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방곡사 지장법회 마치고 경천호로 방생가던 날(주지스님 법문-- 삶에는 기준이 있어야 됩니다.) 본문

방곡사 가는 날

방곡사 지장법회 마치고 경천호로 방생가던 날(주지스님 법문-- 삶에는 기준이 있어야 됩니다.)

lotusgm 2026. 4. 10. 08:30

 
 
 
 
 

(4월 7일 화요일 음력 2월 스무날) 단양 방곡사 정기 지장법회가 있는 날, 버스 앞 창으로 아침 해가 쏟아져 들어온다.
같은 시간이지만 지난달만 해도 어둠이 깔려있었던 자리에 아침 햇살이 밀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계절이 달라졌음을 깨달았다.
터미널 뒤에서 전세버스에 올라타고 꽃놀이 가는 차량들 때문에 지체되는 바람에 조금 늦게 방곡사에 도착했다.
 
 

 

옥지장전으로 가는 벚꽃길의 벚나무는 아직 봄이 온 줄 모르나 보다.
꽃봉오리는 입을 꾹 다문 채이다.(조금 실망했다)
 
 

 

주객이 전도되어 생각 없이 길 가에 활짝 피어있는 노랑괴불주머니.
 
 

 

대웅전 건너편 개울가에 유난히 색이 고운 진달래가 시선을 끌고 있다.
 
 

 

 
 

 
 

벚꽃은 언제 피려고 저렇게 감감한지...
 
 

 

 
 

 
 

지장기도를 마치고 묘허 큰스님 법문.
 
 

 

