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탓에 음식들은 아직도 냉동실에 모셔져 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단 먹을 식구가 없고, 자신의 음식 솜씨가 없어서 맛도 없다는게 이유이다.
 

 

 

그리고 오늘, 애통해 하며 옴마를 보내드린 지 여섯 해가 지나고 옴마의 토양에서 자란 네 열매가 모여 

옴마를 그리워 하기로 한 날,  대구 오빠네서 모시는 옴마의 여섯 번째 기제삿날이다. 기제사를 진두지휘하는

외며느리는 막 도착한 서슬퍼런 세 명의 애기씨들을 위해 웰컴 티로 커피를 내리며 밀린 이야기를 시작한다.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커피잔인데 '이빨이 나간 잔도 괜찮재?' 묻는 어이없고 친진무구한

올케를 향해 우리는 한 입으로 '그럼~괜찮지~' 답해 준다. 

 

 

 

자신의 다육이 사육장을 자랑하며 가서 보고 오라고 얘기하길래 나가다가 발견한 베랜다 문턱에 줄 세워진 대봉감은

오빠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라며 겨울들고 벌써 두 박스째 선물받은 대봉감을 먹어치웠다고...

 

 

 

따뜻하고 볕이 잘 들어 아이들에게 최적의 장소같다는 생각이 드는 베랜다에는 수많은 다육이가

꽃을 피우고 지고 올케의 단골 자랑거리가 되어 주고 있다.

 

 

 

 

 

 

 

식구도 없는 집에 빈공간이라고 없이 그림과 콜렉션이 꽉 들어차있다.

저거 청소는 우예 다 하노?

 

 

 

제주가 퇴근해서 오고 부지런히 상을 차려서, 심각하지 않게 옴마에 대한 에피소드를 풀어놓고 웃으면서

옴마를 기리는 이 분위기라서 좋다. 더 이상의 눈물 바람은 없지만 그 눈물은 이제 

 내 몸 가장 깊숙한 곳에 마지막 장기로 자리 잡았다.

 

 

 

제주와 한 명의 제군은 공교롭게도 이틀 차이로 발가락 골절을 당한 상태라

절을 올리지 못하고 저런 몰골을 연출해서 뒤에서 바라보는 우리가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둘러 앉아  맛있는 음식을 칭찬하며 음복했다.

... 그리고 성격 만만찮은 세 시누이는 일사분란하게 큰 일 치른 집인지 아무도 모르게 그림처럼

깨끗하게 뒷처리를 해주고 늦은 밤 길 나섰다. 뿌러진 발가락으로 역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오빠를 만류하고

후다닥 택시를 콜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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