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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화산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lotusgm 2014. 1. 3. 11:28

 

 

 

이번 겨울엔 추울거라고 떠들어댄 탓에 동네 슈퍼와 할인마트에

집안으로 스며드는 어떤 바람도 막아보겠다는 사람들의 부지런함 때문에

문풍지와 뽁뽁이가 동이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우습게도 연일 꼭 겨울을 지나와 흐물흐물

해동되고 있는 듯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집구석에 들앉아 있으면 억울할 것 같아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한 거다. 딱히 멀리가긴 그렇고...

 

 

 

어디에선가 화성시에 벽화마을이 두 곳 있다고 본 적이 있어서 내비에 찍고 나섰다.

먼저 간 곳은..요즘은 길 헤맬 필요없이 주민센터가 보이면 바로 들어가서 우리가 가야할 곳의 정보를 얻으면 된다.

마침 화산동 주민센터 바로 앞길이 우리의 목적지였다.

 

 

 

 

그런데 참 난감하다.

좁은 이차선 도로 양옆으로 이런저런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 데,차의 왕래가 너무 많고 그나마 한쪽은

완전 역광 상태라 찍고 빠지는 일이 여의치 않아 전투력을 상실한 채 전투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가장 완벽한 - 벽화의 본분을 다한 유일한 곳이었다.

 

 

 

 

 

 

 

 

 

 

 

 

2012년에 작업을 했던 모양인데..글쎄..

애초에 어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사업은 아니었던 게 아닌가..생각이 들었다.

뒤로는 꽤 잘 지은 고층아파트가 진을 치고있어 그 앞에 소심하게 그려진 그림들이 안쓰러워 보였다.

 

 

 

 

 

 

 

 

 

 

그림 속 나무처럼 예쁜 모양의 나무는 지난 여름 이파리 무성했었을까?

 

 

 

 

 

 

 

 

재개발을 목전에 둔 산동네도 아닌데 집들은 형편없이 방치된 상태로 보이고

그래서 담 안쪽과는 전혀 상관없이 밖에 그려진 그림들이 더 안쓰러워 보였다.

 

 

 

 

이미 사방엔 병풍처럼 고층아파트가 들어선 덕분에 화산동 벽화마을은 마치 수몰직전의 작은 무인도 같았다.

 

 

 

 

 

 

낡은 담벼락 아래 엄마랑 똑닮은 강아지 두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다가온다.

밥은 먹었니?

 

 

 

 

화산동 주민자치위원회 - '까치와 소나무'는 우리 마을의 상징이예요.

 

 

 

 

 

 

 

 

 

 

 

 

가자고 부추켜놓고..같이 간 옆지기가 그랬다.

'이런 벽화마을은 포스팅 하지마~'

'왜?'

'이런 곳을 벽화마을이라고 찾아오게 할 수는 없지ㅠ'

'그건 아니지..내가 벽화마을에 오는 건 예쁜 그림을 구경하려는 것이 전부는 아니거든.

예쁜 그림은 미술관에 가면 질리도록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벽화마을의 벽화는 거기 있게된 이유와 얘기가 있어.

다행히 벽화마을로 알려져서 잘된 동네도 있지만, 호언장담했지만 결국엔 안타깝게도 잊혀져가는 동네가 있는거지.

낡고 유지 보수의 미래없이 때묻어가는 벽화를 매일 바라보면서 느끼는 배신감과 고립감을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지만

몰라~ 난 그냥 아는 척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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