이게 뭡니까? 잠시 후에 영단에 삼시계념불사 하고 방생 가기 전에 나가시면서 나눠드릴 테니 하나씩 받아서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게 2023년도에 담근 거라 천일 된 된장입니다.(모두들 좋은 마음을 숨기지 못해 터져 나온 박수 소리가 법당을 울린다.)
방곡사의 물, 햇볕, 바람, 세 가지가 일을 다 해서 된장이 역대급으로 맛있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예전만큼 양을 많이 담아 드릴 만한 재정 여건이 안 돼서 작은 통에 담을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양을 마치고 오후 삼시계념불사 전에 주지스님의 달디단 법문.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을 그때그때 알았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사실 잘 몰라요.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를 그 당시에는 잘 몰라요. 그래서 긴 호흡으로 보면 그렇게 나쁜 일도 그렇게 좋은 일도 없어요 살아보니까. 그냥 단지 나한테 다가왔다가 지나간 것이지... 그런데 그 안에는 내 자신의 감정, 마음 가짐 같은 것들이 항상 오르락내리락하지요. 이런 것들을 다 짊어지고 살려고 하면 내가 너무 힘들어, 마음에 병이 생기는 이유가 다 거기에 있는 겁니다. 그러면 마음의 병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그런 고민거리들이 나한테 온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그렇지~ 내려놔야지만 되는 겁니다. 쉽잖지요?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되던가요? 살아 보셔서 알겠지만 세상 일이 다 내 마음대로 안됩니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딱 한 가지, 내 마음 밖에 없어요. 그러니 내 마음을 잘 챙겨야 되는 거지... 우리가 살면서 건강하게 살려면 덧셈보다는 뺄셈을 잘하셔야 돼, 건강하게 살려면 뭔가를 많이 먹을지 보다 뭘 먹지 말아야지 될까를 생각해야지.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과유불급, 너무 잘 먹고살아서 영양 과잉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원하는 것이 있고, 좋아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게 그거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것 중에서도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겹칠 수는 있어. 하지만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른 겁니다. 어떻게 다르냐?
조금 있으면 어린이날이지요?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갑니다. 놀이공원에 가면 아이들은 빠짐없이 다 하는 게 있어, 전부 손에 하나씩 들고 머리에 하나씩 꽂아.ㅋㅋ~ 다른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본 아이들은 자기도 똑 같이 가지길 원합니다. 그러니 사줘야지 안 사주고는 그곳을 지나가지 못하지요. 풍선을 손에 들고 머리에 꽂고 아이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정말 행복한 표정을 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에 손에서 빠져나간 풍선은 하늘로 날아가 버립니다. 그러면 부모는 아이고 이제 울고불고 난리 나겠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울지도 않고 날아가든 말든 신경도 안 씁니다. 다른 아이도 다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나도 가져야 된다고 원해서 가지기는 했으나 나한테 그렇게 소중한 게 아닌 거야.
또 다른 사례가 있는데, 한 아이는 자기가 애지중지하는 조그만 장난감이 하나 있어, 아이는 그 장난감을 잘 때도 어디 갈 때도 항상 그 장난감을 가지고 다녀. 그런데 어느 날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엘리베이터 틈에 장난감이 빠져 버렸어. 그러자 아이는 부모가 아무리 달래도 대성통곡을 멈추지 않아, 왜 그런지 아세요? 이 아이는 그 장난감을 정말 좋아했던 거지. 작은 장난감이기는 하지만 자기에게 정말 좋아하고 소중했던 것이 없어졌으니까. 아무리 더 좋고 큰 거 더 이쁜 거 사다 줘봐야 자기한테는 그것이 아니라 그래서 우는 겁니다.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겁니다.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살면서 기준이 있어야지 됩니다.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되고, 이것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알아야 됩니다. 삶에는 기준이 있어야지 아무 기준 없이 살 수는 없잖아요. 지금 제가 하는 얘기는 '이렇게 사세요'가 아니라 그냥 각자 알아서 더하고 빼세요, 그러시면 되는 거야. 
만약 내가 어떤 시계가 마음에 들어서 사기 전에, 저 시계가 나에게 필요한가? 좋아하는 것인가? 내가 원하는가? 자신에게 물어봐야지. 그런데 만약 세 가지 모두에 충족한다면 그 시계는 사야지, 그럴 경우는 최고의 소비지요, 그러려고 열심히 일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두 가지만 충족되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필요한 것 같더니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아, 좋아하지는 않지만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해서 옷이든 시계든 사게 되면 샀을 때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얼마 못 가요, 옷장에 넣어놓고 한번 입지도 않아요. 
그래서 원해서 하는 것은 이 것 자체가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이것을 가진 내 모습을 원했기 때문에 그 물건을, 사람을, 일을 선택한 겁니다. 얼마 못 갑니다...
여러분들에게 물어볼게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나를 원하는 사람이 있어요. 어떤 사람을 택할 거예요?  원하는 사람은 잘 가세요.ㅋㅋ~ 원하는 사람은 이 것을 가진 나를 좋아하는 거야, 소유했을 때의 그 모습을 원하는 거야. 그래서 계속 비교를 하는 겁니다. 따라가기 삶이죠, 나의 삶이 아니라 그 모습을 따라가기 삶이지, 내가 좋아해서 갖거나 필요해서 갖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가졌기 때문에 나도 갖고 싶은 거지.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야지 원하는 사람과 만나면 나중에는 종속된 존재, 종속의 관계가 되는 거지, 그런 관계를 원해요?
사람이나 일이나 물건 역시 기준이 있어야지만 되는데,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 첫 번째가 필요한가? 두 번째가 좋아하는가? 세 번째가 원하는가? 중 세 가지가 만족하거나 아니면 이 순서대로 정하든가, 일상적 생필품 같은 경우는 필요하기만 해도 사는 거고, 좋아하는 것 같은 경우라면 구입, 소유한다면 경제적 지출은 있지만 후회는 없겠지요. 원하는 것은 얼마 못 갑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잊어버려도 잊어버린지도 몰라요. 
내가 그런 존재가 되면 되겠는가? 그러면 안 되지.
사람은 좀 다르지요. 일이나 사람을 선택할 때는 좋아하는 것을 먼저 봐야 돼요.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가? 이게 첫 번째 조건이지요, 두 번째 필요한가? 필요한 사람인가 아닌가, 필요한 일인가 아닌가, 필요한 나의 취미인가 아닌가를 봐야 되고, 세 번째 원하는가 원하지 않는가를 봐야 됩니다. 이런 기준으로 삶을 살면 그나마 헛된 것, 과잉할 필요도 없고, 언제 사놓았는지도 모를 것들로 채울 필요도 없는 겁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이런 기준을 두고 당장 오늘부터 마트에 가서 물건을 고를 때마다 필요한가, 좋아하는가, 원하는가 생각하고 연습해 보는 겁니다. 삶의 기준을 두고 살아가야지만 내가 넘치지를 않아, 과유불급이야, 언젠가 그랬지요? 알맞게, 적당히가 중요합니다. 이런 기준을 두고 산다고 하면 우리가 알맞게 내 삶을 잘 디자인하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삶을 살아야 됩니다. 처음에 말했다시피 내 마음대로 되는 건 '내 마음' 밖에 없어, 여러분 마음대로 '내 마음'을 잘 운영하셔야 됩니다.
 
