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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말은 없어지고 ..시간은 멈추고..문래창작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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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말은 없어지고 ..시간은 멈추고..문래창작촌

lotusgm 2012. 6. 13. 02:29

 

06월06일 현충일..

시작은..항상 그래왔 듯 특별한 기대없이..그렇게 나선 길이었다.

그동안 벽화마을을 찾아나서면서 이런저런 사전 정보와 찾아가는 길을 익히고 대표 벽화를

하나 정도는 앞장 세우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서 부터는 욕심과 조급함으로 우왕좌왕하기도 하고

결국에는 스스로 만족한 순간에 이르러서야 연극이 끝난 뒤에 맛본다는 허탈함도 같이 찾아오곤했다.

그리고 '문래 창작촌'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닌데, 어떤 블로거는 찾아갔더니 기대했던 벽화는

없고 낡은 철강공장들만 모여있을 뿐이어서 실망을 하고 돌아왔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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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입구로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문래 창작촌' 안내 부쓰가 보이는데 그냥 그것 뿐이다.

안내하는 표지도 책자도 아무 것도 없이 부쓰 자체가 이정표가 되어준다.

 

 

 

양옆으로 나뉘는 길이 있는데 오른쪽 길이 바로 '문래 창작촌'으로 가는 길이다.

휴일이라서 인지 아니면 항상 그런지 주차가 되어있고 차들의 왕래도 꽤 많다.

 

 

 

들어서자 마자 오른쪽 골목 안으로 벽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도저히 뭐가 있을 것 같지않은 좁은 골목에 열려있다는 작은 팻말이 걸리긴 했지만

선뜻 들어설 명분도 없고.. 뭐하는 곳인지 지금도 궁금하다.

 

 

 

 

 

 

 

 

 

워낙 좁은 골목 양옆으로 그림이 잔뜩 그려져있었는데 전체를 담아내기가 쉽지않았다.

 

 

 

 

 

그림이 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안 예술 공간' 이라고 씌여있었는데 역시 뭐하는 공간인지 겉으로 봐서는 알기 힘든 곳이었다.

이 골목 특성에 맞게 쇠를 깎을 때 나오는 찌꺼기를 이용해서 만든 조형물.. 멋져보였다.

 

 

 

우리의 혼을 쏙 빼게 만든 공장의 문들인데, 수도없이 많은 공장의 양철문이 중복된 것이 하나도 없는

서툴지만 재미있는 모양과 그림과 숫자로 표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우연히 휴일을 택하는 바람에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었지만 평일엔 모든 공장들이 문을 열고

작업을 하고있기때문에 이 곳에 온다한들 보기 힘든..우리에겐 눈이 즐거운 날이었다.

 

 

 

골목 끝 수퍼 벽에 있던..조형물 아님 벽화?

 

 

 

정말 특별난 그림이 아닐 수 없었다.

고층 아파트가 있는 동네에 번듯한 철강 공장이라니...내가 '영원하라~! '고 한다면

물속없는 이방인의 이기심이라고 눈총 좀 받을테지..

 

 

 

 

 

'멍청이 스투디오'라니 도대체 이런 곳에서 넌 뭐하고 있니?

 

 

 

 

 

저 가게가 문을 여는 지 알려면 평일에 한번 가서 확인하는 수 밖에 없을 듯..

 

 

 

휴일이지만 마침 문을 열고 작업을 하고있는 공장에서 살짝 훔쳐본 내부 벽.

지극히 갠적인 취향이지만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숙연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골목 끝 부분에 있는 작은 식당 외벽에 붙어있던...눈에 띄는 반가운 그림같아 보이지만 골목 속의 숨어있는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오히려 반감시키는 꼼수같은.. 전사지로 붙인 시트 그림.

 

 

 

무료하고 조용한 한낮..하드 하나 물고 멍때리고 앉아있으면 딱 좋을 것 같은 의자..

 

 

 

으악~ 이게 뭐야..뭐가 이렇게 예뻐..이거 뭐하는 거야?

워낙 방대한 그림이라 어떻게 담아야 할지..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능력의 한계,도구의 한계,테크닉의 한계.

 

 

 

아이쿠 힘들어~

키가 크다는 것만으로 이런 거 발견하는 일이 쉬운 줄 알아?

 

 

 

조용한 골목 안이 평일에는, 트럭의 왕래로 번잡하고 공장 안에서 들려나오는 다양한 쇳소리와

용접하면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그득하다는 얘기를 촬영 나갔던 딸아이에게서 전해들었다.

아이가 그랬다..'음마~ 거기 평일에는 장난 아니야~~~'

 

 

 

동네에 꼭 맞는 상호와 재미난 모양새로, 바깥쪽 도로가에 있던 가게 간판.

 

 

 

 

 

마지막으로 한바퀴 더 돌다가 마주친 막다른 골목에는 작은 화단에 심어져있는

옹기종기 여러 모양의 토기와 옹기화분의 다육이들이 발길을 붙잡았다.

 

 

 

 

 

들어간 쪽과는 반대편으로 나가면 '인쇄 출판 센터(CENTER PLUS)'가 있는 '문래동 사거리'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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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으로 방향을 잡고 사진을 찍으로 가기로 한날 아침..아들과 같이 밥을 먹고있었다.

아들= 오늘은 어디로 가세요?

엄마= 응~문래동으로 가는데 거기서 뭘 보게될지는 잘 몰라..

아들= 그러다가 어느날 유명한 포토그래퍼가 되어있는 거 아녜요?

엄마= 무슨..유명씩이나..요즘 내가 벽화마을을 찾아다니자나.. 멋진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보다는

사진을 찍으러 갈 곳을 물색하고, 그 곳에 가서 골목골목 숨어있는 벽화를 보물찾기 하듯 찾아내고

거기서 희열을 느끼곤 해~

그래서 결국 결과물 보다는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한 작업을 하고있는 거지...

 

정말..요즘 내가 그렇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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