조금 전에 '참 나'라는 말씀도 나왔는데, 여러분들이 알고있는 '참 나'는 영화관의 하얀 스크린에 비유하면 됩니다. 그곳에 빨간색, 파란색, 나무도 비치고, 자동차도 비치면 그것을 보고 '자동차야, 나무야, 빨간색이야, 파란색이야' 알고 있는 놈이 바로 나의 '자아'야.
그래서 이 스크린 자체는 그냥 아무 작용이 없어, 그게 '참 나' 인거야. 그리고 나한테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수많은 '자아'가 있는 거지, 그런데 그 '자아'가 '참 나'인 줄 알고 착각을 하는 겁니다. '참 나'는 스크린 같은 거야, 백지 같은 거야, 그 '참 나'(의식)가 있기 때문에 삼라만상이 비치는 것을 내가 다 알 수 있는 거야. 그것을 아는 놈이 '참 나'이고 비유를 하자면 하얀색 스크린 같은 거지. 
 
여러분들이 앞으로는 죽음을 선택해야 될지도 몰라요, 앞으로 20년 안쪽으로 죽음을 선택해야지만 되는 그런 날이 와요. 웃기지요? 헛된 이야기 같죠? 이미 10년 전부터 의료 기술이 우리 몸의 신장을 3D프린터로 만들어서 껴넣은 환자가 생존해 살고 있어요.
앞으로 모든 장기는 3D프린터로 다 찍어 낼 수 있으니 돈만 있으면 20년 후에는 죽음을 선택해야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영생할 수 있어요. 지겹도록 살 수 있어요. 20년까지만 버텨 보세요. ㅋㅋ~
 
 

 

삼시개념불사와 시식.
 
 

 

 
 

 
 

 
 

 
 

내가 아는 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방곡사 된장을 한통씩 선물로 받아 들고
오늘은 특별히 경천호로 병오년 방생을 간다.
 
 

 

차로 20여분 문경으로 가는 고개를 넘으면 주변의 벚꽃이 만발하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운 경천호이다.
대부분의 절집에서는 신년 초에 방생기도를 떠나곤 하지만 겨우 알에서 깨어난 듯한 치어를 꽁꽁 얼어붙은 강이나
바다로 밀어 넣는 건 방생이 아니라 우리의 욕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주지스님께서 경천호에 날이 풀렸을 때
방생을 하자고 날짜를 정하신 덕분에 우리가 방생하는 물고기들은 행복하게 경천호를 헤엄쳐 다닐 것 같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벌써 양동이에 고기를 담아 부지런히 방생하고 있다.
 
 

 

더러는 양동이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하는 실한 메기들을 담아서 물가로 내려간다.
 
 

 

 
 

귀의 불 경
귀의 법 경
귀의 승 경
좋은 데 가서 잘 살아라... 그리고 좋은 데 다시 태어나라...
나도 여섯 마리를 물속으로 방생했다.
 
 

 

방생을 할 때는 어떤 마음으로 하셔야 됩니까? 
방생을 어떤 마음으로 할지는 지금부터 삼시계념불사를 하시면서 그 마음을 다하십시오.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때그때 마음을 다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내 마음을 다하는 것 그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과거나 미래는 , 과거는 이미 다 지나가고 내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것이고, 미래는 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지금, 현재만 존재하는 겁니다. 결과는 이 현장 안에 있는 거야, 일의 결과는 없어, 야 언제쯤 결과물이 나타날까? 
오늘 나타나는 이게 다예요. 지금 이 순간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 주지스님 법문 중에서 --
 
 

 

 
 

 
 

물 가로 내려가는 계단이 조금 위험하게 보이는 곳이 있어 노보살님들 오르내리시기에
힘들다는 말에 주지스님께서 살피고 계시는 듯하다.
 
 

 

 
 

자신보다는 가족들을 위해 그들 몫의 물고기를 여러 번 오르내리며 방생하고 계시는 정성.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